[이슈]수소 혼입이 도시가스시설에 미치는 영향은?
[이슈]수소 혼입이 도시가스시설에 미치는 영향은?
  • 조남준 기자
  • cnj@energydaily.co.kr
  • 승인 2023.01.01 0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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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천연가스배관 수소혼입 안전성 검증 프로젝트 진행
​​​​​​​유럽 등 22개 수소혼입 안전성 검증결과 가스시설 영향 없어
기존 천연가스 배관 활용 수소경제 조기 전략 확대 필요 제시

[에너지데일리 조남준 기자] 정부가 오는 2026년 수소 20% 혼입 사용을 목표로 단계별 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시가스 수소혼입은 도시가스 공급배관에 수소(H2)를 도시가스와 혼입해 공급하는 사업이다. 도시가스 수소혼입은 수소가 혼입되는 만큼 도시가스 사용량을 줄여 온실가스 발생량을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연간 천연가스 사용량 4000만톤에 수소를 10vol% 혼입하면 연간 129만톤의 천연가스 사용을 줄여 연간 355만톤의 이산화탄소 감축이 기대된다. 
다만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크기가 작고 가벼운 수소의 특성으로 인한 수소취성(embrittlement), 수소 누출, 도시가스와 수소의 분리 현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도시가스 배관망 및 사용기기에 대한 수소 호환성 및 안전성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유럽 및 미국에서는 현재 수소를 천연가스 배관에 최대 12%까지 혼입해 공급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수소혼입을 위해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유럽 14개(영국 10개)을 중심으로 22개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수소혼입 실증계획과 영국, 프랑스 등 수소 주요 선진국의 수소혼입 실증 사례와 영향을 분석한다. 

■ 국내 수소혼입 실증 계획  진행 

수소혼입 실증을 위해 1단계로 올해부터 2025년까지 정부 R&D과제를 통해 도시가스 배관에 대한 수소 호환성 및 안전성을 검증에 나선다. R&D과제 추진에 필요한 시험설비(파일럿 설비)는 지난해 2분기 가스공사 평택인수기지에 구축했다.

2단계로 2024년부터는 R&D 검증결과를 바탕으로 배관재질, 배관망 형태 및 주민수용성 등을 고려해 제한된 구역에서 실제 도시가스 배관망에 수소혼입 실증을 추진한다. 이후 2026년 ‘도시가스사업법’을 개정해 수소혼입을 제도화하고 20% 혼입사용을 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가스안전공사는 도시가스 배관에 대한 수소취성 평가, 수명예측 및 사용기기의 안전성 검증을 담당하고, 가스공사 및 도시가스사 등은 해외 실증사례 분석, 시험설비(파일럿 설비) 구축, 수소혼입 실증 및 운영기술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이와 관련 수소혼입이 가스시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에너지기기산업진흥회가 2021년 12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수행한 가스연소기의 수소혼입에 따른 안전실증 연구 결과 수소혼입 농도별 전 구간에서 점화 및 소화시 폭발적 점화나 소화현상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역화나 리프팅 현상도 없었다. 또한 수소혼입 농도가 증가할수록 발열량이 감소돼 화염크기가 감소되고, 수소의 빠른 연소 속도로 화염의 길이가 짧아지고, 화염이 하단에서 생성, 화염온도가 상승했다. 

웨버지수는 수소혼입조건에서 49.30~51.33MJ/m3으로서 기존 웨버지수인 천연가스 기준 48.8~53.563MJ/m3를 만족했다. 

배기가스는 수소혼입농도가 증가할수록 가스랜지의 경우 CO는 57% 감소했고, Nox는 5% 증가했다. 보일러는 H2 10%까지는 가스랜지와 유사하게 CO감소, Nox는 증가하나 15%혼입의 경우 반대현상이 나타났다. 보일러의 경우 밀폐방식으로 가스레인지와 배출경향이 상이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안전성에선 KS B 8101시험방법에 따라 안전장치 시험결과 안정장치 작동 원활 및 안전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적의 연소 환경 조성을 위한 공기비 조절이 필요하며 사용압력 변화를 고려한 추가 시험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 영국… ‘HyDeploy 프로젝트’ 수소 20% 혼입 실증 

영국은 ‘HyDeploy 프로젝트’를 통해 천연가스 네트워크에 안전하게 수소를 최대 20% 혼입할 수 있음을 입증하는 실증을 2019년부터 2023년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1단계로 2019년~2021년 keele대학 내 파일럿 실증으로 수소 20% 혼입시 조리 기구나 난방기구 교체가 필요 없음을 입증했다. 가정집 100개소 및 학교 30개 빌딩 대상 실증에서 배관재질별로 수소 100%, 메탄 100%, 수소 20% 혼합물로 6주간 테스트 한 결과  주철의 경우만 100% 수소에서 유해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2단계인 2021~2023년엔 2021년부터 영국 북부에서 실증 규모를 더키워 영국 전체를 대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네트워크 및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산업용 유리공정 및 용해로에 수소를 20% 혼입해도 제품 품질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단계인 2023년은 1, 2단계의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현행 수소 0.1%에서 20%로 제도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영국은 또 H 21 프로젝트를 통해 2032년 천연가스 네트워크 100%를 수소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추진 중이다. H21프로젝트는 안전성 확보를 위해 수소생상-수송-저장-CCS활용(가정, 산업용)전 단계에 기존 천연가스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전략이다. 

또한 2030년까지 기존 천연가스 배관을 활용해 수소를 공급해 세계최초의 수소도시로 전환하는 Leeds City Gate project를 추진 중이다. 도시를 hydrogen-ready로 만들기 위해 모든 가스이용기기를 수소기기로 전환하는 방안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프로젝트 소요 예산은 총 3조 2000억원으로 생산/수송/저장/CCS에 1조 5000억원, 활용 부분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영국은 위험성이 높은 노후화된 철배관을 폐기하고 2032년까지 PE관으로 교체하는 IMRRP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건물 30m이내에 설치된 철배관을 위험한 배관으로 분류(10만1000km)해 폐기하고 PE배관으로 교체하는 사업이다. 프로젝트 결과 70년대 중반 철배관은 80%에서 2021년 기준 약 20%로 떨어졌고 2026년에는 약 10%, 2032년엔 5%로 더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스코틀랜드 3만 가구를 대상으로 청정수소 100% 생산 및 공급하는 H100FIFE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동부해안의 7MW해상 풍력발전에서 수소를 생산·저장(30bar·6개 저장탱크)하고, 공급은  IMRRP프로그램 일환으로 천연가스 배관과 병행해 PE배관설치 및 수소 100%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활용은 수소전용 보일러, 화로, 렌지 등으로 소비자가 요청할 경우 천연가스로 재공급이 가능하다. H100프로젝트는 수소이용기기 및 수소 안전성을 프로젝트 결과를 검증하고 2023년부터 수소 100%를 공급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프랑스…GRHYD프로젝트 ‘수소 20% 혼입 실증완료’  

 프랑스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Power To Grid(GRHYD)프로젝트를 통해 재생에너지를 통한 수소 생산, 가스네트워크에 수소 최대 20%를 혼입하는 실증을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GRDP(가스공급사), 텅케르크시(CNG충전소), ENGIE(수소생산), Mcphy Energy사 등이 참여했다. 덩케리시의 약 200가구 및 운송 부분(CNG버스 50대)를 대상으로 가스렌지, 보일러, 열병합 등 다양한 가스기기의 안전성을 검증했다. 

프로젝트 결과 보일러(가정용, 산업용)의 RDDN TNTH 농도 증가시 열량, CO, Nox, CO2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정용은 CO2 12%, Nox 57%, CO 20% 감소했으며, 연소 효율은 6~12%증가했다. 수송용은  CO2 8%, Nox 10%가 각각 감소했다. 

■ EU, THyGA프로젝트 ‘수소혼입 가스시설 영향 없어’   

유렵연합(EU)는 수소혼입이 가스기슬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위해 2022년부터 2023년까지 THyGA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EU와 프랑스 주관으로 진행되는 THyGA프로젝트는 최종사용자(가정, 상업, 산업용)가스기기에 대한 수소 혼입 영향을 분석해 수소 혼입방안(혼입비율, 기기조정) 채택 및 표준화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프로젝트에서는 100개의 주거용, 상업용 기기에 대한 H2농도별 안전성을 최대 수소 60%까지 테스트 했다.다만 산업용기기, 모빌리티, 발전설비는 테스트 대상에서 제외했다. 

수소혼입이 가스시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중간 테스트 결과 기존 가스배관망에 수소 20%를 주입해도 가정/상업용 기기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H2를 30%하는 것 까지도 대처가 가능했으며, ATM버너(렌지,오븐)의 주요한 문제는 역화와 고온, 혼합버너(보일러)는 공연비 조절이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주요한 기술적 과제는 수소혼입가스에 따른 가스기기를 조정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추가기기 80여개 및 장기영향 테스트(장기시험 30주, 수소 30%혼입)는 최종 결론이 도출되면 조만간 보고서를 공개키로 했다. 이를 통해 올해 안에 수소 혼입에 대한 EU표준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 결론…수소혼입 안정성 문제없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의 현실적 대안인 천연가스 배관에 수소혼입을 위한 안정성을 검증하기 위한 많은 프로젝트 진행에서 수소혼입 20%까지는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이에 따라 기존 천연가스 배관을 활용한 수소경제 조기 전략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제안이다. 

다만, 도시가스배관의 원관은 저강도 강철로 수소취성에 취약하지 않으나 연결부위에는 수소 노출 우려가 있는 만큼 안전성 확보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강관(steel)의 경우 수소 25%가지는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PE는 수소 100%까지 열화와 수소취성이 없어 안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에서는 2억 개의 다양한 가스기기가 사용 중이며, 100개 기기의 수소 혼입 영향을 검토한 THyGA프로젝트 중간 테스트 결과 역화, 효율성, 배출 가스 등에 대해 20%까지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가스연소기 수소혼입 연구도 EU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따라서 천연가스배관 수소혼입 프로젝트는 탄소 중립 2050 및 수소경제 이행 계획의 근간인 만큼 외국의 다양한 연구를 벤치마킹해 국내 실정에 맞는 프로젝트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이다. 

다만 도시가스 PLP배관의 원관은 API 5L X52이하 저강도 강철로 수소취성에 취약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면밀한 조사 및 실증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EU사례처럼 장기 사용배관은 수소배관 전환을 고려해 교체하는 것을 정책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란 제안이다. 특히 PLP배관은 연결부위 보수 보강 및 수소취성 적제 조치, 모니터링 등을 강화하고, PE배관은 사용압력을 4bar에서 10bar로 상향해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열량이 민감한 산업용기기(겅정용 등)는 수소 혼입에 따라 효율과 제품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인 만큼 정확한 검증이 필요한 것으로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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