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청정에너지 전환, 공급망 구축에 달렸다 - ④
[초점] 청정에너지 전환, 공급망 구축에 달렸다 - ④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23.05.2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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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에너지 기술 개발·보급 기간 단축해야

공급망 구축·확대 상당 기간 소요… 청정에너지 전환 달성 제약
기술·제품 내구성 향상 노력 절실… 유지 관리·사용후 관리 중요
IEA, 에너지 전환 위한 안정적인 청정에너지 공급망 구축 제안

2050년까지 글로벌 넷제로 달성을 위해서는 에너지 믹스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에너지 수요 증가 억제가 요구된다.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청정에너지로의 대전환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정부와 기업의 약속만으로는 2050년 넷제로 달성 궤도에 오르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특히 청정에너지 기술 보급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글로벌 공급망이 필요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IEA는 최근 에너지 전환 위한 안정적인 청정에너지 공급망 구축을 위한 제안을 했다. <변국영 기자>

 

▲긴 시간 소요

공급망을 구축하고 확대하는 데 필요한 기간은 청정에너지 전환의 조속한 달성에 상당한 제약이 된다. 기존 에너지 공급망을 지원하는 생산 기반과 인프라는 개발에 수십 년이 걸렸으며 신규 공장, 광산, 도로, 파이프라인 등의 건설과 기존 공장과 설비로부터 생산을 증대시키는 것도 일정한 긴 기간이 소요된다. 또한, 신규 생산설비를 구축한 이후에도 규격 용량까지 생산량을 증대시키는 데에도 일정한 기간이 필요하다.

리드타임은 공급이 수요에 반응하는 속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하며 특히 여유 생산용량이 타이트할 때 공급망을 빠르게 확대하지 못하면 태양광과 전기차의 급격한 수요 증가를 충족시킬 수 없게 된다. 그 결과로 공급 병목현상과 가격 급등이 야기된다.

미래 수요와 투자 장벽을 예상하지 못하면 탈탄소화 노력이 저해되고 청정에너지 미래로 이동이 저지될 수 있다. 또한 특정 공급망 요소의 리드타임이 길면 길수록 앞으로 공급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할 리스크가 높아진다.

청정에너지 공급망에서 리드타임이 가장 긴 단계는 원자재 채굴・생산과 같은 상류부문이며 일부 경우 전체 과정이 20년 이상 소요될 수 있다. 리드타임이 긴 이유는 높은 리스크로 인해 광산기업이 대출기관으로부터 탐사와 자원 평가를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탐사(경제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자원 확인)와 건설(광산 건설과 상업운영 시작)이 포함되는데 탐사는 흔히 오랜 시간이 소요되며(보통 10년 이상) 항상 개발 프로젝트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가장 빠른 광산 운영에도 5년 미만의 리드타임이 필요하지만 생산을 100%로 확대하는 데도 거의 같은 시간이 소요되고 이미 확립된 채광 기술의 경우도 생산량 확대에 최대 3∼5년이 걸린다.

공급 단계별 리드타임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광산 엔지니어링과 건설에는 가동에 들어가기 전에 항만, 도로, 발전소 등과 같은 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에 장기간이 소요된다. 일반적으로 원자재 생산 프로젝트를 완료하는 데는 채광 프로젝트보다 시간이 적게 소요되나 여전히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청정에너지 제품 생산에 이용되는 부품용 제조설비를 가동하기까지는 최대 5년이 소요될 수 있으며 건설작업 이외에도 제조공정 연마에도 시간이 소요되는데 공정의 복잡성 및 기업의 경험에 따라서 최대 1년이 걸릴 수 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청정에너지 기술을 생산하는 공장은 비교적 빨리 건설될 수 있는데 전기차는 기존 자동차 공장의 초과 생산 능력을 활용하면 단기간에 생산을 확대할 수 있도록 기존 공장을 개편하기에 충분하다. 마찬가지로 태양광 모듈 조립에도 표준 기계가 주로 이용돼 리드타임이 상대적으로 짧다. 파이프라인, 탄소저장설비, 전력망 등의 인프라 구축 및 확대 역시 오랜 리드타임이 필요하며 일부 경우는 10년 이상 소요된다.

새로운 청정에너지 기술 공급망 구축은 기존 공급망보다 당연히 더 오랜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 NZE 시나리오에서 필요한 많은 기술(DAC, 저탄소 합성 탄화수소 연료, 중공업에서 일부 저탄소 기술 등)은 오늘날 실증 단계에 있으며 아직까지 대규모 상업적 이용이 불가능하다.

태양광 배터리, 열펌프, 연료전지 등과 같은 소형이나 모듈형 표준 기술은 Bio-refinery, BECC, CCUS 설비, 차세대 원자로, 광산 등에서 이용되는 것과 같은 대규모이거나 더 복잡하고 특수한 기술보다 리드타임이 짧다.

 

▲리드타임 단축 필요

짧은 리드타임은 청정에너지 기술 보급 가속화를 촉진하도록 도울 수 있다. NZE 시나리오에서는 광물 추출 부문의 신규 광산 조업과 기존 광산 확대에 소요되는 리드타임이 상당히 축소되며 여기에는 허가 기간을 1년(철저한 환경영향 평가를 준비하고 충분한 보호장치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 최소시간)으로 단축하는 것도 포함된다. 또한, 정책적 지원, 장기수요 증가 전망, 높은 광물가격 등이 투자자에게 더 큰 자신감을 줌으로써 채광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 마련에 필요한 기간이 줄어든다.

과거 신규 기술이 급속히 보급된 사례(모듈형과 대량 제조 기술 등)가 있었다. 이는 NZE 시나리오에서 청정에너지 기술의 급격한 보급도 유사한 방법으로 달성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채광 프로젝트와 원자력 발전소와 같이 내재적으로 오랜 리드타임을 가진 기술과 프로젝트 역시 산업이 빠른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과거 사례가 있다. 2000년대에는 철광석 채굴이 연간 10% 성장했다. 이는 중국에서의 수요 급증과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철광석 가격이 10배 인상됐기 때문이다.

NZE 시나리오에서 리튬 채굴은 2021년부터 2030년까지 연간 25% 수준에서 조속히 확대된 이후 증가세가 둔화돼 2040년에 정점에 달했다. 순산소전로는 1960년대 연평균 35%를 초과하는 속도로 빠르게 보급됐다.

NZE 시나리오에서 기술이 2030년대까지 상업 규모에 도달하면 수소기반 철강 생산은 연평균 17% 확대되나 2020년대 말까지 첫 번째 상업규모 설비를 구축하는 것이 주요 도전과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상업적 보급이 시작되면 생산자들이 리드타임을 축소하고 투자와 혁신을 장려할 수 있는 근본적인 비용 우위와 분명한 재정적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내구성 향상 필요

화석연료 기술과 청정에너지 기술의 내구성 차이는 청정에너지 기술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의 운영 성능은 10년이 지나면 감소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수명이 약 25년에 불과하다.

반면에 석탄 및 가스 화력발전소는 30∼40년이지만 그 이상 가동될 수 있으며 간헐적으로 대규모 개보수가 필요할 수도 있다. 특히 낮은 가격에 신흥국에 판매되는 중고차를 비롯해서 일부 내연기관 자동차는 수십 년간 이용될 수 있으나 전기차 배터리는 8년 이후 최대 30% 성능이 저하되고 대개는 15년 내에 폐기된다.

기술 진보로 배터리 내구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으며 전기차는 간단한 변속기와 구동장치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내연기관 자동차의 내구성과 같아질 수 있다. 정기적인 유지 관리와 사용후 관리가 청정기술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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