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 접지저항을 확보하라”
“규정 접지저항을 확보하라”
  • 박해성 기자
  • phs@energydaily.co.kr
  • 승인 2005.01.21 20: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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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현장]성서지점 접지 보강공사 현장(2)

2시간 40분간 '전투'를 벌였지만 규정저항값인 25Ω을 확보하는데는 실패했다. 그러나 근접치인 27Ω까지 접지저항값을 줄였다. 한전 성서지점 이창길 과장(좌)과 봉등전기 오인석 부장이 증거사진을 찍고 있다.
영하 1도에서 2시간 40분간 전투... 암반이 복병, 병렬로 작업완료

“드르륵 드르륵.” 브레카를 이용해 아스팔트 포장을 뚫고 땅을 굴착하는 소리다.

21일 오전 11시 서울 홍제동 유진상가 뒤편 골목길에 세워진 ‘문화간 10 L1번’ 전주에서 규정 접지 저항값을 확보하기 위한 접지공사가 한창이었다.

이날 공사는 한전 성서지점 협력업체인 봉등전기(주)의 오인석 부장을 비롯해 홍상천, 백승범, 이강우 씨 등 4명의 직원들이 영하1도의 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2시간이 넘도록 규정 접지 저항값인 25Ω을 얻기 위해 심타용 접지봉과의 ‘전투’를  벌였다.

이날 공사현장에는 성서지점 김근환 배전운영부장과 이창열 배전운영과장도 동석했다. 김 부장과 이 과장 역시 심타용 접지봉을 이용한 접지공사의 표준구매시방서 작성의 비교 자료를 얻기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심타용 접지봉과 기존 동봉 접지봉(아래)
‘문화간 10 L1번’ 전주 옆을 굴착해보니 모래가 섞인 사토가 나왔다. 김 부장은 사토가 나오는 것을 보고 “규정 저항값이 잘 안나오는 토질”이라고 말한다. 11시경 시작된 이날 작업은 2시간 40분이 걸려 오후 1시 40분경 마무리 됐다.

이번 공사는 기존 동봉의 접지공법과 심타용 접지봉을 이용한 신 공법과의 경제성 비교를 위해 별도의 실험이 진행됐다. 동봉을 이용한 접지봉과 심타용 접지봉을 각각 박아 넣어 측정되는 저항값을 비교한 것.

우선, 기존 동봉을 이용해 3곳의 지점에 접지봉을 박고 각각 저항값을 측정했다. 2개의 접지봉을 박은 첫 번째 공사현장에서는 148Ω이 측정됐다. 그 다음 현장에서도 2개의 동봉 접지봉을 박아 500Ω이 나왔고, 세 번째 현장에서는 190Ω이 측정됐다.

그리고 세 곳의 접지봉을 병렬로 연결했더니 77Ω의 저항값이 나왔다. 이를 다시 루프본딩 연결을 하니 71Ω의 저항값이 측정됐다.

기존 접지봉을 이용한 실험 공사를 끝내고 심타용 접지봉을 이용한 접지 보강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브레카 작동 소음... 주민들 항의 많아 ‘애로’

2개의 심타용 접지봉을 연결하고 이를 땅속에 박아 저항값을 측정했더니 187Ω이 측정됐다. 그리고 6개까지 접지봉을 직렬로 연결해 4미터 정도 박았더니 암반층이 나왔다. 두터운 암반층은 브레카를 이용해 연신 심타를 해도 돌파하기 어려웠다.

다시 다른 곳을 선정해 6개의 심타용 접지봉을 연결해 심타를 했더니 역시 암반층이 나왔다.  6개째를 연결해 심타를 하는 도중 만난 암반층으로 인해 5개를 박고 1차 시도와 마찬가지로 마무리를 해야 했다. 그리고 나서 두 곳의 심타용 접지봉을 병렬로 연결해 측정을 했더니 45Ω의 저항값이 나왔다.

전기식 브레카를 이용해 굴착을 하고 있다.
다시 3차 시도가 이어졌다. 우선 2개의 심타용 접지봉을 박고 측정을 했더니 211Ω이 나왔다. 그리고 3곳을 병렬로 연결하니 39Ω의 측정값이 나왔다. 3개, 4개, 5개를 박고 6개째 역시 암반층을 만났다. 포기하지 않고 브레카를 작동해 심타를 하니 암반층이 깨어져 나갔다.

그리고 7개, 8개째 약 5분동안 브레카를 돌려도 더 이상 심타되지 않았다. 이제 여기서 마무리를 해야 할 시점. 8개째를 직렬로 다시 측정을 하니 47Ω의 측정값을 얻었다. 그러나 규정 저항값과는 거리가 멀었다.

8개를 박는 동안 3곳의 심타용 접지봉을 병렬로 연결해 측정을 하니 38Ω이라는 균일한 저항값이 계속 나왔다.

김근환 부장은 “병렬로 연결할 때 접지봉이 너무 가까울 경우 이런 결과를 얻는다”며 “오늘 공사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고 동행한 이창길 과장에게 설명했다.

지난해 봉등전기는 300개소의 전주에 심타용 접지봉을 이용한 신 공법의 접지보강 공사를 실시했다. 오인석 부장은 “고지대의 경우, 2개를 연결했더니 곧바로 암반층을 만나 애를 먹었다”며 “도심에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마무리 작업을 진행해야 할 시점. 3곳에 심타한 접지봉을 병렬로 연결하고 다시 이를 루프본딩을 통해 최종 값을 측정했다. 28Ω의 저항값이 나왔다. 그리고 흙을 되메우고 콘크리트로 재포장을 한 후 다시 측정을 하니 규정 저항값 보다 2Ω 초과한 27Ω이 측정됐다.

봉등전기 오인석 부장은 “시일이 지나면 규정 저항값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부장은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기계식 공법 등이 적용되면서 공사의 효율성이 높아졌다며 기존 공법과 비교할 때 신 공법이 “훨씬 편해졌다”고 설명했다.

접지공사는 간단한 공사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결코 간단치 않다. 오 부장은 평균 접지공사의 시간은 약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하루 동안 5~6곳의 접지보강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설명.

브레카 굴착을 마친 후 삽을 이용해 흙을 파내고 있다.
접지공사는 간단치 않은 토목공사?

먼저 탐지기로 지하매설물을 확인하고 브레카로 굴착한 후 심타용 접지봉을 직렬로 시공하고 원하는 값이 나올 때까지 심타한다. 그래도 안될 경우에는 다른 곳에 심타해 이를 병렬로 연결해 규정 저항값인 25Ω을 확보한다. 그리고 굴착면적을 다시 되메우고 콘크리트로 마무리를 한다. 전기공사임은 분명한데 실제로는 토목공사인 셈이다.

김근환 부장은 2시간 40분 동안 규정 저항값인 25Ω을 얻기 위한 ‘전투’는 실패했지만 그래도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기존 동봉으로는 도저히 얻을 수 없는 결과라는 것이다.

기존 동봉의 경우 암반층을 만났을 때 동봉이 휘거나 연결부위가 터져 나가 결국 공사자체가 ‘헛일’이 되어 버리지만 심타용 접지봉을 이용한 신공법은 반드시 원하는 결과를 내올 수 있다는 것이다.

김근환 부장이 개발하고 학대 적용을 추진하고 있는 이 공법은 기존 공법에 비해 약 3~4만원 정도가 덜 소요된다. 표준설계금액으로 1개소 당 접지공사 비용은 약 13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김 부장은 기존 공법이 5년 정도가 지나면 동봉이 부식돼 다시 공사를 해야 하지만 용융아연도금으로 처리를 한 심타용 접지봉은 10년이 지나도 부식이 안돼 그만큼 경제적이라는 설명이다. 제주지사의 실험을 통해 10년 이상의 내구성이 확인됐고 이를 전사로 확대 적용할 경우 100억원 이상의 예산 절감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콤파운드가 흘러 내리는 심타용 접지봉 연결 부위
부식방지용 콤파운드 접지봉에 발라

심타용 접지봉이 10년이 지나도 부식이 안되는 이유는 접지봉 내부에 콤파운드라는 물질을 주입해 부식을 방지하는 효과를 얻었다는 설명이다.

최근 전력시설물을 비롯해 통신 등에서 접지공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접지시설이 부적합 할 경우, 과부하나 장비 및 기계의 문제발생시에 전기 차단기가 정확한 동작을 하지 못해 화재나 전력시설물, 장비 등이 파손을 막지 못해 큰 손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장비로부터 누전이 될 때 누전차단기가 정격동작을 하지 않아 습도가 많은 우천시에는 인체에 감전사고를 일으킬 수 있고 특히, 여름철에는 낙뢰로 인해 수억에서 수십억V의 서지전압이 발생할 경우에는 화재, 장비파손 및 인명사고가 발생할 수 도 있다.

브레카로 접지봉을 심타하고 있다.
이러한 점들로 인해 규정 접지를 확보할 수 있는 접지공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전도 최근 관련 공문을 통해 접지공사의 완벽성을 기하도록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성서지점은 지난해 심타용 접지봉을 이용하고 브레카를 적용한 신 공법의 접지공사를 시범적으로 실시하는 선도사업소로 선정돼 이 공법을 적용해 1200개소에 접지보강공사를 진행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많은 1500개소를 목표로 삼고 지난해 4월보다도 빠른 1월부터 접지보강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서울, 인천 등 도심지에서 접지극 시설시 지하에 가스, 통신, 지중관로 등 매설물이 많아 전기설비기술기준에 적합한 접지공사가 어려웠다.

심타용 접지봉 이용한 신공법... 본사서 표준화 작업중

기존 접지동봉이 규정접지저항 확보에 효과적인 심타시공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성서지점은 접지공사 시공위치의 지하매설물 확인용 최신형 탐지기를 활용하는 한편 기존 접지동봉 대신 직렬로 심타시공이 용이한 심타용접지봉 사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제주지사와 충북지사도 이 공법의 효용성을 높이 평가하고 이를 전 사업소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충북지사의 경우 심타용 접지봉을 이용한 접지공사의 탁월성을 높이 사 이를 가정모범적으로 시행했다.

김근환 부장은 신공법과 신기술의 개발, 도입으로 접지저항 확보공사의 설계 표준화가 가능해 졌고 현재까지 곤란하다고 인식된 도심지에서 직렬 심타 접지시공이 성공했다며  기존 공사에 비해 굴착면적이 감소하고 공사비 또한 1/3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 직렬시공 비율 이 96%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콘크리트로 보강을 끝내고 마지막으로 접지저항을 측정하고 있다.
김 부장은 현재의 리드선 길이가 300mm로 짧아 굴착구덩이 안에서 동스리브를 접속해야 하는 불편이 따라 리드선 길이를 700mm로 늘려 지상에서 접속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럴 경우, 굴착면적을 더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전은 본사 배전계획팀에서 심타용 접지봉을 이용한 접지공사의 표준 구매시방서를 작성하고 있다.

성서지점 김근환 부장이 창안하고 제안한 이 공법은 기존 방식으로는 도저히 확보하기 어려운 규정 저항값을 확보할 수 있는 최후의 방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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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성 2005-01-24 13:01:21
이창길 과장을 "이창열 과장"으로.... 3~4만원이 '더 들어간다'를 "덜 소요된다"로 정정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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