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평화통일의 새 역사를 열자
2001년 평화통일의 새 역사를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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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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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 선 성남은행초등학교장

50년 전 6월의 한국 전쟁은 외세가 만들어낸 이념의 소산이었으며, 분단과 전쟁은 우리 민족사에 참혹한 시련을 주었다.

특히 전쟁은 지난 반세기 동안 지배세력으로 하여금 독재와 폭압 정치를 정당화했고, 분단을 고착화시키는데 구실이 되었다.

전쟁은 지금도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 잠시 머문 상태에 있고, 분단은 헤아리기 어려운 아픔을 남기고도 엄존한 현실로 우리 앞에 넘기 어려운 미움과 대결의 장벽으로 버티고 서 있어왔다.

그런데, 새 천년 6월 13일 오전 10시 30분 평양 순안 공항.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손을 잡았다. 그리고 포옹했다. 두 정상이 붙잡은 손은 손가락의 근육이 뒤틀릴 지경이었고 포옹은 육중한 몸매가 으스러지는 것 같았다. 이를 생방송으로 지켜본 이들은 콧잔등이 시큰둥했다. 우리는 적이 아니라 한 형제였다.

회담이 열린다는 말을 듣고, 굽이마다 조마조마 새가슴이 되었던 온 민족의 가슴이 비로소 내려앉는 순간이었다.
이제는 정말 뭐가 될 것 같다.

두 정상이 만나기 전부터 만난 이후 계속해서 이례적이고 놀라운 일들이 숱하게 벌어졌다.
잠수정의 출몰, 서해교전, 금강산 관광객의 억류 등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인내심과 일관성을 가지고 우리 정부가 햇볕 정책을 추진한 결과 2년여만에 남북관계의 패러다임이 바뀌기 시작했다.

각종 문화, 체육, 관광교류, 공단 조성 등 인적, 물적 교류의 확대, 경의선 복구 준비로 인한 민족 경제발전의 비전제시, 장기수 송환,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주의 실현 등으로 남북간 신뢰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따라서 긴장 완화와 함께 전쟁 위험이 감소되고 있다.

이 공으로 김대중 대통령은 노벨상 중에서도 으뜸가는 노벨 평화상을 타게됐다.
그 동안 분단체제의 양쪽 수구 세력은 갖가지 방법으로 반통일적인 증오와 불신을 부채질 해옴으로써 기득권을 유지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우리는 분명히 화해와 협력의 새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이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정신이요, 역사 정의의 물줄기다.

그들의 과거의 잘못은 잘못대로 그 세대가 그들의 처지에서 어쩔 수 없이 수행했던 역할이었다 치더라도 그런 일들은 철저하게 평가를 거쳐 역사의 장으로 넘겨야 한다.

이를 위해서 새해에는 50년간 남북 서로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강요해온 온갖 제도와 기제들을 제거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예컨대, 맹목적인 체제 비판의식을 주입해온 교육 과정, 근거 없는 비방과 억측으로 상호 비방에 앞장선 민족 분열적 언론보도 행태, 반대·저항세력에 대해 천형 같은 반체제·반 국가사범 따위의 죄목을 들씌운 분단 지배세력들이 만들어낸 반 통일적인 법 등을 새해에는 철저한 반성과 함께 새로운 시대 정신과 가치에 맞게 바뀌어 낼 때만이 평화통일의 새 역사를 열 수 있다.

화해와 협력의 시대는 화해와 협력의 시대대로 새로운 가치와 역사가 있다.
그러므로 새해에는 우리 민족이 화해하고 협력하는데 맞는 새로운 틀을 짜야한다.

새 역사를 여는데 우리는 지난 역사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해방 후 친일 구조를 청산하지 못한 부끄러운 역사를 되새겨야 한다.

마찬가지로 남북의 반통일 세력이 통일 세력의 주역이 되는 우를 범하지 말자.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여는 새 역사는 분단 체제에서 고통받아 온 남북한의 통일 세력이 앞장서 분단 구조를 청산함과 동시에 평화 통일의 주체로 바로 설 때 비로소 진정한 새 역사를 말 할 수 있으며, 새해 일출의 햇볕은 우리 민족의 서기로 비칠 수 있음을 명심하자.

그리고 이 햇볕은 그 동안 분단체제에서 고통받고 소외된 이들의 어두운 곳까지 비추어질 때만이 진정한 햇볕이 됨을 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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