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력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다
국내 전력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다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05.11.07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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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부터 올해 10월까지 32년간의 대역사
연인원 757만명 투입, 전력선진국 토대 마련

▲ 한전, 2차 배전전압 승압(昇壓) 완료


우리나라의 전기 역사는 지난 1887년 경복궁 건청궁에서 시작된다. 이후 100년이 훌쩍 넘는 현재까지 국내 전력사에는 굵직굵직한 사안들이 쉼없이 지나가고 있지만, 올해 10월로 완료된 배전 승압사업은 몇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는 新이정표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2차 배전전압은 1945년 해방 이후 100V를 채택·사용한 이후 우리 실정에 적합한 전력공급방식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지난 1973년부터 시작된 이래 32년만인 올해 10월 마무리 됐다.
이는 세계전력사에서도 그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대역사로, 승압사업 완료는 우리나라 전력사에 커다란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승압사업 추진경과 = 2차 배전전압 승압(昇壓)이란 전력 공급능력을 증대시키고 전력손실을 감소시키는 위해 전등용 전압을 110V에서 220V로, 동력용 전압을 220V에서 380V로 높이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승압이 검토된 것은 자원빈국인 우리나라 실정에 적합한 전력공급방식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지난 1963년 농어촌 전화(電化)사업과 관련해 배전설비 투자비 절감대책으로 검토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지난 1967년 배전방식 개선위원회 발족한 이래 1970년 당시 상공부에서 220/380V 승압계획을 확정, 1973년 강원도 삼척군 3000호를 대상으로 기설고객 220V 승압사업이 착수됐다. 이후 1980년 당시 동자부가 91년까지 110/220V 양전압 공급을 시행하다 1996년 380V 동력승압 공표·시행됐으며, 올해 10월 일부 승압거부 고객 등을 제외한 전국 1753만호에 대한 승압사업이 완료됐다.
이 기간동안 투입된 연인원은 757만명(연평균 24만명), 투자비는 1조4000억원(2004말 기준 환산 3조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원자력발전소 1기를 건설하는 비용과 유사한 수준이다.
또한 승압사업 추진시 당면한 문제였던 전압상승에 따른 감전 등 안전대책과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110V 가전제품의 처리는 누전차단기의 개발과 적용으로 안전대책을 마련했으며, 가전제품은 기기개조·교환·강압기 지급 등 기기보상과 제조업체의 220V 전용기기 개발 등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통해 극복할 수 있었다.


승압사업의 의의 = 승압사업은 첫걸음을 내디딘 70년대부터 지금까지 여러 난관들을 정부와 한전을 비롯한 관련기관들의 노력과 국민들의 극복해낸 정책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승압사업이 갖는 의의로는 크게 국민 생활수준 및 편의성 향상, 농촌 현대화 기반 마련, 전력선진국으로의 도약발판 구축 등이 꼽히고 있다.
우선 옥내의 동일 규격의 전선으로 전력사용능력이 2배가량 증가했고 전력손실의 급감(1/4)에 따른 전력판매 원가 감소로 전기요금 인하효과를 이끌었고, 국제화된 표준전압 채택으로 제조업체의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농어촌 전화사업시 220V 공급으로 사업비 절감 및 공기가 단축됨으로서 농어촌 전화사업의 조기 완료가 가능해져 이를 통해 도·농간의 격차를 줄일 수 있게 됐으며, 전압강하 허용범위가 향상돼 원거리(110V의 4배) 전기공급이 가능해졌다.
아울러 저압 배전계통 손실 격감으로 세계 최저수준의 송배전손실률(4.46%, 1973년 11.38%)을 달성할 수 있게 됐고, 배전계통의 단일화로 다양한 배전선로를 단순하게 구성할 수 있게 돼 선로 미관을 개선할 수 있게 됐다. 일례로 우리나라의 1호당 정전시간은 18.9분으로 프랑스의 50분, 대만의 65분, 영국의 110분을 크게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송배전손실률도 미국(7.0%), 영국(8.7%), 프랑스(6.8%), 일본(5.4%) 등의 선진국들을 넘어서고 있다.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 향상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긍정적인 효과다.


승압에 따른 효과 = 승압사업으로 인한 효과는 적지 않다.
우선 전력사용 능력이 2배 증가했고 전력손실은 75% 감소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연간 400만MWh 전력손실 절감은 450MW급 발전소 1기에 해당하는 양이다.
또한 전압변동률이 적은 양질의 전기공급으로 국민들의 고품질 전력요구를 충족할 수 있게 됐고, 국제 표준전압 사용 및 규정전압 유지로 기자재 품질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배전선로 건설비 및 유지비 등 배전설비 운영비용도 획기적으로 절감됐다. 이에 따라 연간 1700억원의 에너지 사용 절약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전등용, 동력용 등 여러 개의 공급방식을 하나의 방식으로 통일해서 공급함에 따라 전력설비 미관개선 및 고장감소 효과도 거두고 있다.


승압사업 해외사례 = 해외에서도 승압과 관련된 사례를 적지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1956년부터 1993년까지 37년간에 걸쳐 사업을 완료한 프랑스는 기기종류별로 판매를 구분해 100V 기기 생산금지를 고시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에 따라 각 단계별로 100V 기기에서 110/220V 겸용기기로 그리고 220V 전용기기순으로 기기를 생산토록 했다.
같은 유럽국가인 독일(당시 서독)은 1950년부터 1991까지 약 41년간, 스웨덴은 1940년부터 1980년까지 약 40년간에 걸쳐 추진, 각각 완료했다.
이웃나라인 일본은 지난 1983부터 과학기술청이 승압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가정용 대용량제품의 100V 사용곤란, 소비전력 증가대비 전원확보 시급, 타 에너지(가스 등)과의 경쟁력 우위 확보, 유럽국가 가전기기 전압상이로 무역마찰 해소 등의 주요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일본은 대부분 110V를, 일부지역에서는 110/220V를 겸용해 사용하고 있다.
미국은 각 주별로 사용전압 상이해 120V, 207V, 240V, 480V가 혼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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