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행하는 ‘사기’ 건강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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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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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대 교수이신 한의사 한 분이 예방 접종을 받을 필요가 없다, 즉 예방 접종은 효과가 없다라고 주장해 파문이 일어난 적이 있다. 이분의 주장에 따르면, 예방 접종을 받거나 안 받거나 예방 접종과 관련된 전염병과는 무관하기에 예방 접종은 하나 마나이고 받을 필요가 없다고 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디프테리아 예방 접종을 안 받은 수많은 어린이들이 디프테리아에 걸리지 않으므로 예방 접종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 예방 접종은 현대의학의 사기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과연 예방 접종에 얽힌 진실은 무엇일까? 예방 접종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이분의 말은 옳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무슨 말인가 하면, 논리적으로 현재 한국의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예방 접종을 하지 않아도 예방 접종과 관련된 디프테리아, 백일해, 결핵에 걸릴 확률은 예방 접종을 한 어린이와 거의 비슷하다.

그 이유는 바로 집단면역에 있다. 집단 면역이란 한 집단의 절대 다수가 면역이 되어 있으면 면역 능력이 없는 일부분도 그 전염병에 걸릴 가능성이 아주 낮은 것을 말한다.

즉 면역이 있는 다수가 전염병을 막는 방어벽이 되어 면역이 없는 일부를 보호해주는 것이다. 전염병은 면역이 되지 않는 일정 부분의 사람이 있어야 전염될 수 있다.

예를 들어 100명의 집단에서 뇌염에 면역이 있는 사람이 99명이고 한 사람만 면역이 없다면 뇌염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가 바로 면역이 없는 사람에게 흡혈을 하지 않는 한 이 사람이 뇌염에 걸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즉 이 사람에게 뇌염 바이러스가 들어올 확률은 1%인 것이다.

그런데 만약 50명이 면역이 없다면 이 50명이 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은 몇 %일까? 아마 100%에 가까울 것이다(참고로 감염된다고 모두 발병하는 것은 아님을 부언한다).

예방 접종이 필요 없다고 한 한의대 교수는 이러한 집단 면역의 개념을 모르고, 아니 사실은 한의학에 매몰되어 현대의학이나 전염병에 대한 몰이해 혹은 과학이나 의학의 개념대신 신앙이나 사상에 의거하여 사실을 해석하는 오류를 범하였기에 예방 접종이 필요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평생을 살면서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것 중의 하나가 건강이다 보니 사기꾼이 가장 횡행하는 분야가 바로 의학이며, 온갖 황당한 설이 진실인 양 받아들여지는 분야도 건강 분야다. 이러한 예는 셀 수도 없이 많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피라미드 파워, 육각수, 숙변설, 거슨 요법(커피 관장), 광고에 나오는 대부분의 다이어트 요법, 수맥, 기공, 홍채진단, 사상체질, 기공, 각종 신앙요법 등은 대부분 의학과 과학에 있어 그 효과가 지극히 의심되거나 부정되는 것이다. 독자분들은 부디 이러한 사기와 사이비에 빠져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않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또한 건강과 관련된 신문의 과대포장된 기사와 광고들도 주의해야 한다. 한 예로 낡은 자동차와 새 자동차가 고장나면 어떻게 될까? 낡은 자동차는 아마 고쳐도 다시 고장나기 쉬울 것이고, 아무리 고쳐도 기능이 새 자동차보다는 못할 것이다. 이는 노화와 관련된 예기다.

인간이 늙는다는 것은 자연의 섭리이기에 아무리 몸을 잘 관리해도 시간이 흐르면 낡은 자동차처럼 되어간다. 어느 한 부분을 아무리 좋아지게 해도 낡은 자동차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럼에도 어느 특정 약이나 보약, 건강식품으로 몸 전체의 건강이 젊은 사람처럼 되거나, 소위 말하는 정력을 되찾는 것은 인체의 생리학상 불가능한 것이다.

즉 정력만을 좋게 하는 약은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차 전체가 망가졌는데 엔진이 아무리 좋아도 그 차는 오래 못 가는 것과 마찬가지의 이치다. 그럼에도 회춘의 비법이나 묘법, 건강에 좋은 특수한 약이 있는 것처럼 선전하는 것은 거의 모두가 사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건강의 비법은 무엇일까? 다음 호에는 이에 대해 논해 보고자 한다.

김승열 / 강릉 동인병원 응급의학과장, 영동 응급의료 정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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