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 곳 - 민족의 영산 태백산
가볼만한 곳 - 민족의 영산 태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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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1.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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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배검 모셔놓은 천제단 일출 장엄

회색 운무 내리눌린 첩첩능선 신비


백두대간의 중추이자 국토의 모산으로서 “크고 밝은 뫼”라는 뜻이 있는 태백산(1557m)은 오밀조밀한 금강산이나 설악산과는 달리 남성다운 중후함과 웅장한 포용력을 지닌 부드러운 육산이다.

단군의 영정을 모신 단군성전, 그 분에게 제를 지내는 천제단등 우리민족의 영적 에너지가 응축돼 존재하는 곳이다.
“크게 밝은 산” 태백산의 하늘에 제사를 지낸 천제단에 올라서면 산들이 꿈틀거리며 몰려 들 것 같다.
백두에서 시작한 한반도의 산줄기는 금강산, 설악산, 오대산, 청옥산, 두타산을 두루지나 다시 한번 솟구쳐 오르면서 이곳에서 태백산을 빚어낸 명산이다.

태백산은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이 갈리는 분기점이다. 소백산, 조령산, 속리산, 덕유산을 거쳐 지리산까지 내닫는다. 태백 구봉산에서는 백두대간과 갈라진 낙동정맥이 동해안을 따라 통고산, 백암산, 주왕산, 가지산, 금정산을 거쳐 낙동강 하구까지 뻗어 내린다.

우리민족의 발원지인 검용소, 화지동 중심가의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못, 산줄기를 뚫고 흐르는 구무소, 화전동의 용연동굴, 미인폭포, 망경사, 백단사. 유일사, 만덕사 등 명소와 사찰이 골짜기에 자리를 잡고 있다.

태백산의 겨울은 눈으로 시작해 눈으로 끝나는 산이다. 백두대간을 지나온 바람이 태백산 정상 천제단에 이르러 여인의 풀어헤친 머리카락처럼 쉴새없이 눈보라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하늘, 바람, 눈만 있을 뿐 시간마저 정지된 태백의 하얀 능선과 거대한 고사목의 장관으로 삶에 찌든 사람들을 부른다.

정상 부근에는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지낸다는 주목 4천여 그루가 설화를 꽃피워 순백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해와 달의 정기를 모아 천년의 그리움을 잉태한다고 해 겨울철에 가장 많은 등산객이 몰린다.

태백산은 봄 철쭉과 가을 단풍, 겨울 설경 모두 좋은 명산이다. 등산코스는 유일사입구∼유일사∼장군봉∼천제단, 백단사입구∼반재∼망경사∼천제단, 당골광장∼반재∼망경사∼천제단, 당골광장∼제당골∼문수봉∼천제단 코스가 가장 일반적이다. 이렇게 코스를 잡으면 한결 다양하게 경관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등산코스를 피해 이땅의 뭇 산줄기를 엮어 달리는 대간종주 산행의 그맛을 느끼기 위해 화방재코스를 택하면 좋다.

화방재(어령재)는 해발 950m로서 영월에서 태백시로 연결되는 중요한 31번 국도로 경찰초소, 주유소와 민가 3채가 있다.

주유소 우측으로 나 있는 길을 오르니 대간 길은 목장의 철망이 가로막고 있어 오른쪽 잎깔나무 숲으로 들어서서 사면을 돌아나가 넓은 길에 닿는다. 백두대간 종주리본들이 여러개 달려 있어 대간 들머리임을 알 수 있다.

대간길을 따라 15분쯤 오르니 넓은 터에 산령각이 있는 사갈치가 나온다. 산령각 우측 나무밑 돌제단 위에 사과, 라면등 제물이 놓여 있다.

사갈치 산령각은 부부상들이 지어 놓은 것으로 지금도 음력 4월 15일에 제를 올리고 있는 곳이다. 사갈치를 지나 주릉이 서서히 남으로 꺽이고 이어 산죽과 철쭉, 참나무가 많이 있는 음침한 사면길이 이어진다.

눈과 빙판이 된 대간 길을 따라 10분쯤 진행하니 바위가 있는 1,174m봉에 다다르고 좁은길을 따라 20분정도 오르락내리락 하니 넓은 안부 사거리가 나타난다. 왼쪽은 유일사 매표소에서 올라오는 길이고, 오른쪽은 유일사로 가는 옛길 푯말이 서 있다.

이곳에서 돌부리가 많은 너덜지대를 15분정도 오르니 유일사에서 설치한 인양기가 있는 사거리 안부에 닿는다. 공중전화와 함께 천제단 1.7km, 유일사 매표소 2.3km, 유일사 0.5m의 이정표가 서 있다. 유일사 매표소에서 이곳까지는 승용차가 다닐 수 있는 곳으로 등산객이 많이 오르는 길이다.

로프가 양쪽으로 설치되어 있는 가파른 너덜지대를 25분정도 오르니 태백시장이 세운 600본 주목 생태복원 조림지라는 안내 푯말과 유일사 2.9km, 천제단 1.1km의 이정표가 서 있다.

이곳에서 5분정도 오르니 주목·군락지가 있고 고사목이 조형물처럼 서서 반긴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실감케 한다. 정말 장관이다.

망경사 0.6km, 유일매표소 3.3km, 천제단 0.7km 이정표가 눈에도 안들어 온다. 장군봉이 보인다.
날이 밝으면서 동쪽하늘이 뿌여지기 시작한다. 어둠속에 주목들 뒤로 조금씩 붉게 물들기 시작하는 동쪽하늘은 나무들의 실루엣과 대조되면서 신비스런 분위기를 자아낸다.

장군봉 정상에 이르기전 넓은 산사면에 주목과 고사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주목과 고사목의 형상은 주위의 풍경을 수천년전으로 되돌려 놓은 것 같다. 여기에서 세월과 고산의 풍모를 연상시켜 준다. 새벽은 더욱 밝아 장군봉에 닿는다. 둘레가 20m, 높이가 2m정도 되는 돌로 쌓은 타원형 제단 주위에 정성스레 거치하고 해가 뜨기 만을 기다리는 등산객들이 모여 동녘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제단 앞에 과일이 조금 놓여 있다. 태백산 정상 장군단은 흥분과 함께 형언할 수 없는 중후함과 신비감을 더하게 한다.

제단에 무사산행 안녕을 빌고 천제단으로 향한다.
평탄한 길을 10여분 진행하니 평평한 대지 위에 높다랗게 돌을 쌓아올려 만든 천제단 앞에 이른다.
20평 남짓한 천제단 위에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제각기 제를 올리고 무사산행을 기원하고 치성을 드리는 주문 소리로 신비감을 더하게 한다.

천제단 중앙에는 한배검이라고 새겨진 자연석이 세워져 있고 태극기가 있어 해마다 개천절에 이곳에서 제사를 지내는 우리나라 성산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한폭의 파노라마 같은 전망도 일품이다. 회색 운무에 내리 눌리고 있는 첩첩능선과 한배검을 모셔놓은 천제단에서 보는 일출은 장엄하다.

동남쪽으로 태백산맥에서 소백산맥이 분리되어 나가는 눈에 쌓인 부쇠봉과 남쪽으로 소백산맥까지 이어져 나가는 백두대간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아련한 이내속에 함백산이 솟아 있고 두타산과 청옥산으로 이어지는 대간이 힘차게 뻗어 있다.

통바위 화강석으로 깍아 만든 장대한 태백산 표석뒤에는 웅휘한 필체로 음각한 “태백은 한반도의 대관문이자 백두대간의 중추에 우뚝 솟아 반도이남의 산맥을 거느리고 강하를 발원하니 우리 국토의 뿌리다....”라는 태백산의 시가 씌여 있다.

당골광장 4.4km, 백단사·매표소 4.0km, 망경사 0.5m, 문수봉3.0km 이정표를 뒤로 하고 하산을 서둘렀다. 망경사에서 단종비각을 지나 문수봉으로 향하고 싶지만 미련을 버리고 부쇠봉쪽으로 하산을 서둘렀다.

철쭉과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대간길을 내려가니 3기의 천제단중 하나인 하단 앞에 제를 지내기 위해 많은 등산객들이 모여 있고 동쪽사면에 주목들이 눈과 함께 군데군데 보인다.
나무들 사이로 부쇠봉을 바라보며 걷다보니 부쇠봉과 하단 사이의 천제단 0.54km, 문수봉 1.96km 백두대간 갈림길 이정표가 서 있는 곳에 닿는다.

부쇠봉 왼쪽 능선을 바라보며 오르니 내린 눈이 잘 다져져 빙판길이 되어 매우 미끄럽고, 키 작은 떨기나무가 숲을 이루고 갖은 추위와 눈바람 속에서 굳굳하게 서 있는 주목이 눈에 띈다.

사진촬영을 한 후 이제부터 문수봉쪽 능선을 따라 곧바로 보면서 조금씩 내려가는 듯하며 30여분 정도 진행하니 고스란히 발자국이 나 있고 철쭉, 자작나무, 오갈피나무 군락지대를 지나 문수봉으로 오르는 마지막 하단 갈림길에 닿는다.

문수봉 0.4km, 당골광장 4.4km, 천제단 2.6km 이정표가 서 있다.
이곳에서 휴식을 취한 다음 경사가 점점 급해진 너덜지대를 힘겹게 올라서니 문수봉 정상이다.
정상에는 육산인 태백산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집채만한 수많은 돌들이 봉우리를 뒤덮고 있어 신비한 비경을 이룬다.

치악산 비로봉 크기만한 큰 돌탑 2개와 작은 돌탑 3개가 세워져 있다. 뒤를 돌아 보니 망경사와 태백산의 경치가 등산의 편안함을 더해 준다.

하산길은 소문수봉 가는길 0.45km, 당골광장 4.0km, 천제단 3.0km 이정표가 서 있는 능선 길을 따라 내려가면 소문수봉 갈림길목에 이른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능선을 벗어나 내려서기 시작하면서 두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속이 패인 주목 거목이 반긴다.

이곳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빙판이 진 60。 정도되는 내리막길을 주의하면서, 비자나무, 미송숲을 지나 50여분만에 당골 단군성전 앞 주차장에 도착한다.
산행시간은 총 5시간20분이 소요된다.




이점재 국장 leejj@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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