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칸 브리프
펠리칸 브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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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1.1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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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 쇼(줄리아 로버츠 扮)는 법대에 재학하는 여대생으로 펠리칸의 멸종을 막기 위해 유전 사업을 정지시킨 재판 소송을 조사하여 보고서를 만든다.

그러나 다비는 자신이 작성한 페리칸 브리프라는 보고서로 말미암아 살인 청부업자로부터 쫓기는 입장이 되고, 더 이상 달아날 수도 숨을 수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된 다비는 워싱톤 헤럴드의 그레이 그랜섬(덴젤 워싱턴 扮)기자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레이 그랜섬은 펠리칸 브리프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대법원 판사 암살사건의 배후 인물과 그 사건을 은닉시키고 있는 대통령 최측근의 고위 권력층이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영화는 레인메이커, 타임 투 킬, 의뢰인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는 존 그리셤의 대표적인 소설인 펠리칸 브리프를 원작으로 한 정치 스릴러물이다.

정치 스릴러물 답게 시종일관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속에서 흥미 진진하게 진행되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던 영화였지만, 진짜 흥미로운 일은 200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벌어졌다.

덴젤 워싱턴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자 수상자를 발표하던 줄리아 로버츠가 축하한다는 의미로 정열적인 키스를 퍼부었다고 하는데, 정작 덴젤 워싱턴은 그에 대한 답례 키스를 하지 않아 민망할 정도로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한다.

이런 해프닝은 미국내에 뿌리깊게 박혀있는 순혈(純血)주의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다. 순열주의란 순수한 혈통을 찾는 다는 뜻으로 쉽게 설명하면 백인은 백인끼리 노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미국 영화를 보면 백인 남자배우가 흑인 여자와 관계하는 것이나 흑인남성이 백인여자에게 키스하는 장면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덴젤 워싱턴은 이미 1989년 형사 퀸이라는 영화에서 백인 여배우 미미 로저스와 러브신을 찍었는데, 당시 시사회장은 흑인 여성들의 시위로 난장판이 됐다고 한다. 아마 이 사건을 겪은 후 흑인의 우상이었던 덴젤 워싱턴이 먼저 의도적으로 키스를 거부하여 줄리아 로버츠를 생뚱맞게 대했던 것 같다.

순혈주의를 비판하는 적합한 말이 유유상종(類類相從)인 것 같다. 원래 같은 동아리끼리 서로 왕래하여 사귄다는 뜻이지만 비슷한 부류의 인간 모임에 빗대어 끼리끼리 노는 것을 말한다.

사실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더 심한 유유상종의 세상이다. 순혈(혈연)외에 학연과 지연까지 가세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자연에는 유유상종이 존재하지 않는다. 더운 물과 차가운 물이 서로 경계를 지워 존재할 수 없듯이 말이다.

최근 북핵사태로 원자폭탄에 대한 기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어 일반인이 핵분열(fission)이란 단어에 친숙해진 것 같다.

원자폭탄의 근본 원리는 강제로 우라늄(U-235)을 중성자로 타격하여 분열을 일으키고 이때 발생하는 순각적인 열과 빛을 이용해 살상하는 무기지만, 이런 핵분열속에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유유상종을 거부하는 자연의 법칙이 숨어있다.

원자는 양성자와 중성자, 그리고 전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양성자는 (+)전기를 띠고 있어 서로 밀어내어 멀어지려는 성질이 있다. 이때 중성자가 양성자 사이사이에 쏙쏙 들어가 강력한 핵력으로 서로 꽉 붙어 있도록 접착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원자번호가 200번대를 넘어서면 중성자의 힘만으로는 양성자의 밀어내는 힘을 견디어 내지 못해 결국 자발적으로 자연스럽게 양성자와 중성자가 공존할 수 있는 작은 원자번호대의 원자로 두조각 나는 것이다.

결국 끼리끼리 모이면 이것을 갈라내고 쪼개서 공평하게 섞는 것이 자연의 법칙인데, 한국 정치만 이런 자연 법칙의 예외에 해당하는 것 같다.

그동안 지역별로 끼리끼리 모여서 백여명이 넘는 거대한 수의 국회의원을 갖추었던 정당이 대선을 앞두고 핵분열을 일으켜 다시 헤쳐 모이는 것 까지는 좋은데, 다시 유유상종하여 지역정당으로 회귀하는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니 핵분열의 고유의미가 퇴색된 것 같아 씁쓸하다.


‘영화바로잡기’ 는 급변하는 정보기술(IT)을 영화와 연관지어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코너다. 주변의 첨단 정보기술, 미래의 환경에 대해 영화에 등장하는 장면을 중심으로 오류, 부연설명을 통해 어려운 기술을 알기 쉽게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이 전개될 예정이다.

연재를 맡은 김충태 한국전력기술 전력기술개별연구소 팀장은 한양대학교 원자력공학과, 동 대학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전력기술(주)에 입사했다.

김충태 팀장은 주로 인공지능과 전문가시스템 기술을 활용해 발전소 주요계통 및 설비에 대한 감시 및 진단 프로그램을 개발해 발전소에 설치 적용하는 업무와 정보기술을 활용한 가동원전 운전자료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분석 평가 프로그램 개발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동안 기술개발과제로 원전설비 상태감시 및 진단 프로그램 기반기술개발 연구책임자(2002~2003), 웹기반 전산프로그램 기술개발과제 책임자(2001), 가동원전 전산프로그램 개량 연계 및 통합연구(2000), 터빈진동감시 프로그램개발 과제책임자(1998~1999), 발전소 인공지능 및 전문가시스템 개발연구(1990~1994), 원전2차계통 화학제어설비의 운전성 평가 프로그램 개발(1989) 등을 진행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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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규호 2006-11-15 05:44:38
원자핵 속에도 자연의 순리가 숨어 있었군요. 세상만사 모든일 자연의 뜻에 따라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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