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돌아가신 전우익 선생은 ‘혼자만 잘살면 무슨 재민겨’라는 책을 통해 소외된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의미를 역설하신 분이다.
그분이, 한번은 자신을 찾아온 대학생들에게 들려주었다는 말이 참 그럴듯하게 느껴진다.
“사람은 살면서 세 가지만 있으면 돼. 하나는 평생 할 공부, 다음은 신나게 할 수 있는 일, 마지막은 평생 함께 할 여자.”
옳으신 말이다. 평생 배울 대상과 신명나게 몸과 마음을 바쳐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뜻이 통하는 동반자 한 명이 있다면 무얼 더 욕심 부리겠는가? 물론 건강이야 기본 중의 기본이니까 논외로 치고 말이다.
2006년은 많은 추억을 남기게 해주는 해였다.
돌이켜 보면 ‘아직 평생 할 공부’를 찾지는 못했지만 ‘신나게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으며 ‘평생 함께 할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한 해여서 나에게는 많은 기념일들을 만들어 준 ‘Have’ 동사적인 삶의 해였다.
반면에 후회가 되는 점은, 쓸데없는 것을 너무 많이 사 모았다는 것.
‘돈을 버는 사람이 소비를 좀 해줘야 우리나라 경기가 살아날 테니 이것도 애국이지, 뭐’라고 스스로 합리화를 시켜볼 때가 많았지만 어쨌거나 결론은 ‘지름신’에 의한 구매가 많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습관으로 인해 새해에는 화두를 ‘비움’으로 잡고 될 수 있는 한 가지치기를 해야 할 것 같다.
무언가를 갖고 싶은 욕망을 자제하고 대신 자연과 가까워지기, 운동하기, 명상하기, 영어공부하기, 군살빼기 등 아내와 함께할 수 있는 것을 위주로 목표로 삼아봐야겠다.
한 해, 두 해 나이를 먹어가다 보니 이젠 성취보다는 재미있는 인생, 행복한 하루하루를 꿈꾸게 된다.
그저 남과 비교하지 않고 유유자적 생활을 즐기며 충만하게, 삶의 질에 관심을 갖고 재미나고 여유롭게 남은 인생을 보내고 싶다.
전우익 선생의 책, ‘호박이 어디 공짜로 굴러옵디까’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다.
‘빨리 뛰는 사람은 넘어지면 상처가 크다. 늦게 걸으면 넘어져도 금방 일어난다.’
다가오는 새해 내 삶의 목표는 ‘비우고, 가볍게, 그리고 함께 언제나 재미나게’다.
김병석 라니산업 주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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