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티타늄 절대 강자 ‘한국인, 한국 기업’
[탐방] 티타늄 절대 강자 ‘한국인, 한국 기업’
  • 장효진 기자
  • zang@energydaily.co.kr
  • 승인 2007.04.23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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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용제품 국산화에 이은 해외 수출… 선진 대열 합류
2003년 코스닥 등록, 연평균 70% 초고속 성장 이뤄
발전 사업 올해 신성장 동력으로, CEO 인재상 ‘각별’

‘쿵쿵쾅쾅, 빠지직~’

뜨거운 열기와 둔탁한 소리에 이끌려 들어간 곳은 티타늄 열교환기의 천공작업과 용접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공항에서 석유화학단지를 지나 30분 남짓 차량으로 이동하면 공단 초입 1만평 부지에 대단위로 들어서 있는 건물들이 눈에 확 들어온다.

이 곳은 300명의 현장 직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주)티에스엠텍(대표 마대열)의 울산 공장.

경기도 안산시 시화공단 내 본사와 공장을 두고 있는 티에스엠텍은 지난 2004년 3월 울산에 제1공장을, 이듬해에는 제2공장을 증설하고 석유화학 및 발전소 분야에 쓰이는 대형 장비를 주로 만들고 있다.

안산 공장에서는 티타늄 소재를 활용한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장비와 해양플랜트용 장비, 기타 기계 및 산업용 초정밀 부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98년 자본금 20억원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2002년 187억원의 매출을 내고 2003년 275억원, 2004년 561억원, 2005년 853억원, 2006년 1170억원 등 연평균 70%의 고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에는 17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티에스엠텍은 창업 6년만인 2003년 1월에 코스닥시장에 등록해 지난해 11월 현재 시가총액이 1600억원에 이르고 있으며, 외국인 지분율도 20%에 달하는 등 국내외에서 장수기업으로써의 가능성을 입증 받고 있다.

이렇듯 일취월장의 날개를 펼치고 있는 티에스엠텍에는 그럴 수밖에 없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이 회사를 좀 더 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티타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블루오션 성공 모델 추앙

티타늄은 내식성, 고강도, 무독성, 생체적합성 등 산업적 가치가 높은 최첨단 신소재로 20세기 중반부터 미국과 구소련 등 군사 강국의 군수 및 우주항공용 장비에 직접적으로 응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20세기 후반부터는 일반 민간산업에 적용되기 시작해 스포츠용품이나 인플란트, 인공관절, 골프채, 심지어는 안경테에 이르기까지 현재 세계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쓰여지고 있다.

철에 비해 원가가 약 40배 정도 비싸기 때문에 보편적인 사용은 제한적이지만 석유화학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그 수요가 점차 늘고 있는 실정이다.

부식력이 강한 바닷물에서도 100년 수명을 보장하고 있는 것이 바로 티타늄인 것이다.

시장규모는 연간 10조원.

티에스엠텍이 탄생되기 전까지 국내 수요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티에스엠텍은 창업초기부터 티타늄 가공관련 기초기반기술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실용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 다품종화 및 고급화를 실현해 해외 선진 기업들과 기술적 비교우위의 자리를 확보하고 있다.

세계 티타늄 산업용 시장은 일본의 히타치를 비롯해 벨기에의 코크社 등 4~5개가 점유하고 있다.

몇 안되는 기업의 전유물이 되 버린 이 분야를 티에스엠텍은 제품 국산화에 이어 해외 수출 판로까지 확보함으로써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견주게 됐다.

국내를 넘어서 세계 블루오션 시장을 개척해 성공한, 또한 이를 위한 모범답안으로 티에스엠텍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그렇다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티에스엠텍의 성공 비결은 과연 뭘까?

배경에는 기술 개발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와 남들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점을 과감하게 뚫고 나가는 마 대표만의 도전정신이 자리 잡고 있었다.

“IMF 직 후 창업을 한다는 것에 대해 주변에서 많은 우려를 나타냈으며 곧 문을 닫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말도 한 두번 접한 게 아니었습니다.”

마 대표는 그러나 창업전 철저한 사전 조사와 시장 분석을 토대로 국내 굴지의 대기업조차 꺼리던 티타늄 제품의 국산화를 결심, 전국 각지에서 숙련된 기술 인력들을 끌어 모았다.

이렇게 구성된 맨 파워는 지난 2002년 취득한 ‘냉간 가압에 의한 티타늄 볼트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를 시작으로 2006년‘화공유체용 탱크의 용접선 클래드(금속을 합친 복합재) 제거기’에 대한 특허까지 5년동안 무려 12개의 관련 특허를 보유하는 원동력이 됐다.

티에스엠텍은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 2004년에는 삼성석유화학에 PTA(고순도 테레프탈산, 순백색분말로 각종 폴리에스터 소재의 주원료) 생산용 정제탑을 국내 최초로 제작·납품하는 기염을 토했다.

매섭게 몰아치는 ‘TSM 風’

티에스엠텍의 피나는 노력 끝에 티타늄 제품이 국산화되자 국내 유수의 화학 및 반도체 회사들로부터 잇단 러브콜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거침없이 이어지는 성장세에도 티에스엠텍은 결코 안주하지 않았다.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티타늄을 소재로 한 엔지니어링과 플랜트, 산업용 부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시켜 나갔다.

티에스엠텍은 지난 2005년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한국중부발전 기자재공급자로 최초 등록하고, 한국남동 및 남부, 동서발전 선정품목 유자격 공급자로 등록함으로써 발전소 장치산업으로 사업을 확대시켰다.

올해 들어서는 한국수력원자력의 협력업체로도 동록을 마쳤다.

발전소는 터빈 등 주기기에서 발생되는 증기와 열을 식히기 위한 다량의 냉각수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주로 바다와 인접한 지역에 들어서 있다.

해수를 이용하다보니 이동 통로의 내식성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발전소에 들어가는 냉각수 이동관은 주로 스테인레스 합금강이 사용되거나, 일부 티타늄 소재를 이용한 곳은 전량 해외에서 수입해 설치되고 있다.

이는 티에스엠텍이 발전소 장치산업으로 사업을 확장시키는 동기를 부여하고 있는 셈이다.

“자력으로 키운 티타늄 가공 기술을 통해 국내 발전 산업 성장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제조업이야 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어떠한 작품보다 뛰어난 종합예술일 것이라고 말하는 마 대표는 가까운 미래에 한국인의 뛰어난 기술력과 긍지가 세계를 또 한번 놀라게 할 것임을 확신했다.

그 중심에는 다름 아닌 티에스엠텍이 우뚝 서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그의 말을 통해 ‘한국 사람, 한국의 기술’에 대한 자긍심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인터뷰] 마대열 대표

“회사는 직원 개개인의 자산”

“우리안에서 길들여진 호랑이는 진정한 맹수로써의 위용을 결단코 떨칠 수 없을 것입니다.”

철저한 도전정신으로 무장하고 있는 마 대표는 국내 장치산업에 대한 정체성을 꼬집었다.

세계무대에서 한국의 우수한 기술이 인정받기 위해서는 최고가 되기 위한 끊임없는 기술개발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그의 평소 지론에서 비롯된 것.

국내 대기업들로부터 떨어지는 ‘파이’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스스로 개척하고 경쟁력을 키워나가려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마 대표는 특히 여기에는 직원들의 결집된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회사는 사장의 것이 아니라 전 직원들의 것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무슨 일을 하던 내일처럼 여기고 진심으로 회사를 위해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 대표는 전체 발행 주식 중 60%에 가까운 자신의 지분 중 25%만 본인이 갖고 나머지는 임원들에게 분산시켰다. 25%의 보유 지분도 퇴직할 때는 회사에 기증하기로 약속돼 있다.

대가성이 아닌 회사를 함께 키워나가겠다는 순수한 일념으로 지분을 나눈 것이다.

마 대표의 인재에 대한 각별한 마음은 이 뿐만 아니다.

공장 입구에 경비원부터 청소를 담당하는 아주머니까지 모두 정규직원으로 채용하고 있다.

제조 공정별 상주하고 있는 협력사 직원들에 대한 차별도 없다. 각종 후생복리도 티에스엠텍 직원들과 공히 누릴 수 있게 했다.

“올해에는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의 10만평 대규모 부지에 안산 공장과 울산 공장을 통합, 규모를 늘려 티타늄 산업의 절대 강자로 입지를 굳혀나갈 계획입니다.”

이는 장치산업이 대형화되고 있는 추세와 걸음을 같이 하고 물류비 절감, 티타늄 소재의 가격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기 위함이다.

“티타늄은 우리나라가 보유 중인 지하자원 중 최고의 매장량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원을 적극 활용해 명실상부한 티타늄 기술 종주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티타늄을 응용한 특수소재산업의 국내외의 부동의 강자로써 맹위를 떨치고 있는 티에스엠텍의 이러한 꿈이 실현될 날이 멀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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