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하드 4.0
다이하드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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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8.13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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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4일 미국의 독립기념일, 존 맥클레인(부르스 윌리스 扮)은 컴퓨터 해킹 용의자 매튜 패럴(저스틴 롱 扮)을 FBI 본부로 압송하기 위해 매튜 패럴의 집을 방문하던 중 들이닥친 괴한들의 총격을 받고, 천신만고 끝에 목숨을 건진다.

괴한들은 정부의 네트워크 전산망을 파괴하여 미국을 장악하려는 테러리스트들로 자신들의 계획을 저지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해커들을 사전에 암살하고 있던 중이었다. 이와 동시에 테러리스트의 리더인 전 정부요원 토마스 가브리엘(티모시 올리펀트 扮)은 소위 파이어 세일(Fire sale)이라는 3단계 네트워크 공격(디지털 테러)을 통해 교통, 통신, 방송, 금융 등 국가의 모든 기간 시설을 초토화시킨다.

도시는 칠흙 같은 어둠으로 뒤덮이고, 도로는 교통지옥이 되고, 백악관이 폭파되는 가상방송에 미국 전역이 공황상태에 빠지며, 주가는 폭락한다.

존 맥클레인과 매튜 패럴은 미국의 모든 네트워크가 테러리스트의 손아귀에 들어간 가운데 추가 디지털 테러를 막기위해 뉴저지, 워싱턴, 버지니아로 숨막히는 추격전을 벌인다. 결국 가브리엘은 존 맥클레인의 딸 루시를 인질로 잡고 마는데…

다이하드는 4.0은 1988년 여름에 공개되어 액션영화 팬들을 열광시키며 브루스 윌리스를 한순간에 최고의 액션 배우 대열에 올린 1편과 90년의 2편, 95년의 3편에 이어 18년만에 돌아온 제작비 1억1000만달러 짜리 다이하드 시리즈의 네번째 작품이다.

이전의 세 작품과 마찬가지로 Wrong time, Wrong place, Wrong situation! 언제나 잘못된 시간, 잘못된 장소, 잘못된 상황을 맞아 죽도록 고생하는 주인공 존 맥클레인은 변함이 없다. 다만 1980년대의 아날로그 시대에서 2000년대의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면서 소재가 하이테크 첨단 테러로 바뀐 점만 다르다.

언더월드 1편과 2편을 감독했던 렌 와이즈먼이 메가폰을 잡았고 존 맥클레인 형사 역은 전편과 마찬가지로 브루스 윌리스가 맡았으며, 맥클레인 형사와 콤비를 이루는 해커역에는 지퍼스 크리퍼스의 저스틴 롱이, 이들과 상대하게 되는 테러리스트의 두목은 드림캐쳐의 티모시 올리펀트가, 미션 임파서블 3의 매기 큐가 매력적인 여성 테러리스트로 등장한다.

자동차 3대의 충돌 신, 미사일처럼 날아가서 헬리콥터를 격추시키는 자동차, 엘리베이터 통로 속 자동차 추락 장면, 그리고 헬리콥터처럼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F35 첨단 전투기 등 볼거리가 풍부한 점도 다이하드 시리즈의 여전한 매력이다.

특이한 점은 영화 제목이 다이하드 4가 아닌 다이하드 4.0이라고 소숫점을 집어 넣어 표기했는데 이는 통상적으로 프로그램 버전업 시 번호를 소숫점으로 표시하는 관례를 이용해 디지털 테러에 대한 영화임을 암시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

디지털 테러의 수단으로 영화내내 등장하는 해킹(Hacking)은 원래 크래킹(Cracking)과 마찬가지로 네트워크에 연결된 컴퓨터의 취약한 부분을 공략해서 침입하는 것을 말하지만, 침입하는 목적에 따라 크래킹은 나쁜 의미로, 해킹은 좋은 의미로 사용된다. 쉽게 설명하면 남의 집 열린 창문으로 몰래 들어가서 물건을 흠치는 것은 크래킹이고, 몰래 들어가 취약점을 밝혀냄으로써 이런 불법적인 침입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문고리를 달게 하는 것이 해킹이다.

해킹이든 크래킹이든 영화속처럼 실제로 네트워크에 접속된 컴퓨터를 온라인으로 원격 조종하여 교통, 통신, 방송, 금융을 마비시킬 수 있을까?

사실 몇 년전 영국의 한 소년이 크래킹을 통해 미국 국방부 연구소 데이터뱅크에 접근해 미사일 탄두, 전투기 계획, 장비, 급료, 인사관리 내용 등을, 그리고 북한핵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당시 대북한 정보요원들의 통신자료 등을 빼낸 사례들이 있다.

이는 이론적으로 네트워크에 접속된 컴퓨터를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할 수 있다.

다만 국가기반 인프라(공공시설)는 대부분 개방된 네트워크가 아닌 폐쇄된 네트워크와 방화벽으로 무장되어 있어 날고 뛰는 해커라고 해도 직접 물리적으로 공공시설에 접근해야 크래킹이 가능하다. 그래서 영화에서도 가스 공급기지를 매기큐가 직접 침입하는 장면이 나오며, 여기서 존 맥클레인에게 빌미를 잡혀 결국 디지털 테러가 실패로 끝나게 된다.

보안이나 방호 측면에서 볼 때, 공공시설 가운데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보다 엄격한 곳은 세상에 없다. 첨단 디지털 장비도 많이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이것도 부족하여 인간의 운전경험을 반영한 아날로그를 설계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방사능 누출을 막기 위한 원자력발전소의 방호 설비는 두겹도 아닌, 세겹도 아닌 무려 다섯겹으로 보호되고 있다. 아마 디지털 사고방식이라면 0과 1인 두겹을 적용했겠지만 말이다.

첫번째는 연료펠릿, 두번째는 연료 피복관, 세번째는 강철로 된 원자로 용기, 네번째는 6mm두께의 원자로건물 내부철판, 마지막 다섯 번째는 120cm의 철근 콘크리트 건물로 막고 있으니, 방사능이 누출될 확률은 불가능하다.

아마 그렇게 빈틈이 없기 때문인지 원자력발전소를 소재로 한 영화는 찾아보기가 힘든가 보다.

아무튼 영화 다이하드 4.0에서는 디지털+아날로그를 겸비한 공공시설의 보안 덕분에 아날로그를 대표하는 존 맥클레인이 디지털로 상징되는 가브리엘을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어렵게 승리했다.

그렇지만 앞으로 다이하드 8.0에서는 디지털이 승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인간이 갖고 있는 아날로그적인 무한의 경험을 프로그램화 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서…


‘영화바로잡기’ 는 급변하는 정보기술(IT)을 영화와 연관지어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코너다. 주변의 첨단 정보기술, 미래의 환경에 대해 영화에 등장하는 장면을 중심으로 오류, 부연설명을 통해 어려운 기술을 알기 쉽게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이 전개될 예정이다.

연재를 맡은 김충태 한국전력기술 전력기술개별연구소 팀장은 한양대학교 원자력공학과, 동 대학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전력기술(주)에 입사했다.

김충태 팀장은 주로 인공지능과 전문가시스템 기술을 활용해 발전소 주요계통 및 설비에 대한 감시 및 진단 프로그램을 개발해 발전소에 설치 적용하는 업무와 정보기술을 활용한 가동원전 운전자료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분석 평가 프로그램 개발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동안 기술개발과제로 원전설비 상태감시 및 진단 프로그램 기반기술개발 연구책임자(2002~2003), 웹기반 전산프로그램 기술개발과제 책임자(2001), 가동원전 전산프로그램 개량 연계 및 통합연구(2000), 터빈진동감시 프로그램개발 과제책임자(1998~1999), 발전소 인공지능 및 전문가시스템 개발연구(1990~1994), 원전2차계통 화학제어설비의 운전성 평가 프로그램 개발(1989) 등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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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형 2007-08-16 11:45:30
무엇이든지 2개가 상호 보완하는- 상보성 원리라고 하던가?
것이 세상사는 원리이자 이치지요.
디지탈도 좋지만 아날로그와 합치면 디지탈이 더 좋아진다는
그런 내용이네요. 교훈적인 영화군요.

사니조아 2007-08-13 11:36:40
쓰레기인 줄 알고 버린 우라늄 이야기를 영화로 찍으면 어떨까하는데 하긴 이게 냄새도 색깔도 없으니 황당한 시나리오가 나올법도 한데 .. 내가 함 집필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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