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4] 에너지 수퍼파워
[제언-4] 에너지 수퍼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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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0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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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도 / 주(駐)제네바대표부 참사관
지난 본지 창간 8주년 특집시 한미 FTA와 관련한 4차례의 특별기고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문재도 주(駐)제네바대표부 참사관이 다시 한 번 독자들을 위해 펜을 들었다.

문재도 참사관은 최근 본지에 "에너지부문별(석유, 가스, 전력,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절약 등)로 과거 정책 경험과 최근 국제동향 등을 고려해 몇 편의 글을 기고할 예정"이라며 "그간을 돌이켜볼때 에너지정책은 참신한 것보다 지속성, 일관성이 더 중요한 것 같고 그래서 과거 경험도 도움이 될 듯 하다"고 전해왔다.

문 참사관은 아직 현직이기에 내용의 수위에 대해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우리나라 올바른 에너지정책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도 함께 밝혔다.

이번 글은 지난 328호와 331호, 332호에 이은 네번째로 에너지를 이용한 세계 역학구도, 즉 에너지안보에 관한 내용이다. 편집자



에너지 수퍼파워


▲ 문재도 / 주(駐)제네바대표부 참사관
세계에너지 무대에서 '수퍼파워' 국가는 사우디와 러시아가 꼽힌다.

사우디는 세계최대 석유생산과 매장량을 가지고 OPEC을 주도하며 석유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고, 러시아는 세계최대 가스 생산국으로 유럽 석유수입의 30%, 가스수입의 50%를 차지하는 큰 손이다.

그 외에 이란, 캐나다, 베네수엘라 등이 자원부국으로서 수퍼파워 후보군에 속하지만 아직 두 나라에 버금갈 정도의 영향력을 갖고 있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최근 고유가 시대가 장기화되면서 수퍼파워의 움직임 특히 러시아의 동태가 국제정치에서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사우디는 최근 미국과의 200억달러에 이르는 대형 무기구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미국의 강력한 동맹국으로 남을 것이 예상되고 있으며, 당분간은 에너지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여 국제사회에 큰 영향을 주는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소련 해체이후 국제정치적 영향력이 약화되었던 러시아는 고유가에 따른 경제부흥을 기반으로 과거의 영화를 복원하려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국영석유회사인 '가즈프롬(Gazprom)'을 통해 에너지에 대한 국가통제권을 계속 강화해 가고 있다. 가즈프롬은 지난해 '로얄더치셀'社의 사하린-2 가스전 개발권을 환경파괴를 문제 삼아 회수한 바 있으며, 금년 들어서는 'BP'社가 최대지분을 가진 바이칼 이남의 코빅타 가스전 개발권을 개발 지연을 이유로 회수를 추진 중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EU는 지난 5월 러시아와 정상회의에서 에너지의 안정공급을 보장 받기 위해 석유와 가스의 교역, 투자, 수송의 기본협약인 '에너지헌장(the Energy Charter)'에 러시아가 서명할 것을 요구하였지만 푸틴은 이를 거절하였다.

더구나 미국의 이란 미사일 보호시스템 설치를 둘러싼 러시아와의 정치적 마찰은 러시아로부터 수입의존이 높은 EU의 에너지 기업 활동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에너지의 안정공급 확보를 위한 노력은 가스프롬으로부터 장기계약의 연장, 가스파이프라인과 같은 인프라의 공동건설, 상호간 지분공유(Asset Swap) 등 3가지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구체적인 예로서 이태리 'Eni'社는 2035년까지 가스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가스프롬에 이태리 가스소매시장 참여를 허용하였다. 한편 독일의 'E.ON'社는 가즈프롬 이사회에 1명의 이사를 선임하고 이미 가스프롬과 발틱해를 통한 가스배관망 건설 사업을 공동 추진 중에 있으며, 상호간 지분공유 및 그 대가로 러시아 생산유전 참여를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프랑스 'GdF'社도 최근에 가즈프롬과 장기계약을 체결하면서 가즈프롬이 프랑스 대형 산업체에 직접 가스를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제반 상황을 볼 때 현재 러시아의 에너지 정책은 대략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첫째, 러시아는 에너지에 대한 국가 통제를 계속해서 강화해서 국제정치 무대에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둘째, 러시아는 에너지 공급에 관해 다자 차원보다는 개별국가와 양자 차원의 협력을 선호하고 있는 추세이다. 셋째, 가스프롬은 장기계약을 무기로 주요국의 판매시장에 직접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중동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러시아 지역을 주목하고 있는 우리도 이러한 경향을 고려하여 러시아와 협력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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