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수출국'까지 앞으로 30년
'에너지 수출국'까지 앞으로 30년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07.09.21 00: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핵융합 시대' 본격 개막, 2040년 핵융합발전소 건설
경제성·안전성 탁월… 본격 운전 및 ITER 결과 기대

KSTAR 완공 현장을 찾아서


차세대 청정 대용량 에너지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핵융합' 에너지 시대가 오는 2040년 경이면 우리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과학기술부와 국가핵융합연구소(소장 신재인)는 지난 14일 핵융합연구소 핵융합특수실험동에서 차세대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 '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 준공식을 개최했으며, 그 전인 12일에는 Press Day를 통해 기자들에게 공개하면서 우리나라가 '에너지 독립국'으로 도약할 날이 멀지 않았음을 선언했다. 1995년 개념설계 및 기반기술 R&D를 시작한 이래 12년만에 이룬 쾌거인 것.

이에 본지는 세계적으로도 가장 진보된 장치로 평가받고 있는 KSTAR와 'ITER(국제핵융합실험로, 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 그리고 핵융합 시대를 종합적으로 점검해본다. 편집자


KSTAR란?

KSTAR란 차세대 초전도 핵융합장치를 의미한다.

핵융합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21세기 핵융합에너지 상용화 선도를 목적으로 지난 1995년부터 추진, 이번에 결실을 맺은 KSTAR는 세계적으로도 가장 진보된 토카막 형태일 뿐만 아니라 2015년 완공을 목표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7개 선진국이 공동 개발중인 ITER과 가장 흡사한 선행모델로 국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기존 핵융합장치들이 해결할 수 없었던 핵융합 상용화를 위한 필수과제인 '장시간 핵융합 플라즈마 운전'과 '제어기술 습득'을 목적으로 하는 중요한 장치인 것이다.

KSTAR가 완공되기까지는 총 11년8개월, 3090억원의 사업비(정부 2163억원, 기금 504억원, 민간 등 423억원)가 들었다. 사업이 지난 95년 시작됐고, 그 기간중 IMF 시대가 있었음을 감안한다면 결코 적은 비용이 아니다.

또 참여한 기관은 39개(연구계 5, 대학 10, 산업계 24), 참여인력도 연 286명에 이른다.

에너지 빈국에서 에너지 강국으로 이끌 선구자격인 KSTAR는 2008년 11월까지 주장치, 부대장비 및 부대설비의 종합 시운전을 통해 시스템 전체 운전시험을 완료하고, 내년 하반기 최초의 플라즈마 발생을 수행할 예정이다.

또 ITER 완공 때까지 ITER 건설 및 운영에 필요한 기초실험 기술자료를 상호보완적으로 제공하고, 한국형 핵융합실증로 건설에 필요한 독자적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신재인 국가핵융합연구소 소장은 "KSTAR 건설을 통해 향후 막대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는 극동지역 핵융합발전소 건설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신 소장에 따르면 상용화 시대에 상업적으로 최적화된 1.5GWe 발전소 건설비용은 약 40억달러로, 발전소 수요는 극동지역만 약 200기가 될 전망이다.

신 소장은 또 "2050년부터 핵융합발전소가 신규 전력수요를 대체, 2070년대까지 100만kW급 핵융합발전소를 60기 이상 건조할 경우 국내 전력수요의 30% 이상을 담당하게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2040년대 한국형 핵융합발전소 건설, 그리고 에너지 빈국에서 에너지 수출국으로까지 이제 30여년이 남았다.


KSTAR를 통해 얻은 성과들

우리나라가 KSTAR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얻은 성과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ITER 공동개발에 합류한 것으로 꼽을 수 있다. KSTAR 개발을 통해 핵융합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우리나라는 유럽연합(EU), 일본, 러시아, 미국, 중국, 인도 등 참여하고 있는 ITER 사업에 지난 2003년 6월 참여한다.

특히 KSTAR에 사용된 신소재 초전도체(Nb3Sn)는 ITER에도 그대로 사용되는 것으로, 이는 핵융합기술 강국으로의 도약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설계, 개발, 제작까지 핵융합로의 전 과정을 순수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이와 함께 핵융합장치 건설 핵심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했다는 점도 뺄 수 없는 성과다. 우리나라는 KSTAR 건설을 통해 세계 최고 성능의 초전도자석 제작기술을 보유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지난 기간동안 10대 원천기술을 획득했다.

아울러 KSTAR 장치 건설과정에서 파생된 기술문서 1165여건, 학술지 400여건(SCI급 250여건), 특허출원 79건, 특허등록 32여건 등을 D/B로 구축했다(2007년 5월). 이 자료는 향후 한국형 실증로 및 상용핵융합로 건설을 위한 기준서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건설과정에서 획득한 초전도, 초고온·극저온 기술, 빔기술 및 플라즈마 기술 등을 통한 신산업 창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일례로 플라즈마를 이용한 LCD 제조장비 실용화가 이뤄질 경우 오는 2010년이면 해당산업의 국내시장과 수출시장을 각각 30%, 15% 점유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른 파급효과는 직접적으로만 2조원, 그리고 1만개의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타국과의 비교

1960대부터 핵융합 장치건설 기술을 개발해 온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그동안 건설 및 운영경험이 빈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KSTAR 장치건설을 통해 핵융합장치 건설 기술면에서 선진국의 약 75% 수준까지 올라섰다는 분석이다. 특히 초전도자석 분야는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받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2005년 기준, 미국·EU·일본과는 6~7년 정도의 기술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AST를 완공한 중국과는 0.5년 정도 앞서 있지만 운영기술에서는 뒤져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일본은 지난 1961년 플라즈마 연구소 설립을 계기로 핵융합연구에 착수해 다양한 방식의 핵융합로(토카막, 스텔러레이터, 관성핵융합)를 개발연구하고 있으며, JT-60 및 JT-60U 등 대형 핵융합장치에서 1998년 에너지 분기점 이상(Q=1.25)을 달성한 바 있다. JT-60U 후속장치인 JT60SA(NCT)는 오는 2013년 완공예정이다.

1970년대 구소련에서 제작한 HT-7을 들여온 후 본격적으로 연구에 착수한 중국은 지난 1995년 독일에서 중형 ASDEX 토카막을 도입해 개조한 후 2002년 12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2006년에는 초전도자석인 중형 초전도 토카막 EAST를 완성하고 첫 방전실험(2006년 9월)에서 섭씨 5000만~6000만도를 달성했다.

즉 토카막건설, 초전도자석, 핵융합운영 등 주요장치 기술부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여주는 일본은 재료연구, 이론 및 실험분야까지 세계 수준을 역량을 가졌으며, 일본에 비해 기술수준이 떨어지는 한국과 중국은 핵융합장치 설계제작에서는 세계적인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ITER과 핵융합 시대

라틴어로 '길'을 뜻하는 ITER는 국제협력 하에 핵융합발전 실험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즉 지난 40년간 세계 핵융합실험 장치들이 이루어 낸 실험결과들을 종합해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공학적으로 점검하는 것으로, 오는 2015년 프랑스 남부의 소도시인 카다라쉬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에는 약 50억8000만유로의 건설비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유치국 EU가 전체의 45.46%인 약 23억900만유로(약 2조7708억원)를, 비유치 6개국이 각각 9.09%인 4억6200만유로를 분담한다. 우리나라는 현금으로 22%, 현물로 78%를 지불한다.

현물조달분은 참여국이 각각 할당받은 조달 물량을 자국에서 제작·납품하는 비용과 자국전문인력 파견비용으로, 우리나라는 진공용기, 초전도자석, 삼중수소 운송·저장, 전력공급계통, 블랑켓 등 총 10개 품목을 국내기술로 제작해 공급한다.

과학기술부 관계자는 "ITER에의 참여는 핵융합 선진국과 대등하게 과학기술 강국으로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하며, 첨단 핵심기술 및 대량 생산기술을 확보해 에너지 종주국으로 도약하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세계 각국은 왜 핵융합 에너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일까?

핵융합은 무한하고 고효율적임과 동시에 기존 핵분열에 의한 원자력발전에 비해 안전성이 탁월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즉 대용량의 에너지원이자 원자력발전이 내재하고 있는 '위험성'에서도 비켜서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핵융합은 이산화탄소 발생이 없어 지구온난화를 야기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

운전 과정에서 중·저준위 폐기물이 일부 발생하지만, 이마저도 10년에서 길어도 100년 이내에는 모두 재활용이 가능해 원자력발전처럼 장기적 폐기물 처리시설이 필요치 않으며, 연료공급이 중단되면 1~2초 내로 운전이 자동정지해 발전소 폭발, 방사능 누출 위험이 없다는 설명이다.

또 바닷물에 풍부한 중수소와 지표면에서 쉽게 추출할 수 있는 리튬(삼중수소)을 원료로 하기 때문에 자원이 거의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로서는 매우 유리한 에너지원인 셈이다.

이와 함께 1g의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혼합연료로 시간당 10만kW 전기를 생산할 수 있으며, 300g 삼중수소와 200g 중수소만으로 100만kW급 발전소 2기를 하루 가동가능할 정도로 고효율적이다.

일각에서는 핵융합의 상용화와 관련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바로 고개를 저으며 앞으로의 결과에 자신감을 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명칭 : (주)에너지데일리
  • (우)07220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38길 13-7 주영빌딩 302호
  • 대표전화 : 02-2068-4573
  • 팩스 : 02-2068-45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병훈
  • 제호 : 에너지데일리
  • 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06719
  • 등록일 : 1999-07-29
  • 인터넷등록번호 : 서울 아 01975
  • 등록일 : 2012-02-16
  • 발행일 : 1999-09-20
  • 발행인 : 양미애
  • 편집인 : 조남준
  • 에너지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너지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nergydaily.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