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Next, 2007)
넥스트(Next,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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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1.02 16:1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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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에서 마술쇼를 하는 크리스 존슨(니콜라스 케이지 扮)은 2분 후의 앞(미래)을 볼 수 있는 비밀스러운 능력을 갖고 있다. 크리스의 이런 능력을 알고 있는 FBI 요원 칼리 페리스(줄리안 무어 扮)는 테러리스트 집단이 LA에 핵폭탄을 설치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게 되자, 핵폭탄의 위치를 알아내어 핵폭발을 막기위해 크리스를 찾아 나선다. 반면 테러리스트 집단도 자신들의 음모가 들통나는 것을 감추기 위해 크리스의 뒤를 쫓는다. 크리스는 리즈(제시카 비엘 扮)라는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데, FBI와 테러리스트로부터 추적을 당하게 되자, 연인까지 위험에 빠뜨리는 위기를 겪게 되는데…

2분 후의 미래를 미리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기발한 상상을 바탕으로 작품 소설을 쓴 사람은 SF 소설의 대가 필립 K. 딕이다. 필립 K. 딕는 이미 토탈 리콜(1989), 블레이드 러너(1982),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 등 유명 SF 영화의 원작을 줄줄이 써 왔는데 이번에는 미래 예지능력을 갖고 있는 사나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골든맨(The Golden Man)이라는 단편 소설을 썼다.

리 타마호리 감독이 이 골든맨을 원작으로 하여 만든 영화가 바로 넥스트(2007)다.

영화는 미래를 미리 보는 주인공 때문에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이외에도 007 어나더데이, 트리플엑스 2 등 액션물에 정통한 리 타마호리 감독답게 자동차와 열차의 충돌, 산사태 등 각종 볼거리를 관객에게 선사하고 있으며, 그랜드 캐년과 라스베이거스의 풍경이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출연진으로는 최근 고스트라이더(2007)를 히트시키며 건재한 인기를 과시한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인공 크리스 역을 맡았고, 포가튼의 줄리안 무어, 스텔스의 제시카 비엘이 함께 출연했다.

또 니콜라스 케이지의 한국계 부인 앨리스 김이 한국 본명 용경을 그대로 사용하여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하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사실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는 그동안 많이 있어 왔다.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다룬 타임머쉰(1960)을 필두로 프리퀀시(2000), 나비효과(2004), 데쟈부(2006) 등 셀수 없을 만큼 많았지만, 이와 반대로 넥스트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미래의 범죄를 예견하는 것처럼 자신의 2분 앞의 가까운 미래를 소재로 한점이 흥미롭다.

만약 이런 시간여행이 가능한 기계나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면 사고나 불행 등을 미리 예측하게 되어 고통과 불행에서 영원히 해방될 수 있다는 꿈같은 생각도 갖게 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대신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갖가지 사고를 수학적 모델링을 하여 컴퓨터로 프로그램할 경우 가상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설비를 만들 수 있는데, 이것을 시뮬레이터라고 한다.

원자력발전소에는 훈련용 시뮬레이터가 있는데 실제 원자력발전소의 중앙제어실(Main Control Room : 발전소에 설치된 각종 기기 및 기기들의 변수를 감시하고 원격 제어할 수 있게 만든 제어실)과 동일하게 제작하고 각종 기기를 전산기 프로그램으로 가상 처리하여 동일하게 반응하도록 제작된 설비이다.

이 설비에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 가능한 모든 갖가지의 비정상 또는 비상상태의 1000여 개의 초기조건을 거짓으로 주입하여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하여 훈련을 함으로서 실제 발전소에서 미래에 갑작스레 닥칠 수 있는 갖가지 사고나 고장 발생시 대처능력 배양시키고, 인적 실수를 방지하여 발전소를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설비이다.

재미있는 점은 원자력발전소 시뮬레이터에는 발생 가능한 사고외에도 확률적으로 제로인(실제로 발생할 수 없는 사고) 설계기준사고(Design Basis Accident)를 초과하는 사고(Beyond DBA)까지 예측할 수 있게 모델링 되어 있으니, 확실하게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이런 것이 없더라도, 원자력발전소는 기본적으로 다중심층방어 개념, 즉 같은 기능을 갖는 설비를 2개 이상 중복하여 설치하고(다중성), 한가지 기능을 달성하기 위해 성질이 다른 계통이나 기기를 2개 이상 설치(다양성), 그리고 2개 이상의 계통이 한가지 원인에 의해 기능이 상실되지 않도록 분리 설치(독립성)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원인에 의해 설비 본래의 기능이 상실될 때 발전소가 안전한 방향으로 유도되도록 되어 있어 본질적으로 잔고장은 있어도 사고가 발생할 수 없다.

최근에 새로 개발하고 있는 신형 원자로는 추가로 피동형 개념을 도입하여 사고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피동형이라는 것은 고장이나 사고가 일어나면 이것을 방지하고 완화시키기 위해 계통이나 설비를 집어 넣는다는 능동형 개념에 반하여, 그냥 내버려 두어도 알아서 자연스럽게 사고가 나지 않는 방향으로 가도록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원자로 내에서 과도하게 열이 발생하는 경우, 능동형에서는 냉각수를 펌프로 공급하여 냉각하는데, 피동형에서는 냉각수를 높은 위치에 놓아서, 비상시 물이 높은데서 낮은데로 흐르는 자연법칙과 자연대류를 이용하여 펌프 없이도 자연스럽게 냉각시키는 것을 말한다.

인간으로 비유하면 능동형에서는 감기에 걸리면 주사를 맞았지만, 피동형에서는 처음부터 백신을 맞아 감기를 사전에 예방하는, 즉 자연스럽게 면역체계를 갖도록 해 주는 것이다.

최근에 세상이 복잡해져서 그런지, 주변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전자 제품이나 자동차 등에 원자력발전소의 시뮬레이터, 다중 심층방어, 피동형 원리가 적용되어 더 안전해지고 훨씬 편리해진 것을 보니, 원자력발전소 종사자로서 반갑기만 하다.


‘영화바로잡기’ 는 급변하는 정보기술(IT)을 영화와 연관지어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코너다. 주변의 첨단 정보기술, 미래의 환경에 대해 영화에 등장하는 장면을 중심으로 오류, 부연설명을 통해 어려운 기술을 알기 쉽게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이 전개될 예정이다.

연재를 맡은 김충태 한국전력기술 전력기술개별연구소 팀장은 한양대학교 원자력공학과, 동 대학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전력기술(주)에 입사했다.

김충태 팀장은 주로 인공지능과 전문가시스템 기술을 활용해 발전소 주요계통 및 설비에 대한 감시 및 진단 프로그램을 개발해 발전소에 설치 적용하는 업무와 정보기술을 활용한 가동원전 운전자료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분석 평가 프로그램 개발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동안 기술개발과제로 원전설비 상태감시 및 진단 프로그램 기반기술개발 연구책임자(2002~2003), 웹기반 전산프로그램 기술개발과제 책임자(2001), 가동원전 전산프로그램 개량 연계 및 통합연구(2000), 터빈진동감시 프로그램개발 과제책임자(1998~1999), 발전소 인공지능 및 전문가시스템 개발연구(1990~1994), 원전2차계통 화학제어설비의 운전성 평가 프로그램 개발(1989) 등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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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민 2008-02-15 16:13:40
그동안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종민 2007-11-05 10:37:21
지구가 멸망해도 살아남는 것이 바퀴벌레라는 말을 들은 적 있는데
원자력발전소도 못지않게 튼튼하고 안전하군요.

안경훈 2007-11-02 21:52:47
한치앞도 못보는게 인간인데 2분이라면 그건 너무 긴 것 같다.
그런대 한치는 얼마나 긴 시간인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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