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글로벌 블루오션을 찾아라
취임 100일, 글로벌 블루오션을 찾아라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09.04.13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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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亞 등 해외진출 박차, 개도국 대상 기술·제도 지원
성과 바탕 차등 둔 조직개편 단행… 직원과의 소통 중시

[인터뷰] 김남덕 /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원장


“이달 14일이면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장으로 취임한지 100일이 됩니다. 그동안 500명이 넘는 직원들 이름과 특성까지 하나하나 살폈고, 작은 결재문서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꼼꼼히 챙겨 읽으면서 참 많은걸 배웠고, 그 속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취임 100일을 맞이한 김남덕 원장이 최근 들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해외진출 프로젝트다. 정부기관에서 늘 한계로 여겨왔던 법적 고유사업에서 과감히 탈피해 해외진출이라는 새로운 ‘전략아이콘’을 전면에 내세웠다.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의 앞선 승강기 기술과 제도를 지원하면 관련기업이 진출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해외 진출 드라이브

승관원의 해외 프로젝트가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김 원장은 지난 2월18일 몽골 종합전문검사국(GASI)과 ‘승강기 기술지원 및 제도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몽골정부는 ▶승강기 안전관리 및 법령 ▶승강기 검사체계 ▶승강기 정보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전문인력과 기술교류를 위해 상호협력하게 된다. 이번 협약체결로 몽골정부는 우리나라의 앞선 승강기 안전검사 기준과 법령체계, 관리 등 전반적인 시스템을 받아들이고 이를 제도화 한다.
김 원장은 “대한민국의 승강기 산업은 도전의 반세기를 넘어, 설치대수 40여만대로 세계 7위, 신규시장 세계 3위라는 놀라운 기적을 일구어 냈다”면서 “이번 업무협약 체결로 국내 승강기 부품 등 제조·설치, 유지보수업체가 중앙아시아라는 새로운 시장을 진출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승관원은 이를 시발점으로 몽골의 자원개발 및 자동화교통시스템, 도로, 환경개선 등에도 국내기업 참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아울러 구소련 독립국가연합 중 하나인 키르기스스탄 건설청에서 진행하는 국가건설사업에도 승관원이 참여해 승강기 설치감리, 진단, 컨설팅 업무를 수행한다.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의향서도 이미 키르기스스탄 건설청 장관과 교환한 상태다.
또한 키르기스스탄과의 의향서 체결은 인접한 러시아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몰도바 등 11개 이상인 구소련 독립국가연합(CIS) 국가 진출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국가에 설치된 승강기는 대부분 노후된 상태인데다 고장도 잦아 교체나 신규설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잠재적 블루오션인 셈이다.
과거 미국과 유럽(EU) 국가들이 자국에서 만든 승강기 설치기준을 통해 손쉽게 글로벌 승강기 시장을 확장시켜 나갈 수 있었던 것처럼, 앞으로 우리기업들이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김 원장의 생각이다.


‘고객중심경영’ 재시동

“5월 단행되는 조직개편과 직원 개인별 업무평가도 성과중심으로 바꿀 것입니다. 기존의 임원과 간부 전원에 대해서는 업무능력에 따라 재신임을 실시하고, 재임기간 중 성과에 따라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직원이 나올 수 있도록 획기적으로 임금체계도 개편합니다.”
김 원장은 승관원이 정부 경영평가에서 늘 하위권을 맴돌던 꼬리표를 떼내기 위해 과감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성과중심 평가를 통해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고, 고객만족도 향상과 새로운 신성장모델을 찾는 것이다. 그는 “열심이 일한 직원이 대우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객관적인 보상체계가 만들어지지 않고서는 기관의 발전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고객만족을 위한 업무도 전문적으로 개선된다. 이는 승관원이 청렴도 1위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정부 고객만족도평가 순위가 그에 미치지 못해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고객을 관리하고 지원하는 업무채널이 일원화 되어 있지 않은데다 전담하는 부서조차 없었기 때문에 업무의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었다는 판단이다.
김 원장은 취임직후 첫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5명으로 짜여진 고객지원팀을 신설했다. 이로써 고객중심경영이라는 기치아래 고객과 직접 소통하고, 고객만족도 꼴찌라는 꼬리표도 떼어낸다는 전략이다.
급작스런 변화를 받아들이기 힘든 직원들도 있지만 김 원장은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서울과 전국지원을 순회하며 현재 승관원이 처한 현실과 비전에 대해 설명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경영에 힘을 보태주면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고 직원들과 약속했다.
“조직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스템 도입이 절실했습니다. 특히 성과를 중심으로 한 임금체계 개편은 팀간, 직원들간 경쟁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러일으켜 업무효율을 제고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한 기관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선 우수한 역량을 가진 직원들이 많아야 한다는 것이 김 원장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김 원장은 노사간 협의를 통해 우수한 직원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혜택도 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국제 승강기 산업밸리 조성

승강기 설치역사 100주년을 맞는 2010년에 한국승강기대학 거창캠퍼스가 개교한다. 이 곳에서는 한해 평균 220여명 이상의 승강기 설계, 검사, 유지보수 등에서 일할 수 있는 전문 기능 인력을 배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 원장은 2012년부터 경상남도 거창군에 ‘국제 승강기 산업밸리’를 조성해 명실공히 세계 승강기 산업을 아우르는 허브(Hub)로 발돋움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승강기밸리에는 승강기 연구개발(R&D)을 수행하는 ‘지원센터’와 승강기 산업화단지, 그리고 초고속 승강기를 시험할 수 있는 테스트타워 등 각종 최첨단 ‘인프라(Infra)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경남 거창지역 발전과 다국적기업에 잠식당한 국내 승강기 기업체 육성은 물론, 산업시스템 자체를 선진형으로 바꾸는데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소통… 그리고 또 소통

김 원장은 소통을 중시한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시간이 날 때마다 사내 통신망에 올라오는 내용을 꼼꼼히 챙기며 상황에 따라 댓글까지 남긴다. 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람들 간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과 친구를 자처하며 500명이 넘는 직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외운 뒤 자연스럽게 안부 인사를 건넬 정도다. 정부기관장의 이미지로 대변되던 냉철함과 권위적인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어떻게 하면 직원들에게 감동을 주고 조직에 자긍심을 갖게 할지 고민하는 그다.
직원들이 신분의 불안을 느끼면 자신감을 잃고 주인의식이 생기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될 수 있으면 인원감축보다는 객관적인 성과평가를 통한 차등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열심히 일해 성과를 내는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과는 월급의 폭을 넓히라고 지시했습니다. 또한 성과가 없는 직원에게는 성과 계획서를 받아 목적과 동기를 부여하라고도 했습니다.”
외부에서 온 최고경영자(CEO)인 만큼 김 원장은 어깨가 무겁다. 당장 조직개편과 신산업육성, 수익구조 개선을 통한 흑자경영과 같은 복잡한 문제들을 성공적으로 매듭지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이다.
김 원장은 “내부 승진자가 할 수 없는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정책을 펴는 사람은 창의적이면서 직관이 발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30년 넘게 국가정보원과 정치를 하면서 쌓아온 연륜의 CEO라면 승관원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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