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력시스템의 수퍼 하이웨이 HVDC시스템
[기고] 전력시스템의 수퍼 하이웨이 HVDC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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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0.3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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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길수 / 고려대학교 전기전자전파공학부 교수
19세기 에디슨의 시대에서 사용되던 전기는 직류였지만,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는 50또는 60Hz 정현파 전압을 기본으로 하는 교류이다.
변압기를 이용해 비교적 손쉽게 고전압으로의 승압을 거쳐 전력을 전송함으로써 손실을 줄여 장거리 송전이 가능해지고, 이에 따라 전기 소비지와는 멀리 떨어진 지역에 발전단지가 위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테슬라에 의해 간단한 원리의 교류 전동기가 개발되면서 교류는 직류를 누르고 표준이 돼 지난 100여년 동안 사용돼 왔다.
그러나 전력변환 설비의 개발에 따라 교류 기반 전력시스템에 직류시스템의 도입도 진행되고 있다. 1954년 스웨덴의 육지와 고틀랜드 섬 사이의 HVDC(High Voltage Direct Current) 송전을 시작으로, HVAC 송전에 비해 장점이 많은 대규모 장거리 송전 분야에서의 활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사진-1’과 같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이 분야에서는 DC 송전 방식이 많이 사용되고 있어 본 원고에서는 다루지 않고, HVDC를 필요로 하는 새로운 영역에 대한 소개를 하고자 한다.

▲ 늘어나는 HVDC 활용

현재의 전력시스템은 동기화된 주파수로 운전되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외란에 의한 영향을 시스템 내 모든 구성요소가 받게 되며, 큰 규모의 외란이나 그에 따른 연속적인 고장은 전체 시스템의 다운을 유발하게 된다.
하지만 이같은 교류기반 시스템의 문제는 직류시스템을 적용함으로써 일정 부분 해소 가능하다. 그 활용 예가 BTB(Back to Back) HVDC 시스템을 이용한 전력시스템의 충격을 흡수하는 것이다.
미국 EPRI는 DCI와의 공동연구(H. Clark, A. A. Edris, M. El-Gasseir, K. Epp, A. Isaacs, D. Woodford, ‘Softening the Blow of Disturbances’, IEEE Power & Energy Magazine, vol. 6, issue 1, pp. 30~41, January-February 2008)를 통해 기존의 AC 계통에 DC 기술을 적용, 전체 계통의 신뢰도를 증진시키는 방법을 제안했다.
각 지역들 간의 연계선에 BTB HVDC를 설치, 외란에 의한 충격이 사고가 발생한 지역에서는 크게 나타나지만 그 외 지역에서는 그 영향이 작아 정상적인 운전 상태를 유지하는 개념이다. 실제 이 개념은 미국 동부 연계(Eastern Interconnection) 계통에 적용돼 DC 연계선의 AC 계통 적용을 통해 전체 전력 계통의 신뢰도가 증가함을 보였다.
‘사진-2’는 미국 동부 전력 계통에서 2003년 8월에 발생한 연쇄 사고에 의한 계통 붕괴 현상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 동부 계통은 아래 그림에서처럼 A~D까지 4개의 AC 계통으로 구성돼 있다. 2003년 8월 D 계통과 Metro 지역을 연결하는 송전선에 사고가 발생해 탈락되면서 Metro 지역으로의 전력 공급이 D→B→C→Metro로 우회하게 됐다. 그로 인해 Metro 지역과 D 계통 사이에 전압 위상차가 커지게 돼 불안정 현상이 나타나고 해당 경로를 따라 전압 강하가 발생하면서 전압 불안정 현상이 나타나 전체 계통이 붕괴하게 된 것이다.
만일 ‘사진-2’의 (b)에 나타낸 것처럼 각 계통 간의 연계선에 BTB HVDC가 설치돼 있었다면 C-D (C-Metro) 지역간의 연계선에 설치된 BTB HVDC가 Metro 지역으로의 전력 조류를 제한, Metro 지역만 계통 붕괴가 일어나고 나머지 지역들은 정상 운전을 계속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는 BTB HVDC 시스템의 전력 조류 제어 특성을 이용해 광역정전의 방지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 일본에서는 BTB HVDC를 지역 간 연계에 활용하고 있다.
HEPCO(Hokuriku Electric Power Corporation) 계통과 CEPCO(Chubu Electric Power Corporation) 계통 간에 설치돼 있는 Minami-Fukumitsu BTB HVDC 시스템의 운영이 그 사례이다.
이 시스템은 HEPCO와 CEPCO, KEPCO(Kansai Electric Power Corporation)간의 불필요한 환상 조류를 막기 위해 설치됐으며, HEPCO와 CEPCO 간의 전력 조류를 제어할 수 있다. HEPCO와 KEPCO 간의 AC 연결이 끊어지거나 HEPCO의 양수 발전이 탈락하게 되는 비상 상황 하에서는 주파수 제어 모드로 동작, HEPCO의 주파수를 일정하게 유지시킨다.
우리나라에서도 수도권 전력시스템에서의 높은 고장 전류 문제와 송전용량 한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BTB HVDC의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 교류 기반의 전력시스템 운용에 따른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대안으로 HVDC의 활용이 점점 늘어가고 있는 것이다.

▲ 신재생 연계 대안

녹색성장을 위한 신재생에너지원의 보급 확대는 송·배전망의 확충에 의한 전력시스템의 유연성 확보를 필요로 하며, 최근 논의되고 있는 스마트 그리드의 필요 이유도 풍력발전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원의 가변적인 발전출력 문제를 전력망 차원에서 해결해 신재생에너지원의 전력시스템 연계를 원활하게 하는 것이다.
HVDC를 통한 연계는 대규모 신재생에너지원의 유연한 전력시스템 연계를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특히 대규모 해상 풍력발전단지가 증가하면서 HVDC를 이용한 전력시스템 연계가 증가하고 있다. 2009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독일의 NordE.ON 1은 ABB사의 전압형 HVDC(HVDC light)가 사용된 사례이며, ‘Borkum 2’라는 이름의 해양풍력발전단지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육지로 전송하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
‘Borkum 2'는 현재 상업운전을 하고 있는 해상 풍력발전단지 중에는 가장 큰 규모를 가지고 있다. 사용된 HVDC의 용량은 400MW, 케이블의 길이는 총 203km에 달하며, 그 중 128km가 해저케이블이고 75km가 지상케이블이다.
해상 풍력발전단지는 점차 대형화되고 육지에서의 거리도 증가하는 추세에 있기 때문에 향후 해상 풍력발전단지의 전력전송을 위한 HVDC의 수요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육지 내의 적용 사례로는 National Grid에 의해 진행중인 Northeast Energy Link 프로젝트다. 이는 미국 동부 메인 주에서 보스턴 지역까지 2012년까지 220마일의 660MW HVDC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무려 20억달러에 달한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메인 중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출력을 뉴잉글랜드 지역에 공급하여 해당 지역의 전력시장가격을 줄이는 것이다.
이처럼 지속적인 신재생에너지원의 보급 확대와 함께 HVDC의 활용 필요성도 더욱 커져가고 있다.

▲ 필요한 부분 적용 늘려야

마이크로프로세서에 기반한 설비의 증가로 직류를 전원으로 하는 부하들이 크게 늘어가고 있고, 일부 인터넷 데이터센터에서는 직류 전력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원 중 태양광발전이나 연료전지, 그리고 배터리 등은 직류를 출력으로 하는 발전원으로 인버터를 이용한 전력의 변환을 필요로 하고 있다. 또한 전기자동차의 보급 확대에 따른 전력변환 충전설비 수요의 증가도 예상되고 있다. 전기자동차의 충전과 관련된 전력시스템의 수요 증가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배전망의 공급용량 확충과 전력 수요 조절의 필요성을 해결할 수단을 필요로 하며, 전력변환 장치와 직류를 공급하는 배전시스템이 이러한 상황에 또 다른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교류 기반 전력시스템을 직류 시스템으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고 비실용적일 것이다. 이 원고의 목적은 교류 전력시스템의 기반 하에서 직류 사용이 우월한 경우 직류 시스템의 활용을 늘리자는 것으로, 직류 시스템의 활용이 증대되는 환경 하에서 국내 관련 기술의 발전을 위해 직류 시스템의 적극적인 도입을 추진하고 핵심기술의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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