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앤페덜’은 과거 얘기, 인식전환 쉽지않아
‘로켓앤페덜’은 과거 얘기, 인식전환 쉽지않아
  • 유은영 기자
  • apple@energydaily.co.kr
  • 승인 2010.05.10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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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강현 대한석유협회 회장

적정가(價)는 70~80달러 사이, 낮으면 신재생 투자 못해
국내 생산 LPG에 석유수입부과금은 역차별
수입LPG에 부과 또는 국내기업에 환급조처해야



지난해 고전을 겪었던 정유업계가 올해는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오강현 대한석유협회 회장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석유수요가 2%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유업계는 지난해 세계경제 침체로 인한 수요 침체로 정제마진에서 상당기간 적자를 냈다. 다행히 비정제 분야에서 흑자를 내 정제마진 적자를 메꿀 수 있었으며, 중국의 석유화학 제품 수요 급증도 적자를 메꿀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 올해 들어와서는 정제마진도 회복세를 띠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회장은 "요즘 원유가는 급상승하고 있지만 제품가는 서서히, 그리고 덜 오르고 있다"며 "제품가는 70~80달러 사이가 생산자와 소비자 둘 다 만족할 수 있는 가격"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낮으면 대체에너지나 신규에너지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없어지고 석유개발비용이 모자라게 되기 때문이다.
오 회장은 미국의 경제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을 보면 세계 경기회복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진단하고, 그래도 우리나라는 4.6~5% 성장이 예상되는 것을 보면 비교적 양호하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또 업계의 당면과제에 대해 인도, 중국 등 산유국이 정유시설 투자를 늘리는 최근 추세를 보아 정유업 하나에 의존하지 말고 사업다각화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유회사에 대한 국민들의 오래된 불신인 담합과 폭리의혹은 많이 줄고 소비자들 인식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자들은 석유제품 가격이 비대칭적이라고 생각한다
정유업계는 재작년, 작년 연속 영업이익에서 적자를 봤다. 그래서 폭리를 취한다는 오해는조금 없어진 것 같다. 비대칭성 문제는 과거 서구 메이저 기업들이 횡포 부릴 때의 얘기다. 유가가 오르면 로켓처럼 빨리 오르고 떨어지면 깃털처럼 서서히 내린다는, 이른바 'Rocket & Feather' 이론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 세계 석유시장을 지배하는 힘이 메이저에서 산유국(국영석유회사)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국내 소비자시민모임도 특정기간의 석유가격을 연구해 봤더니 원유가 흐름과 소비자가가 상당히 대칭적으로 움직인다고 평가한 바 있다.
정유업계도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1~2주 시차를 두고 상당히 빠르게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과점 이용한 담합 의혹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한 마디로 오해다. 시장에 대해서 올바르게 진단을 하면 처방도 올바르게 나오는 법이다. 반대로 편견에 사로잡혀 진단하면 처방도 그릇되게 나온다. 국내 석유시장은 과점 하의 공급과잉 시장이다. 수출한다는 것은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다. 개도국의 정유산업은 독점이고 선진국 등은 과점형태를 띠고 있다. 그게 아니면 효율적이지도, 경쟁력을 갖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철강, 반도체, 조선도 다 그렇지 않나. 대규모 자본집약적 장치산업은 다 그렇다. 과점체제를 이용해서 담합을 한다면 잘못된 것이지만 과점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렇다면 정유회사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편견이란 얘긴가?
우리 제품의 경쟁력을 보려면 세전공급가격을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된다. 우리 석유제품 세전 공급가는 다른 나라보다 낮은 편이다. 휘발유의 경우 세금비중이 57%나 된다. 물론 세금을 매기는 것은 정당하지만 최종 소비자가만 가지고 무조건 정유회사를 비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유업계 판매이익은 마이너스다. 그런데 출고 이후 유통가 가지고 욕을 먹는다. 대체ㆍ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진출해서 고용유지, 국민경제에 이바지해야 하는데 순이익이 줄고 있다. 재원조달이 어려운 상황인데 일부가 잘못된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 오히려 북돋아 줘야 할 때이다.

소비자 인식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이것이 편견이라면 왜 바로잡지 못하는 것인가
인식 개선은 쉽지가 않다. 더구나 정유사가 외국인투자사 또는 대기업이기 때문에 '착취'의 이미지가 강하다. 또 적어도 1~2주에 한 번씩은 접할 정도로 소비자 생활과 밀접하기 때문에 가격에 대한 불만이 큰 것 같다. 포스코, 삼성전자 등은 순이익 몇 조를 봤다고 하면 국민들한테 칭찬을 받는데 정유사가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하면 욕을 먹는다. 지난 주(3월 마지막 주) 원유가가 3달러 이상 올랐는데 소비자가는 내렸다. 그런데 이건 기억을 못하는 것이다. 이것은 자기한테 유리한 것만 기억을 하는 관념의 문제다. 심리학 용어로 'Reason Theory'라고 부른다.

석유산업을 전망한다면?
우리나라 소비 행태로 봐서는 석유는 가장 효율적인 한정된 에너지다. 2030년가지 수요가 40% 가량 오를 것이다. 싸면 쌀수록 좋은 게 아니다. 세전가격이 얼마냐가 중요하다. 생계형 자동차의 경우 다른 정책적 배려를 생각해 봐야 한다. 에너지효율면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수준에 다다랐기 때문에 투자에도 한계가 있다.

온실가스ㆍ에너지목표관리제가 시행됐다. 업계에 타격이 예상되는데…
온실가스 감축은 총량규제 방식이어서 부담이 많아 어려움이 예상된다. 지난해 동남아 쪽 시설증대의 반 이상이 아시아였다. 우리의 경쟁여건이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인도, 베트남 등은 에너지효율도 낮고 품질도 낮다. 그래서 온실가스 감축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도 산업계 부담을 최소화해서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도와줘야 한다.
일본 하토야마 정부는 25% 감축을 선언했지만 이것은 기한을 정해 놓지 않은 먼 훗날 얘기다. 우리나라는 30%인데 산업에서 추가적으로 더 줄일 여지가 없다. 일반건물 등에서 에너지절감 여력이 많다고 본다. 정유업계에 요구하는 온실가스 감축량은 정유산업의 국제적인 에너지효율 지표를 생각해서 요구해야 한다고 본다.

에너지원단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에너지원단위는 개선해야 하지만 그 자체를 갖고 그 나라 산업구조가 효율적인지를 논하는 것은 비논리적이다.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에너지원단위가 굉장히 높다, 같은 GDP에 에너지를 3배를 더 소비한다고들 얘기한다.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가 에너지다소비 산업에 치중하면서 발전했기 때문이다. 1배럴 원유를 정제하는 데 얼마를 쓰냐를 따져 누가 가장 효율적인지를 판가름해야 한다. 사실상 일본이 가장 효율이 좋다.

클린디젤차량 전망은 어떠한가
클린디젤은 석유제품 수급구조의 형평성 유지에 도움이 된다. 클린디젤차는 미세먼지와 오염물질 배출도 과거보다 많이 줄었다. 국회가 작년 5월 친환경차 개발촉진에 관한 법률에 클린디젤차를 포함시켰다. 이제는 정부가 나서서 클린디젤차에 매기는 환경개선부담금을 없애는 등 합리적 개선을 시도해야 한다.
석유수입부과금 문제도 개선해야 한다. 수입LPG에는 부과되지 않는 석유수입부과금이 국내 생산 LPG에는 ℓ당 16원이나 부과되고 있다. 국내 LPG생산기업에 대한 역차별이 분명하기 때문에 관련 제도를 개정해야 한다. LPG 사용량이 미미할 때는 큰 문제가 안됐지만 전체 석유제품 소비량의 13.7%를 차지하는 현 상황에서 수입LPG에 대해서만 석유수입부과금을 적용하지 않아 시장왜곡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하루빨리 제도개선에 나서야 한다.
원유 정제과정에서 생산되는 LPG에 부과된 석유수입부과금을 환급조처 등을 통해 없애야만 완제품 수입LPG와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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