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력피크 유발 냉·난방기기 효율관리 매진 필요”
[인터뷰] “전력피크 유발 냉·난방기기 효율관리 매진 필요”
  • 조영만 기자
  • apple@energydaily.co.kr
  • 승인 2012.07.13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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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효율 향상 있어 왔지만 전기소비량 증가도 사실"

  ■ [인터뷰] 김영래 / 에너지관리공단 효율표준화인증센터장


우리는 지난해 9월 발생한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사태로 많은 홍역을 치렀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격'이지만 전력분야 관계자들은 예비 전력 단계별 대책을 마련했다며, 올해는 블랙아웃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하지만 최근 나라안팎에서 ‘전력피크’로 불거진 여러 문제들이 이슈거리다. 정전사고로 가동을 중지했던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로 아직까지 진실공방이 계속되고 있으며, 지식경부제부는 전력위기를 극복하자며 국무총리실, 서울시, 에너지관리공단과 함께 문 열고 냉방하는 업소 단속활동까지 벌였다. 만약 올해 블랙아웃이 일어나면 복구 기한을 감안했을 때 국내총생산(GDP)에 11조6000억 원 정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 들은 말한다.

실무자부터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제도 및 대기전력저감프로그램 업무를 담당해 지금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에너지라벨링제도 국제프로젝트 이행협약인 ‘IEA 4E 집행위원회’ 한국 대표를 맡고 있는 에너지관리공단 효율표준화인증센터 김영래 센터장을 만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제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이다.

 

 


- 에너지관리공단 효율표준화인증센터의 업무를 간략히 소개한다면.


▲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제도·고효율에너지기자재인증제도·대기전력저감프로그램 등 효율관리 3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공공기관 LED조명 보급사업, 사회복지시설 고효율화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산업부문에서 에너지경영시스템을 보급하는 것도 우리 부서의 업무며, KEMCO에서 가장 많은 국제회의를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IEA 4E, SEAD, GSEP, APEC EGEE&C 등 국제회의에 한국을 대표해 참가하고 있다.

 

- 올해로 에너지효율관리제도가 19년째를 맞이하는 걸로 알고 있다. 그간의 성과와 추진 내용 중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 단일기기로 국가전력량의 40%를 차지하는 삼상유도전동기를 고효율전동기로 생산·판매를 의무화시킨 것이다. 1998년도 고효율전동기 시장점유율이 1.6%에 불과했는데 2011년도에는 무려 79%까지 올라갔다. 이로 인한 에너지절약효과는 무려 1조 4000억 원 에 달한다.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가전기기 에너지효율이 눈부시게 성장했다. 일례도 냉장고 1L의 연간소비전력량은 지난 10년간 59%나 줄었고, 에어컨은 20% 에너지효율향상 효과가 있었다.
세탁기의 평균 소비전력량도 효율등급제 시행이후 22%나 감축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프로젝트로 시행한 OECD 13개 국가 간 에너지효율 비교결과에서도 에어컨과 TV가 미국, 유럽연합(EU), 캐나다, 호주 등을 제치고 세계 1위를 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대기전력 1W 정책과 경고표시제를 세계 최초로 시행한 것도 큰 성과이다.

 

- 현재 2012년 우리나라 에너지 소비실태는 어떤가. 시급히 개선해야할 문제점은.


▲ 꾸준한 에너지 효율향상이 있어 왔지만 소득증가에 대한 전기소비량의 증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전력피크를 유발하는 전기냉·난방기기에 대한 효율관리가 중요하고 이쪽에 대한 효율관리를 매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공단은 올 4월부터 전력피크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시스템에어컨에 대해 효율관리기자재로 지정하고 최저소비효율기준을 적용,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를 의무화 했다.
또한 겨울철에 과도한 전열기의 사용을 억제하고자 지난해 12월부터 전기온풍기, 전기스토브, 전기라디에이터 등 7개 전열기에 에너지비용표시제를 시행한 바 있다.

 

- 국제사회가 채택한 ‘교토의정서’는 현재 중국, 인도 등 거대 신흥국들과 미국, 유럽연합(EU)의 마찰로 교토의정서 연장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향후 ‘교토의정서’와 관련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예상한다면.


▲ 시기의 문제이지 국제사회는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10위 국가인 우리나라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 의무부담 요구를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에 대한 높은 해외 의존도를 감안할 때 교토의정서 진행과 관계없이 에너지 이용효율 개선과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 그럼 국가적인 에너지절약을 위해서 가장 효율적인 부분은 무엇인가? 그 이유는.


▲ 국가 에너지절약을 위해서는 산업, 수송, 건물, 기기·설비 등 4대 부문의 에너지 효율향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중 기기·설비부문의 에너지 효율향상은 근원적인 에너지절약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에너지절약형 제품을 많이 보급해 원천적인 에너지절약을 기하는 방법이 유용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분석한 2030년까지 CO2 배출량 감축 잠재량에서 기기·설비(조명 포함)부문의 비중은 무려 45%에 이르고 있다. 이는 에너지절약 정책 중에서도 기기·설비 에너지 효율향상 정책 수행이 가장 실질적이고 효과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에너지절약 권고 사항에 대한 각국의 이행현황을 평가한 결과 우리나라는 28개 회원국 중 15위로 중간수준으로 평가받았다. 반면 일본의 경우는 모범적 실천국가로 평가됐다. 일본이 하고 있는 에너지절약 우수사례가 있다면 무엇이며, 우리나라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 일본은 전 세계에서 가장 에너지절약을 잘 하고 있는 모범적 실천국가이다. 일본의 대표적 프로그램인 ‘탑러너 프로그램’도 유심히 보고 있는데 기기·설비분야의 표준을 보면 변압기의 효율기준이 우리에 비해 매우 높은 것 같다.
하지만 측정방법, 제도운영, 기기·설비부문의 에너지절약 표준 제정에 있어서 한국에 비해 ‘글로벌스탠다드’ 를 간과하는 약점도 있는 것 같다.

 

- 얼마 전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세계적인 대기전력 전문가로 유명한 미국의 앨런마이어(Alan Meier) 박사를 초청해 ‘에너지절약’ 세미나를 개최 했다. 미국의 에너지 절약 사례 중 국내에 도입해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 무엇보다도 네트워크 대기전력을 줄이라는 권고를 들었다. 지금은 모든 기기가 네트워크형 기기로 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네트워크 대기전력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소비전력 증가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말이다.
특히 모든 가정에 보급되어 있는 셋톱박스가 10∼20W의 과도한 대기전력을 낭비하는 것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해 볼 것을 우리나라에 제안했다. 예를 들어 1∼2W만 소비하는 수동대기모드 의무화 같은 것 말이다.

 

-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급변한 지금 에너지절약에 대한 ‘패러다임’도 변했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 어떠한 행태의 변화를 통해 에너지절약을 하는 것은 일정한 한계가 있다. 시스템에 의해 원천적이고 근원적인 에너지절약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예를 들어 대기전력을 감축하기 위해서 플러그 뽑기 운동만 고집한다면 30년이 지나도 여전히 플러그 뽑기 운동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플러그를 뽑지 않아도 대기전력 1W 이하 제품만 생산·판매되는 시스템을 구축하면 소비자의 불편 초래 없이도 에너지절약을 할 수 있다.

 

- 지식경제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이 고효율기기 시장전환을 위해 시행할 계획을 알고 싶다.


▲ 삼상유도전동기에 대하여 올해 4월부터 프리미엄전동기 효율기준을 제정했다. 프리미엄전동기에 대하여 세액공제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2015년부터는 프리미엄전동기로 의무화를 할 계획이다. 창 세트는 전체 건물 열손실을 20∼45%를 차지하는 건축물 에너지절약의 핵심설비이다.
올해 7월부터 세계 최초로 창 세트에 대해 의무적인 최저소비효율기준 적용과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를 의무화해 획기적으로 단열 능력을 개선할 계획이다.
제조업체의 부담완화를 위해 실측 외에 시뮬레이션 계산방법을 도입하는 것도 추진 중에 있다. 2013년 말까지 백열전구를 퇴출하고 LED조명을 획기적으로 보급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2015년까지 전체 조명중 LED조명 비중을 30%까지 올리고 2020년까지는 60%까지 상향조정을 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한국에서 LED조명 국제컨퍼런스 및 국제회의를 개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 세계 각국은 에너지절약제품 보급 확대를 위해 에너지 효율기준 및 라벨링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수출 의존도가 큰 나라에서 제품생산을 국내와 국외 기준으로 나누어 하기란 시간적, 물질적 비용이 클 거라 생각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어떤 식으로 에너지 효율기준 및 라벨링제도가 운영 중이며, 보안해야할 사항은 무엇이 있는가.


▲ 무엇보다도 측정방법을 IEC나 ISO 측정방법을 준용해 사용하는 국제표준화가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수출주도형 국가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은 전 세계로 수출을 기본으로 한다.
또한 각 국가별로 IEC 또는 ISO 규정을 원안대로 번역해 측정방법에 대한 국가표준으로 정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삼상유도전동기(IEC 60034-2-1), 냉장고(IEC 62552), TV(IEC 62087) 등의 국제표준화를 진행 중에 있고 향후 LED조명, 컴퓨터 등도 국제 표준화된 측정방법을 사용하는 것을 진행해 나갈 것이다.

 

- 마지막으로 에너지효율관리제도에 대한 앞으로의 ‘비전’을 듣고 싶다.


▲ 한국은 전체 에너지사용량의 97%에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에너지효율만은 세계 최고수준을 유지하도록 노력 하겠다. 그리고 효율관리제도 관리 대상제품을 가전기기 중심에서 에너지다소비기기 중심으로 변화를 도모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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