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자, 들깨 등에 있는 식물성 지방을 생산하는 주요 재료인 지방산을 수송하는 유전자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밝혀졌다.
포스텍 생명과학과 이영숙 교수팀은 식물성 지방을 만드는 주요 재료인 지방산을 지방질 합성이 일어나는 장소로 수송하는 유전자인 'AtABCA9'을 발견했다고 31일 밝혔다.
지방산은 야자나 들깨 등에 들어있는 식물성 지방산을 만드는 주요 재료다. 식물의 지방산은 색소체에서 합성된 뒤 소포체로 수송돼 지방질 합성에 사용된다. 지방산과 지방질 합성과 관련된 효소들은 대부분 알려졌지만 지방산이 어떻게 소포체로 수송되는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이 교수팀은 애기장대에서 분비되는 유전자를 분석해 AtABCA9가 지방산을 수송함을 찾아냈다. AtABCA9가 손실된 돌연변이 애기장대는 지방질 함량이 35% 감소한 종자를 생산했다. 반대로 AtABCA9를 과 발현시킨 애기장대는 지방질 함량이 40% 증가한 종자를 생산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AtABCA9 유전자가 종자의 지방질 합성을 증가시키는 중요 유전자라는 것을 밝혔다"며 "식물 지질 합성 분야에서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던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식용 및 산업 원료로 수요가 급증하는 식물성 지방질의 생산을 증대시킬 수 있는 유전자를 국내 연구진이 찾아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교수는 "기름을 더 많이 생산하도록 작물을 개량하는데 이용할 수 있는 중요한 유전자원이 될 것이며 바이오연료 생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교수팀은 현재 연구 성과 상용화를 위해 다국적기업과 라이선싱 계약 체결을 협의중이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26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