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수소연료전지 생산에 들어가는 백금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높은 가격으로 인해 대량 생산이 어려웠던 수소연료전지의 상용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국가기반기술연구본부 연료전지연구센터와 미래융합기술연구본부 전자재료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이 원자 수준의 백금 코팅 기술을 사용해 연료전지에서 백금의 양을 대폭 줄이면서 높은 성능과 내구성을 구현해내는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내 독자적 원천기술 확보뿐 아니라 연료전지 대중화의 토대가 되는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이를 활용해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에 들어가는 백금을 백금코팅 촉매로 바꾸면 종전에 약 70g이 소요되던 백금의 양을 20g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의 양산 계획을 발표하면서 수소를 사용하는 차세대 연료전지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친환경 자동차로 각광받고 있는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는 수소와 산소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엔진의 구동에 사용해 유해가스 배출과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하지만 대당 2억 원이 넘는 가격이 대중화의 걸림돌이었다. 중형급의 경우 연료전지에 사용되는 70g가량의 백금 촉매 비용이 약 1000만원에 달하고, 또 장시간 운전할 경우 이 촉매가 용해돼 연료전지 성능이 저하된다는 단점이 있어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고비용 문제를 해결하고 촉매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KIST 연구팀은 원자크기의 값싼 전이금속의 바깥쪽에 촉매 기능을 하는 백금을 코팅하는 '코어-쉘' 구조의 촉매를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촉매는 연료전지의 음극과 양극 전극 모두에 이용가능하며 촉매의 활성도와 내구성이 뛰어나 우수한 전기화학적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KIST 유성종 박사는 "이번 연구는 친환경 수소 연료전지의 상용화를 한 발 앞당겼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며 "최근 전력공급 부족에 의한 블랙아웃을 대비한 가정용 발전기 등의 비상발전용 기술로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지난 2월 19일,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Nature의 온라인 자매지인 ‘Scientific Reports’ 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