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칼럼] 성과평가가 아니라 성과관리가 중요하다
[E·D칼럼] 성과평가가 아니라 성과관리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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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6.1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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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욱 /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성과평가는 일반 기업에서 구성원들의 업적을 분석하고 이에 정합하는 보상 및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 주로 시행된다. 대부분의 공기업들도 기업의 성과를 향상시키고, 조직에 새로운 성과지향의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내부에서 성과평가체계를 갖추고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공기업의 성과평가는 성공에 많은 어려움이 존재하는데, 이는 외부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고 의사결정과정에 시장원리가 작동하지 않으므로 정확한 목표설정과 목표달성에 대한 가능성 예측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공기업의 내부 구성원들은 공기업 경영에 있어서 자신과 자신이 속한 부서가 달성해야 할 목표를 매우 보수적으로 책정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경영활동을 촉진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필자는 공기업 조직원들의 공격적인 경영을 유도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으로 성과평가가 아닌 성과관리체계로의 과감한 전환을 주문하고 싶다. 성과평가와 성과관리는 어떻게 다른가? 성과평가는 특정시점의 성과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부서 및 조직원들의 서열을 매기고 단순히 그 서열에 따라 적절한 보상을 주는 것에 그치는 방식이다. 반면 성과관리는 부진한 부서나 조직원들에 대해 단순히 네거티브 인센티브를 주는 것에서 벗어나 부진한 결과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컨설팅과 지원을 통해 회사가 원하는 목표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관리하는 방식이다.

다시 말해, 줄 세우기를 통해 치열한 경쟁분위기를 조성하여 결과지향적인 평가를 하는 단기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해 필요한 과정과 방법을 조직원들이 이해하고 습득할 수 있도록 분석해주고 이끌어주는 과정지향적인 관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조직원들은 어느 일정기간 동안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결과로 인한 부정적 평가를 두려워하기 보다 회사로부터의 더 많은 지원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좀 더 과감한 활동에 대한 의욕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과정지향적인 성과관리 체계가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포인트가 전제되어야 한다. 우선, 지금처럼 어느 일정기간 동안의 각 기능별 개별성과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에서 벗어나 그러한 단기간의 성과가 지속적으로 창출될 수 있는 평가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금년부터 적용되는 정부투자기관 평가기준은 미국의 말콤볼드리지 품질상 평가기준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그 말콤볼드리지 평가기준의 기본 철학은 Approach(접근방법), Deployment(전개), Learning(학습)의 피드백 과정의 반복 수행을 통해 지속적인 성과창출의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바뀐 정부투자기관 평가기준의 취지는 바로 이러한 피드백체계가 기관에 내재화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둘째, 지금처럼 매년 이루어지는 연간실적 위주의 평가체계는 지양해야 한다. 어느 정도 시간적 여유를 두고 조직원들이 공격적이고 과감한 경영활동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지금처럼 매년 평가가 이루어지면 단기간의 실적에 대한 지나친 부담 때문에 몸이 움츠려들 수 밖에 없고 멀리보는 경영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셋째, 절대평가지표에 너무 의존해서는 안된다. 즉, 일정한 목표를 정해 놓고 그 목표의 달성 여부로만 평가가 이루어진다면 당연히 달성 가능한 목표를 보수적으로 설정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절대목표를 달성했다 하더라도 타 부서나 개인 대비 상대적인 성과를 측정하여 절대평가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보다 도전적이고 공격적인 목표설정과 경영을 유도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상대평가를 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그 중 하나로 DEA(Data Envelopment Analysis, 자료포락기법)기법을 들 수 있다. 이는 투입 대비 산출의 효율성 수치를 상대적으로 비교하여 평가하는 방법이다. 기존의 절대평가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DEA 방법의 활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평가없이 향상없다.”는 말과 같이 기업에 있어 구성원의 동의와 지지를 얻는 성과관리체계를 갖추는 일은 인적자원관리의 핵심적인 사항이다. 지속적인 성과관리체계 구축과 이를 위한 과학적 경영 컨설팅, 이 모든 과정의 통합적 활용이 바로 공기업 성과 향상의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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