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소 안전에 관한 핵심 쟁점 규명과 원전 안전 향상을 위한 국제 공동연구를 주요 원자력 선진국들이 참여한 가운데, 우리나라 연구진이 우리 기술로 구축한 실험시설을 가지고 주관 수행하게 돼 관심을 모은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정연호)은 열수력안전연구부가 자체 기술로 설계·건설해서 운영 중인 ‘가압경수로 열수력 종합효과 실험장치’ 아틀라스(ATLAS)를 이용해서 경제협력개발기구 산하 원자력기구(OECD/NEA) 국제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주관하게 됐으며, 이 공동연구에 미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중국 등 13개국 18개 기관이 참여하기로 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ATLAS는 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계통, 안전계통 등을 상세하게 축소 제작해서 원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사고와 고장을 실제 압력과 온도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대형 실험시설로, 우라늄 핵연료 대신 전기 가열봉을 이용해 냉각재 상실사고 등 다양한 사고를 방사선 사고의 우려 없이 모의 실험할 수 있다.
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3~14일 이틀간 핀란드 라펜란타에서 열린 OECD/NEA 전문가 회의에서 원자력연구원이 제안한 ATLAS 이용 국제 공동연구 프로젝트(OECD-ATLAS)의 상세 수행 방향과 실험 항목에 대해 심층 검토한 결과 13개국 18개 기관이 공동연구 참여를 결정했다.
OECD-ATLAS 프로젝트는 2014년 3월 착수해 3년 간 수행될 예정(총 예산은 250만 유로, 국외 참여기관이 절반 부담)으로, 원자력연구원은 ATLAS를 이용해서 실험을 수행하고 생산된 실험 자료를 참여국에 배포하는 것은 물론, 실험결과 분석과 해석 방법 정립 등 공동연구 전반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OECD/NEA의 원자력 안전 국제 공동연구를 주관하는 것은 원전 중대사고 시의 증기폭발 현상을 성공적으로 규명하고 올해 초 종료된 OECD-SERENA(Steam Explosion REsolution for Nuclear Application) 프로젝트에 이어 두번째다.
특히 이번 OECD-ATLAS 프로젝트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부각된 원전 안전의 주요 이슈와 피동안전계통 등 새로운 안전개념을 실험으로 검증하기 위한 국제 공동 프로젝트로 원자력 안전연구의 새로운 획을 그을 전망이다.
OECD-ATLAS 프로젝트는 후쿠시마 사고와 같이 설계 기준을 초과하는 사고 발생 시의 각종 현상을 모의하고, 후쿠시마처럼 원전에 전력 공급이 완전히 중단됐을 때 전기 없이도 중력에 의해 냉각수를 공급하는 피동안전계통 등 새로운 안전 개념에 대한 열수력 종합 효과실험을 ATLAS를 이용해 수행하게 된다. 7월 초 발표 예정인 OECD/NEA의 후쿠시마 사고 관련 활동 보고서에서도 OECD-ATLAS 프로젝트가 중요한 후속 활동 중의 하나로 다뤄지고 있다.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OECD-ATLAS 국제 공동연구 프로젝트의 주관은 2007년 구축돼 활발하게 운영 중인 ATLAS 장치의 가치와 실험 데이터 및 관련 실험기술의 신뢰성과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