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칼럼] 공기업 경영, 빅데이터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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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8.0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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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욱 /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지식기반 경제의 도래와 글로벌화 및 정보통신(IT) 기술의 발전으로 각 국가 간의 서비스 경쟁은 가속화 되고 있으며, 제조업이 성장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며 서비스 산업은 새로운 고용창출의 역할을 담당할 축으로 부상하는 듯하다. OECD 국가의 서비스산업 비중 평균이 70%에 근접하고 있고, 주요국가의 서비스인력 비중도 70%에 달한다. 더구나 자유무역협정(FTA)이 보편화되면 서비스인력과 산업의 이동이 더욱 자유로워질 것이기 때문에,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이 국가의 생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전통적인 서비스 개념과 달리 새롭게 부상되는 확장된 서비스는 제품과 서비스의 통합을 통해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는 발상의 전환으로 서비스를 제품화하거나, 역으로 제품을 서비스화하여, 제품의 수명주기가 소멸하기 이전에 다양한 고객가치를 추가한다. 다시 말하면, 제조회사는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기 전ㆍ후의 활동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서비스 사이언스 개념을 바탕으로 고객의 니즈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해내야 한다. 일례로 전자회사는 단순히 전자제품을 만들어 고객에게 배달하는 회사가 아니라, 고객이 니즈를 느끼고 이를 제품구매 및 활용하기까지 전 분야에 걸쳐서 고객의 가치에 기반한 창의적인 서비스를 발굴해 기존 제조 업무에 추가함으로써 서비스 회사로 자사를 포지셔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스티브 앨런교수는 “미래 제조업 성패는 기술과 함께 경영과학, 비즈니스 전략, 사회과학, 법과학, 문화, 예술 등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접목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주장하여, ‘서비스는 친절해야만 한다’라는 전통적 시각에서 나아가 제품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 요인들을 총량화해 제품 생산은 물론 판매, 판매 후 고객관리 등에 활용했을 때 그 제품이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의 의견처럼 서비스 산업의 본질을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혁신과 서비스 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켜 기존 제조업까지 성장시킬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이 서비스 사이언스이다. 이는 서비스 산업을 혁신시키기 위해 기술, 경영, 사회과학, 경제, 산업공학 등 여러 분야의 지식을 종합하려는 시도에서 비롯된 새로운 학문 분야이다.

각국의 정부가 서비스 사이언스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서비스 사이언스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우리 경제에 조속히 자리잡기 위해서는 IT 기술에 대한 이해와 폭넓은 인프라 및 활용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IT 기술의 발전만이 온라인 교육, 원격의료, 화상회의, 홈네트워크 등 새로운 서비스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조업에서의 서비스적 측면을 부각시켜 기업서비스 환경을 바꾸고 혁신시킬 수 있다. 물론 현재에도 기업 활동 전반에 IT가 접목되어 구매, 제조, 생산, 마케팅, A/S 등 기존의 서비스 부분의 효율성을 증대시킨다. 이러한 기업의 서비스가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보안서비스 및 결제서비스 등도 모두 IT 기반이 탄탄히 구축되어 있을 때만 현실화된다. 이와 같은 이유로 서비스 사이언스의 성공 이면에는 IT 기술의 역량 수준과 확장성 등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최근과 같은 IT 컨버젼스의 확대로 방송통신, 서비스 간의 융합으로 복합형 서비스의 출현이 기대되는 시점에서 IT 기술의 고도화는 서비스 성공을 위한 필요조건이 아닐 수 없다.

구체적으로 IT 기술은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과학적 도구에 접목되어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IT 기술을 활용한 사례는 전자상거래로 알려져 있는 온라인 비즈니스이다. 옥션, 다음, 지마켓 등의 쇼핑몰을 예로 들어보면 이들 싸이트는 소비자의 구매패턴을 바꾸었을 뿐만 아니라 점점 더 영향력과 파급력을 증대시키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한 쇼핑문화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고객관계관리는 많은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이터마이닝, 데이터웨어하우스가 없다면 마케팅 캠페인까지 일관되게 수행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공급사슬관리에서 최근 아웃소싱을 통한 구매가 전세계를 대상으로 일어나는 시점에서 모든 부품에 대한 스케줄링의 통합이 웹페이지에서 일어나지 않는다면 제품의 주문에서 인도까지 걸리는 시간인 리드타임(Lead Time)은 길어지고 이로써 글로벌 경쟁력 추구는 요원해지고 만다. 수요관리는 또한 어떠한가? 과거의 데이터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한 수요예측 모델 수립과 현재 고객들에 대한 예약 시스템 등 모든 수요관리 서비스는 어쩌면 IT 기술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 할 지도 모른다. 바꿔 말하면 IT 기술의 고도화가 서비스 사이언스에서 경쟁력을 획득할 수 있을지, 서비스 사이언스 분야에 꽃을 피울 수 있을지를 결정할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서비스 사이언스 시대에 경쟁력을 확보해주는 여러 IT 기술 가운데 최근 가장 주목받는 것이 빅데이터 관리 서비스이다. 요즘에는 전자신문이나 IT 관련 기사 뿐만 아니라 일간지, 경제지 등에서도 빅데이터란 용어가 화두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데이터의 질이 아니라 그 양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낸다는 빅데이터 이론은 2011년에 등장해 새로운 정보혁명의 총아로 떠올랐는데, 대표적인 빅데이터의 성공 사례로는 구글 번역기가 있다. 지난 수십년간 컴퓨터학자들은 컴퓨터가 단어를 인식하도록 하는 기능을 통해 번역 프로그램을 개발하려 했지만 노력에 비하여 성과는 굉장히 미미했다. 구글과 IBM은 전문가들이 번역한 문서를 데이터베이스 상에서 통계적으로 처리하여 정형화된 번역 패턴을 도출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먼저 선공에 나선 것은 IBM이었다. IBM은 캐나다 의회의 ‘수백만권’의 문서를 활용하여 ‘영어-불어’ 자동 번역시스템을 개발하였다. 그러나 IBM은 번역시스템은 ‘수억명’의 구글 유저들이 ‘수억권’의 문서를 이용하여 만든 약 50개국의 번역시스템에 완패하였다. 결국 승부는 수백만건의 자료와 수억건의 자료, 즉 데이타의 양에 의해서 결정된 것이다.

이러한 데이터 양을 중시하는 빅데이터 이론은 최근 미국 대선으로 인하여 더욱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번 오바마와 롬니의 미국 대선은 빅데이터가 정치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인터넷과 트위터, 페이스 북 등에서 언급되는 주요 키워드와 그에 대한 의견, 정보 생성 계층, 네트워크 빈도에 대하여 빅데이터 분석으로 여론 향배 뿐만 아니라 공략 대상까지 정확하게 파악 가능하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오바마의 승리를 분석하면서 '수석 과학자'인 ‘Rayid Ghani’를 주목하였다. 대선에서 과학자가 집중 조명을 받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일 것이데, Ghani는 오바마 캠프에 합류 전 컨설팅 펌에 근무하면서 빅데이터의 이용에 관한 논문을 쓴 바 있다. Ghani는 이 논문에서 기업들이 데이터를 축적하기만 하고 제대로 된 분석은 하지 못하여 자신의 기업의 제품에 대해서 올바른 방향 및 전략을 수립하지 못하는 상황을 분석했다. 오바마 캠프는 Ghani의 논문을 확인한 후 바로 그를 캠프에 영입하였고 결국 오바마는 재선에 성공하였다.

Ghani의 빅데이터 선거 전략은 핵심은 IT를 통하여 수집된 엄청난 양의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각 유권자들에게 맞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한 것이다. 즉, IT 이용자들이 온라인 상에서 남기는 쿠키(사용행태 정보)를 활용하여 유권자들을 분석하여 그 유권자의 성향에 맞는 적절한 선거 메시지를 뽑아내며 그 메시지를 전달할 방법까지도 결정하는 알고리즘을 창조해냈다. 이에 반해 롬니는 전통적인 전략이었던 경합 지역에 집중하는 선거전략을 유지했다. 롬니는 결국 Ghani의 논문에서 나오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분석하지만 제대로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는 실패 사례가 되었다.

국내에서도 빅데이터를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들이 개발되어 이루어지고 있다. 한 예로, 한국석유공사에서는 2011년 말 데이터 분석 전문기업 SAS와 협력하여 유가예보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현재 '오피넷' 웹서비스를 통해 국내 1300여개의 주유소로부터 수집된 휘발유 가격 정보는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또한 국제유가를 기반으로 국내 정유사와 주유소의 판매가격을 추정하는 예측모델을 개발하여 국내 유가예보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예상판매가격을 확인하고 유류를 구입하도록 도와준다. 이를 통해 사용자 및 차량을 중심으로 최저가의 유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며 국제 유가에 민감한 국내 물가 안정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렇듯, IT를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관리 서비스는 기업의 성공 전략을 넘어 정치, 사회 전반의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식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제는 서비스 사이언스의 시대이다. 우리나라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하여 기업들과 정부 모두 서비스 사이언스에 대한 단순한 관심에서 벗어나 IT 기술에 대한 바른 이해와 실천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를 서비스 대국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원동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주기를 기대해본다.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 바로 정보통신기술을 기반한 빅데이터 관리서비스일 것이다. 뛰어난 IT 기술과 엄청난 수의 IT 유저를 갖추고 있는 우리나라의 호의적인 환경에서 빅데이터 관리 서비스는 우리 경제가 세계를 호령하기 위한 핵심 우위 전략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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