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대기전력을 줄여라
[기획특집]대기전력을 줄여라
  • 김기남 기자
  • 1004@energydaily.co.kr
  • 승인 2004.10.08 1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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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 구매시 1W 초절전제품 우선 구매

정부 '대기전력 1W 프로그램' 본격 가동

최근 고유가의 고공행진으로 인해 대기전력을 중요성이 전세계적인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대기전력은 기기들이 실제 작동하지 않으면서 명령을 기다리며 소모되는 전력으로 우리나라는 대기전력으로 인해 매년 5000억원이 낭비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는 2010년까지 국내에서 유통되는 모든 전자제품의 대기전력을 1W 이하로 줄이기 위한 ‘대기전력 1W 프로그램’을 전개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일부 선진국에서도 지난해부터 에너지 효율이 낮아 상대적으로 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전자기기에 대해 수입제한 조치를 취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네트워크화로 대기전력 급증

최근 전기제품의 디지털화는 대기전력의 증가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셋톱박스, 홈네트워크 등의 디지털기기는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대기전력(Active Standby)을 발생시켜 대기전력소비가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가정용 전자제품들의 네트워크화로 인한 상시 대기전력 급증으로 향후 20년간 매년 1.3%가량 전력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 중 1/4은 대기전력이 점유할 것으로 전망돼 대기전력 문제가 전세계적으로 이슈화 되고 있다.

대기전력은 기기 본래의 기능과 무관하게 쓸데없이 전기가 낭비되고 있다는 의미에서 전기흡혈귀(Power Vampire)라고 불리어지고 있으며 대기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가정용 전체 전력의 11%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주요 가전제품의 대기전력은 TV가 7W, 오디오가 9W, 전자레인지가 5W 등 평균 3.6W 수준인 것으로 조사돼 이들 제품이 대기전력의 주범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전력 문제가 부각된 것은 부시 미국 대통력이 2001년 12월 31일부터 미국정부가 구매하는 전자제품의 대기전력 소보기준을 1W 미만으로 제한한다는 내용의 대통령령인 ‘1W령’이 공포되면서부터다.

◆ 대기전력을 줄이기 위한 정부 추진정책

정부는 오는 2010년까지 국내에서 유통되는 전자제품의 대기전력을 1W이하로 줄이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산업자원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은 대기전력 1W 프로그램 추진을 위한 사회적 분위기 조성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연말까지 우리나라의 대기전력 절감 로드맵 '스탠바이 코리아 2010' 수립을 확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관련업계의 파장을 고려해 '대기전력 1W 준수'를 강제조항으로 내세우기보다는 소비자단체 등 NGO가 참여하는 절전대책위원회를 구성,1W 이하 제품 구매운동을 전개시켜 나가고 있다.

지난 8월에는 TV·비디오·DVD플레이어·전자레인지·휴대전화충전기·모니터·절전제어장치 등 8개 품목에 대해 정부조달 구매시 대기전력 1W를 적용, 내년부터 1W이하 초절전제품을 우선 구매키로 했다.

이에 따라 공공·민간을 구분하지 않고 현재 평균 3.66W 수준인 가전제품 대기전력을 2010년까지 1W 이하로 낮출 방침이다. 반면 기술적 특성상 대기전력 1W 이하로 제조가 불가능한 제품은 대기전력이 낮은 제품부터 구매한다는 복안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필요한 기술개발·보급지원책 등에 관한 '1W 로드맵'을 수립, 기업·소비자와 함께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특히 전력피크 억제효과가 큰 ‘원격제어 에어컨’의 보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공공기관 설치가 의무화된다.

정부는 2005년에서 2006년까지 2년간 약 9만2000대를 보급할 계획이며 167MW정도의 피크전력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발전소 건설회피비용 2150억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원격제어 에어컨은 한전이 원격지에서 전원을 교대로 차단(예 10분 단위)해 전력피크 수요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에어컨으로 현재 전력기반기금에서 기기당 1만4000원(kW)의 설치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지난달 21일 '절전형 기기 고시 개정회의'를 개최, 기존 규정명칭인 '절전형 사무기기 및 가전기기 보급 촉진에 관한 규정'을 '대기전력 감소를 위한 에너지절약마크 표시에 관한 규정'으로 개정했다.

이로써 앞으로 대기전력 규제기준이 결정되는 가전제품들에 이 규정이 적용될 예정이며 산자부는 최종심사를 거쳐 이달 중 고시를 통해 시행할 방침이다.

◆대기전력 1W추진에 따른 기대효과

현재 국내 전자기기의 평균 대기전력은 3.6W로 이는 한달 전기사용량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전력은 우리나라의 연간 전체 전력소모의 1.7%, 가정부문 전력소비량의 11%(가구당 306kWh)수준이다. 이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가구당 연간 3만3000원, 전국적으로는 연간 5000억원(4600Ghw)이 낭비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앞으로 대기전력 1W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경우 이 가운데 70%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1W 정책에 발맞춰 저전력 반도체 등 대기전력 저감기술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으며 이 같은 신기술은 큰 제조원가 상승없이 현재 소비되는 대기전력의 75~90%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해외 국가들이 대기전력을 무역장벽으로 삼을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는 만큼 ‘1W 프로그램’은 국내 전력소비절감과 수출비중이 큰 국내 전자업계의 체질강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OECD회원국의 평균전력소모량의 10∼15%가 대기전력으로 소모되고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연간 전력소모량의 12% 정도는 대기전력으로 소모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의 대기전력 1W 정책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대기전력을 2005년까지 50%, 2010년까지 모든전자기기에 대해 1W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IEA는 지난 5월 에너지절감 국제회의를 개최하고 셋톱박스에 대해 세계 단일기준을 마련, 추진 중에 있다.

미국의 경우는 2001년 캘리포니아 전력사태를 계기로 대기전력 1W를 준수하지 않는 제품은 정부 조달구매에서 제외한다는 대통령령이 발효된 이후 가정 내 전력소비에서 대기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을 5%까지 낮췄다.

여기에 대기전력 1W를 준수하지 않는 제품은 정부 조달구매에서 제외한다는 '1W령'(One Watt Order)을 이미 지난 2001년 12월 발표해 시행하고 있다.

호주도 2002년에 국가정책을 발표, 2012년까지 대기전력을 1W이하로 줄여 나가기로 했다. 품목별 기준으로는 DVD플레이어와 비디오, 휴대용오디오는 2006년 1W이하에서 2012년까지 0.3W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세탁기와 의료건조기도 2007년 1W이하에서 2012년에는 0.3W로, 전자레인지는 2007년 4W이하에서 2012년 1W이하로 단계별 로드맵을 제시한 상황이다.

특히 일본은 99년부터 전력소비를 줄이기 위해 '탑 러너 프로그램'을 도입, 전자제품의 에너지 효율에 대해 가장 강도 높은 규제를 준비해온 국가로 꼽힌다.

지난 99년 4월 에너지 보호법이 발효되면서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탑 러너 프로그램’은 내수 생산 및 수입 전자제품은 법이 정한 에너지 효율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반드시 시판하기 전에 검사를 받아야만 한다.

그리고 일정기간 내에 목표효율을 달성하지 못한 제조업자에게는 권고조치 한 후 업체명을 공표,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일본은 99년 에어컨, 냉장고, TV, 컴퓨터, 복사기, 자동차, 조명 등 12가지의 전자제품에 대해서만 적용하던 ‘탑 러너 프로그램’을 2002년 6월에는 총 32가지 품목으로 확대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TV와 VCR에 96년 대비 각각 16%와 59%의 에너지 효율을 달성하지 못한 제품은 탑 러너 라벨 부착을 할 수 없으며 판매도 제한된다.

유럽연합(EU)의 EU집행위원회와 유럽 가전기기제조협회는 대기전력을 줄이기 위한 자율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EU행동강령(EU Code of Conduct)을 제정, 선포했다.

이에 따라 2003년 1월 1일부터 생산되는 0.3~75W급의 모든 전자제품에 대해 대기전력 기준을 0.75W로 강화했으며 2005년부터는 0.3~15W짜리 제품은 0.3W, 15~50W짜리 제품은 0.5W, 50~75W 제품은 0.75W로 낮춰야 한다.

독일도 98년부터 국내에서 시판되는 모든 가전제품에 에너지 효율 기준을 만족한다는 표시 라벨인 '블루엔젤' 부착을 의무화했다. 이로써 냉 난방기, 식기세척기, 세탁기, 각종 조명기기 등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 시판 전 ‘블루엔젤’ 라벨을 부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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