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영택 / 한국수력원자력 경영혁신실장
[기고] 전영택 / 한국수력원자력 경영혁신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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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5.1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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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의 경영혁신, 어디까지 왔나
- 한수원의 올해 경영혁신 방향

 
5차례 대대적 제도 혁신

1978년 미국에서 원전을 도입한지 불과 30년만에 원전수출국의 반열에 오르며 원전기술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던 한국수력원자력이 고리 1호기 정전 은폐사건에서 시작된 절대절명의 위기에 봉착한지도 2년이 지났다. 그동안 한수원은 환골탈태의 각오로 다섯차례에 걸쳐 120개에 달하는 대대적인 제도적 혁신조치들을 단행하여 왔다.

먼저, 비리척결이다. 무관용 원칙하에 강력한 처벌로 비리행위를 발본색원하는 동시에 암행감찰을 통해 비리 예방활동을 대폭 강화하였다. 업계와의 유착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2직급 이상의 퇴직직원들에 대해 협력업체 재취업을 금지하는 제도도 마련하였다.

또한 특정 직군 중심의 폐쇄적인 조직문화를 타파하기 위해 공모를 통해 능력있는 외부인사를 영입하고, 인사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인사비리의 개연성을 차단하였습니다. 특히 지난해말 조석 사장 취임 이후에는 1직급 고위간부 6명을 추가로 영입하고, 처·실장급 이상의 고위간부 54%를 교체하는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하였다.

비리에 취약한 구매업무의 경우, 본사에 구매사업단을 신설하고 통합구매를 시행하여 지역유착을 차단하고, 구매계획의 사전 공개, 수의계약 축소, 최고가치 낙찰제 도입 등 다각도에 걸친 혁신작업을 펼치고 있다. 원전 부품의 품질을 이중으로 검증하도록 품질검증센터도 신설하였다.

이와 함께 경영평가에 안전지표를 신설하고, 원전 설비를 사전에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엔지니어링 조직의 신설과 함께 현장인력을 대폭적으로 보강하여 안전을 중심으로 하는 원전운영체제를 만들었다. 원전 운영에 대한 외부의 감시도 확대하였다.

그 결과 한수원 내부의 분위기는 크게 바뀌고 있다. 최근에 실시한 경영혁신 성과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청렴과 안전분야가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직원들의 윤리의식은 모두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높아졌고, 불합리한 관행들도 상당히 개선되고 있다. 아직도 가끔 언론에 비리사건이 보도되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모두 2012년 이전에 일어난 과거의 일들이다.

하지만 한수원 내부의 성과와는 달리 원전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나 원전지역 주민들의 수용성은 여전히 하락 추세에 있다. 그동안 여러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잇따라 일어났기 때문에, 이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어내는 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한수원의 변화를 일궈내서 하루라도 그 시기를 당기는 것이 우리가 안고 있는 숙제인 것이다.

올해 경영혁신의 화두는…

앞서 살폈듯이 지금까지 한수원은 각종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에 주력하여 왔고,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단계에 있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부서간, 직군간의 폐쇄적인 조직문화가 완전히 청산되었다고는 보기 어렵고, 그동안의 제도 개선이 직원들 개개인의 완전한 의식 변화로 이어지지도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이제는 지금까지 추진해온 제도 개선이 한수원의 전면적인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착근시킬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직원들 스스로가 주체적으로 변화에 동참하는 자발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자발적인 혁신, 이것이 바로 올해 경영혁신의 화두다.

이를 위해 한수원은 우선, 자발적 혁신의 취지에 맞게 혁신체제를 개편하였다. 지금까지 본사에만 경영혁신위원회를 설치하여 전사 혁신을 총괄하였지만, 올해부터는 본사와 8개 사업소에 각각 미래발전위원회를 설치하여 직원들 스스로가 문제 요인을 사전에 발굴하여 개선하는 체제를 구축하였다. 사업소 미래발전위원회를 통하여 현장의 현안을 신속히 해결하고, 자체 해결이 어려운 사안들은 본사의 미래발전위원회에 올려서 해결하게 될 것이다. 특히 ownership이 불분명한 업무나 중복·중첩되는 업무들을 발굴하여 책임과 권한을 명확하게 하고, 불필요한 일 없애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서 현장의 애로를 해소하고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또한 조석 사장 취임 이후에 수립한 '조직·인사·문화' 3대 분야의 자발적 혁신에 주력할 것이다. 3대 혁신계획은 지난해 말에 노동조합을 포함하여 다양한 직원들이 참여하는 TF팀을 구성하여 광범위한 내부의견 수렴을 거쳐 수립되었으며, '원전비리의 원천 근절', '안전 최우선의 원전운영체계 구축', '지속적인 혁신의 동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조직·인사·문화는 그야말로 한수원의 체질을 결정짓는 경영의 3대 축이기 때문에 3대 혁신이 완전한 체질 개선의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 곧 원전 30기 시대가 열릴 것이기에 여기에 대비하여 다수의 원전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경영관리체제의 개선도 필요한 시점이다. 많은 노후원전을 탁월하게 운영하고 있는 미국 Exelon사와 같은 해외의 유수한 원전회사들을 벤치마킹하고, 한수원이 안고 있는 취약점을 분석하여 내년 초까지 우리 실정에 맞는 통합적인 경영관리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사 업무프로세스를 전반적으로 재정비하여 책임과 협업의 업무수행체계를 실현할 것이다.

산업재해와 관련해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1:29:300 법칙이라고도 하는데, 하나의 재해가 일어나기 전에 300번의 징후와 29번의 경고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우리 한수원의 위기도 예외는 아니었을 것이다. 하인리히 법칙은 사전에 나타나는 사소한 징후와 경고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사전에 대비한다면 재난을 막을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자율혁신체제의 핵심은 아래로부터의 혁신이며, 잘못된 일을 거침없이 보고하고 받아들이는 체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율혁신체제가 뿌리를 내리면, 사전에 나타나는 징후와 경고를 포착해 위기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이것이 한수원의 새로운 문화가 되어야 할 것이다.

직원 모두를 혁신의 주체로

진정한 혁신의 동력은 전직원의 공감대와 동참에 있다. 직원 모두가 모두가 혁신이라는 마차에 실린 짐이 아니라 마차를 끄는 말이 되어야 한다. 이같은 의식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금년 들어 직원들이 스스로 선정한 '10대 불건전 관행'에 대한 척결운동을 시작하였다. '10대 불건전 관행'은 업무수행 중에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적절한 관행을 몰아내는 작은 의식개선운동이지만,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가져와서 더 큰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전사적으로 동시다발적인 칭찬릴레이 운동도 추진하고 있다. 이 운동은 힘든 업무를 솔선수범해 이끌어가는 성실한 직원들이 칭찬받고 보상받는 분위기를 만들어 갈 것이며, 무너진 직원들의 자부심을 회복시키는 씨앗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부장급 이상의 간부들 중심의 혁신토론회를 올해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간부들은 혁신을 이끌고 갈 선도그룹이다. 간부들의 솔선수범과 변화된 모습은 자연스럽게 전 직원에게 전파되어 전사적인 변화를 일궈낼 것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지난 2년여간 지속되어온 위기의 고리를 끊고 누구나 믿고 신뢰할 수 있는 한수원, 국가를 대표하는 깨끗한 기업, 또한 세계가 인정하는 안전한 원전운영 회사로 탈바꿈하여 다시금 국민들에게 다가설 수 있도록 전사적인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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