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 월성원전 1호기 계속운전 어떻게 되나?
[이슈기획] 월성원전 1호기 계속운전 어떻게 되나?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4.10.13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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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운전 법적 사항 관련 사업자 조치 '완료'
KINS 심사보고서 초안 공개,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 심의 돌입
지역주민들과의 소통도 진행중… '지역협의체' 구성 협의 예정

[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지난 2012년 11월20일 설계수명이 만료된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월전 1호기. 그 이후 가동이 정지된 월성 1호기는 현재 정부로부터 계속운전 여부 심사를 받고 있다.
설계수명이란 원전 설계시 경제성 등을 고려한 ‘최초운영허가기간’, 원전 안전성과 성능기준을 만족하면서 운전 가능한 ‘최소한’의 기간을 의미하며, 최초 운영허가 기간(설계수명)이 만료되는 가동 원전에 대해 정부에서 법적기준에 따라 안전성 심사 후 안전성이 확인될 경우 10년 간 계속해 운전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2007년 고리 1호기가 국내 최초로 계속운전을 허가받을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는 '원자력 르네상스'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원전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이었으나,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국내 원전 비리 등이 겹치면서 현재 원자력계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고 이같은 상황은 월성 1호기 계속운전 여부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월성 1호기 계속운전에 대한 정부의 결정은 여러 측면에서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월성 1호기 계속운전을 둘러싼 상황들을 정리해본다.

 
▲ 대대적인 설비 개선

국내 원전의 설계수명은 조금씩 다르다. 월성 1~4호기와 고리 1호기(2007년 12월7일, 10년 계속운전 승인 획득)는 30년, 표준형 원전 등 나머지 경수로는 40년, 그리고 신고리 3·4호기와 신한울 1·2호기 등 APR1400은 60년이다.

이중 국내 최초 가압중수로형(PHWR) 원전인 월성 1호기(68만kW급)는 지난 1983년 4월22일 상업운전에 돌입한 이후 2012년 11월20일 운영허가기간이 만료됐다.

그리고 이에 대비해 한국수력원자력은 2009년 4월부터 2011년 7월18일까지 대규모 설비개선 작업을 실시했다. 한수원에 따르면 설비개선 작업은 크게 ▶안전성 증진 ▶안전계통 설비개선 ▶경년열화 설비보강 ▶기기 예방점검 등 4개 분야에 중점이 두어졌다.

이 가운데 안전성 증진 분야에서는 압력관 교체, 제어용전산기 교체, 수소제어설비(PHR) 설치, 지진자동정지설비(0.18g 이상 지진 감지 시 원자로 자동 정지) 설치 등이 진행됐고, 안전계통 설비개선 분야에서는 비상노심냉각계통 저압 안전주입 자동화, 원자로건물 내 고정소화설비 설치 등이 이뤄졌다.

또한 경년열화 설비보강 분야에서는 원자로 기동용 계측기 교체, 비상 디젤발전기(EPS) 개선 등이 실시됐고, 기기 예방점검 분야에서는 고압터빈 및 저압터빈 분해정비 등이 진행됐다.

한수원 관계자는 "월성 1호기는 현재 9000여건에 대한 설비개선 작업이 완료됐고, 특히 원전의 심장인 '압력관'을 교체하는 등 새 발전소나 다름없다"면서 "건설된 지 30년이 넘었을 뿐 핵심 안전설비들을 모두 교체돼 그 어느 원전보다 젊은 원전"이라고 말했다. 가동한지 오래됐다는 이유로 안전하지 않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는 설명이다.

▲ 세계적 추세는?

설계수명이 다했더라도 계속운전시의 안전성과 경제성이 확인되면 계속 운전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제 올해 3월 말 기준 전 세계 435기 원전 가운데 계속운전을 승인받은 원전은 150기(34.5%)에 이른다. 이중 30년 이상 운전중인 원전도 194기에 달한다.

계속운전 허가방법은 국가별 사정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운영허가갱신(LR, License Renewal)' 제도를 운용중인 미국의 경우 현재 가동중인 100기 원전 중 19기가 계속운전중이다. 2013년 12월말 기준 72기가 계속운전 승인을 받았고 18기가 심사중이다. 폐로된 원전은 32기로, 대부분 1960년대에서 1970년대 초에 건설된 소용량의 원전이며 대부분 경제성 문제로 폐로가 결정됐다.

캐나다는 2~5년 주기로 운영허가기간를 갱신받고 있으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주기적안전성평가(PSR, Periodic Safety Review)' 제도 도입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피커링 1호기 등 9기가 30년 이상 계속운전중이다.

영국과 프랑스는 PSR 제도를 활용, 계속운전을 허용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현재 가동중인 16기 원전 중 30년 이상 운전 중인 원전은 5기이며, 프랑스의 경우에는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 가동된 900MW급 원전 34기 전체에 대해 2009년 40년간 운전이 가능한 안전성평가 승인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밖에 스페인과 러시아도 PSR 제도를 활용해 계속운전을 허용하고 있다. 스페인은 10년 단위, 러시아는 설계수명(30년) 이후 노형별로 15년 또는 25년 단위로 계속운전을 승인하고 있다.

아직까지 계속운전을 승인받은 원전에서 사고가 발생 사례는 없다. 끔찍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TMI 2호기(1979년)와 체르노빌 4호기(1986년) 사고는 가동 시작 3년 미만 설비 고장과 인적실수로 발생했다.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해일에 의해 발생했다.

 
▲ 안전성 평가는 어떻게?

그렇다면 설계수명이 다한 원전에 대한 안전성 평가는 어떻게 진행될까.

계속운전을 위해서는 총 112개 평가항목에 대해 안전성을 평가, 관련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주기적안전성평가에서 11개 분야 54개 항목, 주요기기 수명평가에서 4개 분야 57개 항목, 방사선환경영향평가 1개 분야 1개 항목 등이다.

또한 교체가 불가능한 주요 구조물에 대해서는 계속운전 기간 동안 내구력이 유지될 수 있는지 여부와 교체 가능한 기기들의 적정한 교체시기를 면밀히 평가하며, 국제적 기준(IAEA 규범 등)에도 만족할 수 있도록 안전성을 평가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안전성 평가에 최신 기술기준 적용하고 있다. IAEA의 '주기적안전성평가' 제도는 물론 미국의 '운영허가갱신제도, 그리고 월성 1호기는 유럽기준인 스트레스 테스트도 적용하고 있다.

월성 1호기는 이와 함께 지난 2012년 5월27일부터 6월7일까지 IAEA로부터 계속운전 전반(6개 분야)에 대해 국제기준에 따라 점검을 받은 바 있다.

그 결과 월성 1호기는 만족할만한 상태임이 확인됐다. 또한 권고사항으로 제시된 13건 중 12건은 완료됐고, 나머지 1건은 중장기적으로 조치중에 있다고 한수원은 설명했다.

▲ 현 상황은?

현재 월성 1호기 계속운전 관련 법적인 사항에 대한 사업자 조치는 모두 완료된 상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속조치 등 추가적인 안전성 강화조치를 반영한 심사 역시 완료단계에 있다. 스트레스 테스트에 대해서도 한수원은 지난해 7월 자체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원안위에 제출한 상태다.

그리고 지난 2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월성 1호기 계속운전 심사와 관련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심사보고서 초안을 원자력안전정보공개센터(nsic.kins.re.kr/nsic/reportList.do) 공개하고,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 심의에 돌입했다.

원안위는 계속운전 심사에 대한 전문위원회 심의결과와 대형 자연재해에 대한 대응능력 평가를 위해 진행하고 있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종합, 원안위 전체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월성 1호기의 계속운전 허용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수원은 이와 함께 지난 2012년부터 계속운전과 관련 지역주민들과의 소통활동도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역주민과 한수원간 지역협의체를 구성, 심의가 완료되는 대로 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계속운전에 대한 인허가가 승인되면 법령에 따라 발전소의 안전성을 점검하기 위해 약 40일간의 정기검사를 수행할 예정이며, 지역주민과의 합의(MOU 체결) 후 발전소를 재가동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 중수로형 원전이자 원자력계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처음으로 진행되는 월성 1호기 계속운전 심사.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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