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알뜰주유소, 경쟁주유소 가격인상 억제…존재
[진단]알뜰주유소, 경쟁주유소 가격인상 억제…존재
  • 이진수 기자
  • 1004@energydaily.co.kr
  • 승인 2015.05.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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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효과·간접효과' 종합 분석 필요..가격경쟁촉진 측면 시장 '영향'

 
[에너지데일리 이진수 기자] 알뜰주유소는 치솟는 원유 가격에 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2011년 12월출범한 주유소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알뜰’이란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가격이 저렴하지 않다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 편익의 가장 중요한 기준인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비판의 목소리는 적절하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현재 알뜰주유소 판매 가격이 시중 주유소 판매 가격과 그리 큰 차이가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알뜰주유소가 등장한 이후 시중 주유소의 기름 값이 과거에 비해 그리 오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존재 가치가 있다는 주장이다. 알뜰주유소 가격이 시중 주유소 가격과 큰 차이가 없더라도 결국 알뜰주유소가 가격인상을 억제하면서 소비자 편익을 증대시켰다는 논리다. 알뜰주유소는 현재 가격 논란 등 구설수에 오르고 있지만 향후 운송비·인건비 등을 축소해 정유사 대비 절대 가격까지 하락토록 한다면 효과는 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제도라는 게 중론이다. 

 
▲ 정부 정책 선제적 검토 필요 

최근 석유제품수요 감소와 정제마진 급락 등으로 정유사업의 수익성 악화가 심화됨에 따라 우리나라 정유기업 특성을 반영한 미래발전방안과 정부의 지원정책에 대한 선제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정준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도 국내석유제품수요와 수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정유사업의 매출액과 정제설비 가동률이 하락하고 있고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정제마진 감소로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 석유제품소비는 지난 2013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전환됐으며, 주요 석유제품 수출국의 수입 감소로 정제설비 가동률이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제부문 중심으로 정유사업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돼 지난 2014년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다. 단기적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010년 이후 정부는 서민경제안정을 위해 석유제품 가격인하를 유도할 수 있는 일련의 정책들을 실시했다.

이를 위한 정부의 대표적인 정책이 알뜰주유소 도입이다. 알뜰주유소는 석유제품 유통시장 경쟁촉진을 통한 소비자 가격 안정을 목적으로 2011년 12월 도입됐으며, 현재 1000개가 넘는는 알뜰주유소가 영업 중에 있다. 정부는 지속적으로 정책 추진을 통해 2015년까지 전체 주유소의 10% 수준인 1300여개소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알뜰주유소 도입 목적은 저렴한 가격의 석유제품을 시장에 공급하고 인근 경쟁주유소의 가격인하를 유도하는 데 있다. 따라서 직접효과인 알뜰주유소 가격인하 효과와 간접효과인 인근주유소 가격인하 효과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의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알뜰주유소 정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 

알뜰주유소 정책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측에서는 정책효과 극대화를 위한 정부지원 강화 및 알뜰주유소 보급 확대를, 알뜰주유소 정책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곳에서는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을 줄이고 알뜰주유소 운영주체를 민간부문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알뜰주유소 인근 주유소는 알뜰주유소가 주유시장에 진입하면서 휘발유와 경유 판매가격을 인하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경쟁주유소의 판매가격 인하는 알뜰주유소의 시장 진입 1~2주에 가장 크게 나타났으며, 1-2개월 기간에 걸쳐 가격인하기 진행되는 모습을 보였다.

휘발유와 경유 소매가격을 리터당 2000원, 1800원으로 가정하면 알뜰주유소 진입 이후 1개월 동안 경쟁 주유소는 평균적으로 휘발유 3.5원, 경유 3.7원의 가격인하 반응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같은 판매가격 인하효과 추정치는 소비자 판매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주유소가 휘발유와 경유 판매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리터당 50원 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3.5원에서 3.7원의 판매가격 인하하는 주유소 경영자 측면에서 적은 금액이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알뜰주유소 진입 2개월 이후에는 경쟁주유소의 누적비정상 가격변동 크기가 감소해 경쟁주유소의 판매가격이 소폭 반등하는 경향을 보였다. 알뜰주유소 진입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가격경쟁에 집중했지만 점차 비가격경쟁 방식도 병행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추정된다.

또한 알뜰주유소와 경쟁주유소간 거리, 경쟁주유소 소재지역, 주유소 형태, 등도 알뜰주유소 진입에 대한 경쟁주유소의 가격인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요인 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알뜰주유소와의 거리로 조사됐다. 알뜰주유소와 거리가 1km 이내에 존재하는 경쟁주유소들이 1~2km구간에 위치한 경쟁주유소들보다 각각 리터당 3.6원, 4.6원 인하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알뜰주유소 정책에 대한 주유소업계의 인식을 살펴보면 알뜰주유소 정책은 가격경쟁촉진 측면에서는 시장에 의미있는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알뜰주유소 인근에 위치한 정유사상표 주유소들은 대부분 알뜰주유소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알뜰주유소의 주요 경쟁력을 가격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유사상표 주유소들은 알뜰주유소와의 가격경쟁을 위해 정유사에 제품 구매단가 인하로 대처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지만, 가격경쟁을 추구하는 새로운 경쟁자의 진입으로 인해 판매량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알뜰주유소 정착… 제도 지원 시급

정부가 석유제품 가격안정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면 알뜰주유소를 현재보다 더 많이 보급할 필요성이 있다. 최근에 제기되고 있는 알뜰주유소 사업의 민영화는 시기상조인 것으로 보인다. 

알뜰주유소사업자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공급제품의 가격인하와 알뜰주유소 정책의 지속성 담보를 위한 정책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급제품 가격인하를 위해서는 석유공사 공동구매 물량을 현재보다 확대할 필요성이 있으며, 공동구매 방식도 가격인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시한다.

또한 정책의 지속성 담보를 위해 정부가 알뜰주유소 정책에 대한 장기적인 추진계획을 마련해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고 꼬집는다.

정유사상표 주유소들과 비교했을 때 알뜰주유소가 비교열위에 있다고 판단되는 직원서비스 수준, 카드활이, 시설지원 자금제공, 대출지원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알뜰주유소 정책의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단기적으로 급격한 주유소의 시장 퇴출은 가짜석유의 유통, 저장시설 제거를 위한 비용 발생 등 사회적인 비용을 유발하며, 장기적으로는 축소된 주유소수가 다시 가격경쟁 약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주유소 활성화를 위해서는 알뜰주유소의 적정 수, 주유소간의 거리, 유외사업을 통한 신규 부가가치 창출, 신규 비용절감 방안 등에 대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알뜰주유소 정책의 시장 안착을 꾀하고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의 편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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