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방폐물 처분방식, 진지한 논의 시작돼야
[기자수첩] 방폐물 처분방식, 진지한 논의 시작돼야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5.07.31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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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11일 정부로부터 사용승인을 획득한 경주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1단계 사업. 10만드럼 규모의 동굴 방식으로 건설된 1단계 사업은 지난 7월13일 최초 처분이 시작됐다.

방폐장의 본격적인 운영이 이뤄지면서 2단계 사업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방폐장 부지내에 12만5000드럼 규모로 오는 2019년까지 건설될 예정인 방폐장 2단계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동굴 방식의 1단계와 달리 표층(천층)처분 방식으로 건설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중저준위방폐물 관리 기관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지난해 연말 방폐장 2단계사업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데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2단계 건설사업 일반 및 방사선 환경영향평가 주민 공청회를 개최했다. 표층처분 방식을 채택한 2단계 사업에 대한 설명과 함께 주민여론을 수렴하고 있는 것이다.

표층처분 방식은 지하에 방폐물을 처분하는 동굴 방식과 달리 지상에 콘크리트 구조물을 건설, 방폐물을 처분하는 방식이다. 현재 미국, 일본, 프랑스 등이 표층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꽤 오래전이지만 기자는 2008년 일본의 ‘로카쇼 원자연료사이클 시설’을 방문한 적이 있다. 아오모리현에 자리잡고 있는 이 시설은 저준위방사성폐기물 매설센터(일본 기준에는 ‘중’이 없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저장관리센터, 우라늄 농축공장, 재처리 시설, MOX연료공장 등이 모여 있는 곳으로, 이 곳에서 기자는 표층처분 방식으로 처분되는 광경을 직접 보았다.

사실 국내에서도 2006년 1단계 처분방식 선정 당시 일각에서는 동굴 방식의 경제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건설비용, 중저준위방폐물의 위험도 등을 감안했을때 표층처분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수차례 실패했던 부지확보, 안정성 논란, 주민 수용성 등 방폐물 처분을 둘러싼 각종 우려의 목소리로 인해 표층처분 방식은 거의 검토의 여지조차 없었다.

공단측은 지난 2009년 중저준위방폐물 처분시나리오 용역을 실시한 결과 2단계 사업은 부지여건, 처분의 경제성 등을 고려해 표층방식이 적합하며, 3단계 이후는 처분장 부지 및 방폐물 특성 등을 감안해 적정 규모의 처분시설을 건설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힌다.

실제 방폐장을 찾는 해외 관계자들 중 상당수는 우리의 방폐장이 고준위 처분까지 염두에 두고 건설된 것 아니냐는 물음을 던진다고 한다. 고준위폐기물 처분도 무방할 정도로 안전성에 대해 '더 높은 수준에서 건설(Over Build)'됐다는 평가다.

모든 사안의 최우선이 안전성이 돼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지나친 과함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2단계 처분 방식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이뤄졌음 하는 바람이다. 정부와 관계기관의 현명하고도 신중한 추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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