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전력산업 정책, 철학이 없다"
[기자수첩] "전력산업 정책, 철학이 없다"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6.05.20 09: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전력을 포함한 에너지 업계를 이끄는 중요한 화두 가운데 하나는 '전력산업 패러다임의 전환'일 것이다. 특히 '신기후체제' 출범은 매우 넓은 범위에 걸쳐 이같은 현상의 확산을 이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20년을 끌어온 전력산업구조개편 논의를 마감하고 '새로운 균형(New Equilibrium)'을 찾자는 주장이 관심을 모은다.

최근 에너지시민연대 주최로 진행된 ‘신기후체제 출범에 따른 발전부문 온실가스 감축 방안’ 토론회에서 김창섭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는 20년을 끌어온 전력산업구조개편 논의를 마감하고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 기능조정방안을 근간으로 새로운 구조 논쟁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방안은 대부분 논쟁의 여지가 큰 반면 기후비용에 대한 소비자의 수용성은 상당히 높고, 기후대응은 전력계의 바람직한 진화방향과 비교적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기후대응은 어차피 불가치피하다는 점도 짚었다. 김 교수는 이와 함께 현재 전력계가 신기후체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균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영탁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7차 전력수급계획 기간 중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현실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감축수단은 연료전환이라고 밝혔다. 또한 가스로의 연료전환은 단순한 온실가스 감축이 아니라 이를 통해 모든 공급군의 믹스가 조정된다는 의미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전력 소매시장과 도매시장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성희 에너지경제연구원 기후변화정책연구본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석탄화력과 가스간의 발전단가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에 현재의 배출권 가격 수준으로는 연료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그는 에너지 상대가격 구조개편이 함께 뒤따라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제시됐듯 파리협정 체결은 발전연료의 전환과 친환경 에너지 확대를 촉구하고 있으며, 정부도 이에 따른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정부측 인사는 신기후체제 이후 발전분야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과 관련 단순히 발전부문만이 아니고 국민 생활과 산업전반을 고려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정부의 고민에서 보여지듯 여전히 미비한 점은 많아 보인다. 그동안 진행돼왔던 공급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한순간에 바꾸는데에는 당연히 어려움과 무리가 따를 것이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가치관의 정립이다. 삶의 방향이 가늠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날 김태호 에너지나눔과평화 사무총장의 “우리 전력산업에는 기본적인 철학이 없다”는 지적은 무겁게 들린다. 다른 분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보여주기와 구색맞추기가 자연스럽게 오버랩 된다. 그래도 늦었지만 없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전력산업, 어떠한 철학을 갖고 정책을 수립해 나갈 것인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명칭 : (주)에너지데일리
  • (우)07220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38길 13-7 주영빌딩 302호
  • 대표전화 : 02-2068-4573
  • 팩스 : 02-2068-45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병훈
  • 제호 : 에너지데일리
  • 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06719
  • 등록일 : 1999-07-29
  • 인터넷등록번호 : 서울 아 01975
  • 등록일 : 2012-02-16
  • 발행일 : 1999-09-20
  • 발행인 : 양미애
  • 편집인 : 조남준
  • 에너지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너지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nergydaily.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