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관리공단 제24회 에너지절약 작품 현상공모
에너지관리공단 제24회 에너지절약 작품 현상공모
  • 에너지데일리
  • webmaster@energydaily.co.kr
  • 승인 2002.08.26 0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에너지절약체험수기부문 최우수상
현명한 절약
▲ 차 보영 주부

지난호에 이어

누전 차단기를 내린 다음에는 안심하고 형광등을 해체한다. 몇 개의 나사만 풀면 바로 해체가 된다.

그안에 안정기라고 씌어진 약간 길쭉한 사각의 박스가 있는데 ‘전자식 안정기’라고 씌여 있으면 26mm 고효율 형광등을 사용하면 되고 그렇지 않으면 테잎이나 끼우게로 연결된 전선을 분해하고 떼어 낸다.
이제 사다 놓은 안정기(1등용이 되었건 2등용이 되었건)를 배선도에 있는 대로 연결하고 반드시 전기 절전용 검정 테잎으로 넉넉하게 감은 뒤 다시 등기구를 조립하면 되는 것이다.

배선도에는 색깔별로 어떻게 연결해야 되는지를 상세하게 그려져 있는데 일예로 청색 두선은 램프에 연결되고 흰색과 검정색은 전기가 들어오는 선에 연결되고 청색은 접지선으로 끄트머리에 동그랗고 납작한 작은 철편이 붙은 처음 등기구를 분해할 때 등기구등에 부착된 것과 같이 그대로 하면 된다.

여기서 흰색과 검정색 전선은 전기를 공급하는 전선이고 안정기에 달린 청색은 램프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선이다. 교류이므로 플러스와 마이너스 극과 같은 것에 상관이 없다니 색깔별로 배선만 하면 된다.

얼마나 간단하고 쉬운가--. (아저씨의 말씀)

그렇게 한 30여분이 지났을까? 거의 된 것 같았다. 불을 켜보긴 켜봐야 하겠는데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먼저 주위에 널려있는 도구들을 치우고 손을 씻고 누전 차단기를 올린 뒤 문 옆에 가서 섰다.

문제가 생겨도 누전 차단기가 전기를 끊어 줄 것이라는 아저씨의 말을 믿고 조심스럽게 스위치를 눌러 보았다.

“번쩍 번쩍” 하며 환하게 불이 들어 왔다. 신기했다. 얼른 껐다가 다시 켜보았다. 역시 켜졌다.
믿기지가 않았다. ‘정말 내가 고친건가. 남편이 들어오면 어떻게 자랑하지?’

남편이 들어오려면 한참 멀었는데 벌써부터 엉덩이와 입이 근질거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기다리던 남편이 돌아왔다. 나는 남편을 방 한가운데 세워 놓고 “이것 봐라.” 하며 자랑스럽게 형광등을 켰다. 남편은 나의 이런 모습을 다 보고는 의자를 놓고 올라가 형광등 여기저기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남편은 의자에서 내려와 “정말 혼자서 저걸 했어?”라고 되물었다.

나는 “아줌마의 힘이야. 함부로 아줌마라고 부르지마.”라며 당당하게 저녁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다음 날이었다.

전기세도 아끼고 출장비도 아끼고 더더군다나 남편의 손이 아닌 나의 손으로 ‘전기’를 다루었다는 뿌듯함을 기념하기 위해 나는 딸아이의 인형을 하나 사주기로 했다.

가게에서 인형을 보자 너무너무 좋아하는 딸아이를 보며 아이에게까지 너무 인색하게 군 것 같아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곰 인형을 집어드는 아이를 보며 ‘왜 아기들은 다 곰 인형을 좋아하지?’ 라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발길을 돌릴 때였다.

“또롱이 엄마, 어디 갔다와?” 돌아보니 아래층 수진이 엄마였다.
“어디 갔다와? 어? 애기 인형 사줬나 보네. 웬 인형?” 하며 되묻는 수진이 엄마에게 나는 어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안정기? 어머, 나도 절전형 형광등 쓰긴 쓰는데 우리 남편은 그런 얘기 안해 주던데. 이때까지 절약한다고 한 것이 다 헛수고였네”라며 무척 속상하다는 듯이 말을 했다.

수진이 엄마는 허무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또롱이 엄마 우리 집도 좀 부탁하자. 응?”
나는 이때껏 전기료 아낀다고 비싼 형광등만 사다가 사용했다는 수진이 엄마의 모습 속에서 예전의 내 모습을 발견하고 약간 뜨끔했다. 그래서 흔쾌히 그러마고 말을 했다. 저녁 준비를 하고 있는데 미진이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다.

“또롱이 엄마? 나 미진이 엄만데 수진이 엄마한테서 이야기 들었거든? 미안한데 우리 집도 좀 부탁하면 안 될까?” 나는 이번에도 그러마하고 대답을 했다.

그 뒤로도 입 소문으로 인해 몇몇 집이 나에게 더 부탁을 해왔고 나는 그럴 때마다 가서 능숙한 솜씨로 안정기를 달아 주었다.
한달 뒤 덜 나온 전기 고지서를 받아본 나는 머릿속을 열심히 굴렸다. ‘일반 형광등에 비해 효율이 20% 높으니 당연히 전기료는 20% 절감되고, 우리집만이 아니라 미진이네, 수진이네, 영호네......다 하면...’절대 만만치 않는 절감이었다.

우리나라가 ‘에너지 부족’ 국가라는 것을 인식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신문이나 뉴스를 보면 물이 부족하네, 기름 값이 오르네 하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또 너무나 흔한 말이지만 우리나라가 경제적인 도약을 한지는 불과 몇 십 년에 지나지 않는다.

경제적인 도약을 떠나서 외환 위기를 극복한지가 얼마나 되었는가.
대한 민국의 한 아줌마로서 이런 현실 속에서 정말 전기며 물이며 기름들을 아무 거리낌 없이 써 대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기가 그지없다.

조금만 생각하면 두 번 쓸 것 한번 쓰고 따로 해야 할 것 같이 하는 식으로 얼마든지 절약이 가능 할텐데 말이다.
형광등 사건 이후 남편은 나에게 여전히 아줌마라는 호칭을 쓰고 있고 잊을 만 하면 안정기 설치를 부탁하는 전화도 온다. 딸아이는 어디를 가든지 곰 인형을 꼭 들고 다닌다. 나는--. 그 뒤로 말이다. 현명한 절약을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무조건 아껴야한다며 막무가내로 안 쓰기만 한다면 참된 절약의 기쁨을 누릴 수없다고 생각한다. 실내 조명은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게 안정감을 주는 밝기로 하며, 책상 조명과 같이 일부분에 밝은 조명을 필요로 하는 곳엔 스탠드 조명을 추가하고, 형광등은 대청소 할 때 반드시 형광등 램프와 반사판도 꼭 닦아주고 자주 켰다 껐다 하는 곳은 백열등과 소켓형 형광등을 적절히 사용해야한다.

‘자원 부족 국가’ 라는 현실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되 생활 속에서 현명한 절약의 습관이 저절로 베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명칭 : (주)에너지데일리
  • (우)07220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38길 13-7 주영빌딩 302호
  • 대표전화 : 02-2068-4573
  • 팩스 : 02-2068-45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병훈
  • 제호 : 에너지데일리
  • 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06719
  • 등록일 : 1999-07-29
  • 인터넷등록번호 : 서울 아 01975
  • 등록일 : 2012-02-16
  • 발행일 : 1999-09-20
  • 발행인 : 양미애
  • 편집인 : 조남준
  • 에너지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너지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nergydaily.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