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최근 이상한파속에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원장 배성환)이 화재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누전'이 되는 곳을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한전 전력연구원은 누설전류 검침이 어려웠던 다중접지방식의 배전계통에서 순환전류와 누설전류를 손쉽게 측정할 수 있는 ‘지상변압기 누설전류 휴대용 측정장치’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우리나라 배전 계통은 고압선로와 저압선로 간 중성선을 이용하며, 중성선과 접지선을 다중접지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다. 부하에 따라 중성선에 순환전류가 발생하고, 다중접지방식은 기기의 외함접지선과 중성선을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어 순환전류와 누설전류가 동시에 발생하여 누전검출이 어려웠다.
순환전류는 설비불량 및 안전과 무관한 계통의 불평형 전류를, 누설전류는 설비의 불량으로 전기가 누설되는 현상으로 감전위험이 있는 전류를 각각 의미한다. 저압 지중선로 누전관리 규정은 산업안전보건법 및 전기설비 기술기준에 따라 정격허용 전류(400A 기준)의 1/2000 이하(200mA)로 누전을 관리하고 있다.
이번에 전력연구원이 개발한 ‘누설전류 휴대용 측정장치’는 변압기 2차측에 3상 전압과 전류를 측정, 누설전류와 순환전류의 유무와 크기 및 누설 위치를 판정하는 방식이다.
이 측정장치는 누설전류와 내·외부 순환전류는 물론 고조파 전류, 접지선 배선불량 여부 등에 대해 판정이 가능하다. 특히 측정지점의 GPS 위치정보와 대지전압의 크기를 이용해 누전점을 찾아낼 수 있다.
또한 누전판단 정확도를 95% 수준으로 개선, 설비 안정성 평가 기술을 확보했다. 기존에는 변압기의 편조선 전류를 측정하여 누전관리를 해왔기 때문에 누전판단 정확도가 12% 정도로 낮았다.
전력연구원 관계자는 "고창전력시험센터 누전실증시험장을 활용해 측정장치의 현장 적용성 시험을 진행하고, 사용법 교육을 통해 개발품을 사업소에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