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우리가 ‘아파트 에너지시장’에 주목하는 이유
[데스크칼럼] 우리가 ‘아파트 에너지시장’에 주목하는 이유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18.02.09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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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국영 에너지국장]

지난 7일 국회신재생에너지포럼과 LH공사가 주최한 ‘1000만 공동주택 친환경 미래에너지 정책토론회’는 그야말로 성황을 이뤘다. 자리가 모자라 계단과 뒷공간에 의자를 가져다 놨어도 서 있는 사람들로 통로가 막힐 지경이었다.

이 토론회가 왜 관심을 끌었을까. 이 자리는 아파트에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에너지와 ICT가 융합한 새로운 에너지신산업을 접목시키는 방안을 찾는 자리였다. 어떻게 보면 새로운 것도 없다. 아파트에 태양광을 설치하고 전기에너지와 ICT를 연결해 효율적으로 전기를 관리하는 사업은 예전부터 있었다. 그런데 최근 이 사업이 미래에너지 사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두 가지로 압축될 수 있다.

우선은 정부 정책과 기술 발전 등 전반적인 환경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이다. 정부 정책은 주지하다시피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재생에너지 3020’은 전국에 재생에너지 바람을 불게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은 단순히 유휴부지에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건물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것이 정부의 태양광 확대 전략의 핵심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파트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 주목되는 정책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시티’다. 최근 시범도시 두 곳이 선정됐는데 앞으로 스마트시티에 에너지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접목할 것인지가 관심이다. 국회신재생에너지포럼 대표 연구위원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일전에 이런 말은 한 적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스마트시티에 관심이 크다.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 지 꼼꼼히 챙기고 있다. 스마트시티가 국민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업계에 있는 분들은 스마트시티의 효율적인 에너지 공급 방안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 곳에 새로운 에너지사업이 있다”

기술 발전도 아파트 에너지시장을 주목하게 하고 있다. 아파트에 적용할 수 있는 에너지신산업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해지고 있다. ICT 기술발전이 가져다 준 혜택이다. IoT냉난방, 편리하고 효율적인 전기차 충전소,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LED, 지능형전력량계 등 아파트를 들여다보며 이런 에너지신산업이 모두 가능하다.

아파트 에너지시장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일반국민들이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의 주체가 되는 새로운 시대의 매개체가 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아파트를 포함해 공동주택 비중이 70%에 달하고 있다.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이다. 국민들의 상당수가 아파트에 살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을 접목함으로써 국민들을 에너지 소비의 주체로 만드는 것이다.

이 것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사실 일반국민들은 그동안 에너지 문제에 있어서 방관자였고 별 관심도 없었다. 기본적으로는 값싼 전기요금이 원인이지만 철저한 공급자 위주의 에너지시장에서 수요자인 국민들은 에너지 사용에 있어 별다른 결정권을 가지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에너지 절약을 외쳐봐야 한계가 있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왔다.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태양광 설치로 국민들이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프로슈머’가 되고 새로운 에너지기술을 통해 자신이 쓰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세상에서는 국민들이 에너지 시장의 주체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세상은 당장 내일이라도 가능한 것인가. 현실을 생각하면 그렇지는 않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기술과 비용이 가장 큰 문제다. 사실 건설사들은 2000년대 초반에 벌써 제로에너지 아파트 건설을 시도했다. 하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에너지절약 시설을 한 아파트 가격은 일반 아파트보다 비쌀 수밖에 없는데 그 당시 사람들은 그런 아파트를 구입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토론회에서도 정부의 기금과 보조금을 최대한 활용하고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이 의견을 같이 한 것도 바로 이런 현실 때문이다. 정부 기금이나 보조금 역시 어느 정도의 사업 확산은 가능하게 하겠지만 분명히 한계가 있다. 그 보다는 아파트 에너지시장에 민간기업이 뛰어들 수 있게 하는 근본적인 제도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아파트 에너지시장이 전체 에너지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는 않다. 하지만 국민이 에너지의 주체가 되는 새로운 에너지시스템을 만드는데 아파트 에너지시장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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