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칼럼] 에너지·자원 분야 '기술격차'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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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4.12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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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호 / 한국전기연구원(KERI) 전력정책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지난 2월말에 있었던 '2019년도 정부R&D 투자방향 및 기준(안)' 공청회 자료에서 에너지·자원 분야를 살펴보니,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에너지·자원 분야 기술수준이 최고기술 보유국 대비 78.3%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4년에 비해서는 0.4%p 향상되었지만 중국과의 기술격차는 0.9년에서 0.4년으로 오히려 줄었다는 통계치도 함께 제시됐다. 이는 결국 우리가 선진국을 따라가는 속도보다 중국이 우리를 따라오는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기술추격론에 대해 관심이 있던 터라,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자 인용 자료인 '2016년 기술수준평가(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2017.07)'를 찾아보니, 에너지·자원 분야의 보다 세부적인 국가전략기술 별로 선진국 대비 기술수준을 알아볼 수 있었다.

에너지·자원 분야의 최고 기술수준 국가 대비 우리나라의 기술수준 및 기술격차를 조사해 놓은 이 자료에 의하면, 국가전략기술 21개에 대한 선진국 대비 우리나라 기술수준은 평균 78.3%이지만, 최소 62.0%에서 최대 90.1%로 그 범위가 꽤 넓었다.

스마트그리드, 환경친화형 고성능 전력수송, 고효율 전지, 그리고 원자력 기술 등이 80% 이상으로 높은 기술수준 축에 속하고 있었지만, 고효율 석탄 가스화·액화 발전(중국 85.9%, 한국 71.7%)과 풍력발전(중국 76.9%, 한국 72.7%) 기술은 이미 중국의 기술수준이 우리나라를 추월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었으며, 태양에너지(중국 80.2%, 한국 82.2%) 기술도 중국이 우리의 뒤를 바짝 쫓아오고 있는 상태였다.

여기서 보여주는 기술격차는 국가 간의 성장률 격차를 설명하기 위해 1960년대부터 무역 분야를 중심으로 발달해 온 개념이다. 이는 경제 및 산업 성장에 있어 기술수준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가정 하에, 기술을 경제적 체제 내의 다른 생산요소와 관계를 갖는 성장기여 변수로 보는 내생적 성장론의 일종인데, 기술혁신이라는 기술격차 확대 요인과 모방이라는 기술격차 축소 요인 등 격차가 변화하는 원인에 대하여 초점을 맞춘다.

이 내용에 따르면, 노동생산성이 높은 국가에서 낮은 국가로 자본과 기술이 이동하게 되어 후발 국가들은 모방을 통해 선도국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결국 국가 간 생산성 혹은 성장이 장기적으로는 수렴하게 된다. 이를 따라잡기(catching up)가설이라고도 한다. 기술적으로 앞서가는 국가들은 더 빠른 속도로 따라오는 후발국들에게 잡힐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선진국에게는 지속적인 개발과 혁신을 통한 가속도가 필요하다.

국가 간 기술격차는 기술수준 뿐만 아니라 사회구조, 제도 및 경제구조를 전환할 수 있는 자원동원능력에 달려 있다고 한다. 이는 해당 기술 분야에 대한 R&D 투자만 단순히 늘려서는 후발국들에게 잡히기 마련이며, 관련 기업에 대한 지원, 교육 및 인센티브 시스템 구축 등 조직적이고 제도적인 변화가 함께 동원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나라는 과연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좁히기 위해, 그리고 후발 국가들의 따라잡기를 피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들을 하고 있는가? 해당 분야의 R&D 투자는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되기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고, 기술혁신이 잘 일어날 수 있는 국가적·산업적 혁신체제가 제대로 형성되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는 동시에 이를 잘 구축해 나아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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