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올바른 에너지 전환 정책이란?
[기고] 올바른 에너지 전환 정책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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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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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원 / 에너지정책연대 집행위원장

[에너지데일리]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2018년 5월 10일,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을 맞았다. 1600만명의 시민들이 3개월 동안 광화문광장을 비롯하여 전국 곳곳에서 촛불을 들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정부를 퇴진시키고, 촛불정신을 계승하겠다고 선언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지 벌써 1년이 된 것이다. 지난 1년 동안 정말로 많은 일이 있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수십 년간 장기 집권할 거 같았던 보수 정치권이 무너졌다. 보수 집권의 상징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감옥에서 자신들이 지난 정권동안 저지른 죄에 대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보수정당의 지지율은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하라고 봐도 될 만큼 시민들에게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1년 전만 하더라도 한반도 전쟁설이 나왔을 만큼 긴장감이 높았던 남북관계는 이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평화의 시대로 나갈 문을 활짝 열어젖히려하고 있다.

에너지 정책도 마찬가지다. 지난 정부와 다르게 에너지전환을 중심축으로 고리 1호기를 영구정지를 시켰다. 또 노후석탄발전소를 조기 폐쇄하기로 결정하였고, 재생에너지 확대지원 정책을 마련하였다. 신고리 5,6호기는 건설재개를 결정하였지만 공론 위원회를 통한 결정이라는 점이 지난 정부와의 차별점이 있었다. 그리고 탈원전 에너지전환 로드맵을 발표하여 에너지전환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하였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은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비교할 때 박수를 받아 마땅할지 모른다. 실례로 시민환경연구소가 환경 에너지 분야 전문가들이 매긴 문제인 정부의 에너지정책에 대한 평점은 3.1이었다. 이는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의 점수인 1.48에 비해 2배 이상 오른 점수이다. 2년 만에 2배에 가깝게 점수가 오른 이유는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전환, 노후석탄발전소의 조기폐쇄가 크게 작용하였다. 과감하게 정책을 추진한 것이 전문가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또 다른 우려가 생긴다. 하나는 원전 수출문제다.

원전 수출에 대한 우려

문재인 대통령은 중동에 첫 수출한 원자력 발전소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바라카 1호기 완료행사에 참석하였다.또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원전 수주를 위해 사우디를 방문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원자력(학계, 산업계, 노동계, 대학생)관련자들과 단체들이 주축이 된 원전수출 국민행동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이러한 원전 수출의 행보에 대해 지지의사를 표시하였다.

하지만 한편으로 에너지 전환을 지지하는 진영에서는 원자력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추구하는 문재인 정부가 원전 수출에서는 모순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양쪽의 의견 또한 일리가 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이후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 건설이 없는 한국 원자력 산업계의 입장에서는 원전 수출만이 답일 것이다. 게다가 원자력에 종사하고 있는 많은 노동자들의 입장에서도 원전 수출마저 길이 막힌다면 고용불안과 노동조건 악화가 명약관화하니 당연히 찬성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원자력 산업 노동자들이 다른 산업으로의 전환을 하면서 고용과 노동조건의 악화가 없이 ‘정의로운 전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면 노동자의 입장에서 다른 입장을 선택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에너지 전환을 추진한지 1년이 겨우 된 한국의 입장에서 노동조합도 정부도 시민사회도 명확한 정의로운 전환 로드맵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기에 이들에게는 자신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에너지 전환을 지지하는 시민사회에서는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할 수도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한다면 원전 해체기술과 재생에너지 기술을 중심으로 수출해야 한다는 점 또한 일리가 있는 말이다. 어느 한쪽의 의견이 옳다 잘못되었다라고 판단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또 다른 하나의 예를 들자면 올해 봄에 가장 큰 이슈가 되었고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미세먼지 문제다. 물론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을 내놔 3~6월에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중단, 2005년 이전 노후 경유차랑 조기폐차 지원 등 몇몇 정책을 내놓고 추진하기로 약속을 했다. 그러나 신규 5기의 석탄발전소를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6차 전력기본수급계획에 따라 승인되었고 또 민자회사에서 건설하려는 발전소이기에 승인 취소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상반된 정책이 합쳐지면 정말 미세먼지가 줄어드는 실질적 효과를 낳을 수 있는 지는 아직도 의문이다. 그렇다고 당장 이보다 더 명확한 에너지정책을 수립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민주적인 시민들의 합의

이런 간단한 예에서 보듯 올바른 에너지전환 정책을 정의하고 수립하는 것은 쉽지 않다. 또한 지금 이 시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정책을 올바른 정책이라고 평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럴 때 정말 필요한 것은 에너지전환을 추구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의 에너지전환 정책수립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과 독립적으로 역량을 키워야 한다. 지난 민주정부에서의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시민사회와 정부가 너무 밀접하게 되고 많은 시민사회 전문가, 활동가들이 정부에 들어가게 되면 결국 시민사회만의 자생적인 에너지정책의 역량은 감퇴할 수밖에 없다. 이는 지금 당장은 큰 표가 안 나겠지만 시간이 흘러서 만일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과 다른 흐름으로 더욱 후퇴되는 방향으로 에너지정책이 수립되게 된다면 시민사회가 가질 수 있는 정부에 대한 비판능력이 상당히 상실될 것이다. 독자적 에너지 전환 정책능력이 없이 단순한 동조와 비판만이 있다면 왜 에너지전환이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기본적인 원칙과 가치마저도 흔들릴 것이다.

에너지전환의 길은 다양하다. 어느 하나의 길만이 옳을 리가 없다. 원자력발전과 석탄발전의 비중을 점점 줄여가면서 재생에너지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또 중앙 집중적인 발전시스템에서 지방 에너지 분권으로 나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모든 것이 민주적으로 시민들의 합의를 통해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목표를 명확하게 한다면 때로는 예상과 다르게 복합적인 에너지 문제가 터지면, 원자력발전의 비중을 줄이는 속도를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 될 만한 여력이 한국사회에 갖춰진다면 계획보다 빠르게 재생에너지지로의 전환 목표를 달성하도록 에너지전환 계획을 수정할 수도 있다.

원전 노동자들과 함께

중요한 것은 에너지전환이 왜 필요한지를 사회 구성원들이 이해하고 합의를 하는 것이다. 지금 탈원전을 반대하는 원전 사업에 종하는 노동자들이 있다면 이들과 토론도 하고 한편으로 설득도 하는 과정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원전 노동자들도 또한 큰 틀에서 한국사회가 어떠한 사회로 가야 하는지 어떤 것이 진정 시민들에게 또 원전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에게 장기적으로 유리한 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에너지전환이 진정한 올바른 길로 갈려면 각 분야를 넘어 많은 이해당사자들이 활발하게 토론을 하고 다양한 길을 모색해야 한다. 또 시민사회와 정부와의 협력은 필수지만 정부와 독립적으로 에너지전환의 정책 역량을 키운 시민사회의 존재 또한 필수적이다. 틀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길이야 말로 올바른 에너지 전환의 목표점으로 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목소리로 제안하는 에너지전환 정책 그 목소리 중 하나가 에너지 산업 노동조합이 될 수 있을까? 지금 당장은 힘들고 준비가 없을 수 있겠지만 빠른 시일 내 그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에너지전환은 가능하더라도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은 힘들 것이다. 에너지 산업 노동조합 활동가들의 장기적 안목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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