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쟁점
[초점]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쟁점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18.05.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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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관계 복잡… 솔로몬의 지혜 발휘 숙제 풀어야


국제사회 신뢰 회복 위해 적어도 ‘국외감축 11.3%’ 반드시 정리돼야
감축목표 상향 조정·BAU 유지 여부 두고 산업계·시민단체 ‘입장차’

 

 

[에너지데일리 변국영 기자]


▲국외 감축 11.3%

‘국외 감축 11.3%’가 논란의 핵심에 있다. 온실가스 로드맵 수정 과정에서 이 문제는 반드시 정리돼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적어도 이 문제라도 확실히 해야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외 감축은 당장 해결해야 할 현안이 되고 있고 논쟁도 뜨겁다.

우리는 감축목표 37% 중 11.3%를 국외에서 해결하겠다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국외 감축 방침을 유지할지, 아니면 국내 감축으로 전환할지, 부분적으로 국내로 전환할 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

국외 감축에 부정적 입장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들은 비용 문제를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국외 감축에 소요되는 돈을 국내에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옳다는 입장이다.

유승직 숙명여대 교수는 “2050년까지 지속적으로 해외에서 온실가스 감축분을 구매해야 하는 데 현재 국내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가격인 톤당 2만원을 적용할 경우 최소한 매년 2조 정도의 비용이 소요된다”며 “이러한 배출권거래 비용을 해외로 이전시키는 대신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술개발과 보급을 지원하면 장기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실현할 수 있고 동시에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시장을 선점하는 등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경제성장을 가속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소영 법률사무소 엘프스 변호사 역시 “11.3% 국외 감축을 위해 2021년부터 평균적으로 매년 1∼2조원이 투입되는데 이 비용은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늘리고 석탄을 줄여서 발전 믹스를 바꾸면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비용”이라며 “국부 유출 우려까지 고려할 때 이 비용을 국내 배출 수준을 낮추는 데에 사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11.3%를 국내 감축목표로 전환해 국내에서 37%를 감축하고 국외 감축은 보조적인 유연성 확보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지금처럼 ETS(부문별 배출권 할당량) 내에서 해외 오프셋으로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국외 감축 방침을 유지하더라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우선 비용 부담 주체가 걸린다. 국외 감축에 소요되는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 지에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외 감축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연간 1∼2조원의 비용을 국민 세금으로 할 것인 지, 배출기업들에게 배출량에 비례해서 부담시킬 것인지, 발전부문과 같은 특정부문에 부담시키는 것인지 등이 정해져야 한다.

국외 감축과 관련 현재 IMM(국제시장메카니즘)이 협상 중인데 협상의 추이를 보면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BAU 유지 여부

또 다른 쟁점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 방식으로 기존의 BAU(배출 전망치) 대비 방식을 유지할지 여부다.

김수이 홍익대학교 상경학부 교수는 “온실가스 설정방식은 기존 BAU 대비 방식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제조업 위주 산업부문 비중이 높으므로 절대량 방식으로 전환할 경우 산업 생산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재 일부 업종의 에너지효율은 세계적인 수준이므로 더 이상의 에너지 효율 향상이 어려운 부문이 있을 수 있다”며 “따라서 산업의 성장을 반영하고 배려할 수 있는 현재 BAU 방식을 2030까지는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절대량 방식으로 전환할 경우 그렇지 않아도 부담을 느끼고 있는 산업계의 반발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산업계에서는 감축률 재조정이 된다면 업종별 감축 여력과 BAU에 대한 부분도 같이 최신의 데이터로 보완해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BAU의 재산정과 감축여력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민단체에서는 BAU가아닌 ‘기준년도 대비 감축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BAU 대비 방식은 선진국들은 사용하고 있지 않고 있고 특히 BAU 산정을 두고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하면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BAU 산정을 할 때마다 GDP, 산업구조 및 유가 등의 전제조건들의 전망치를 조정하면서 BAU 자체가 대단히 유동적 성격을 가지게 됐고 이에 따라 BAU 기준 방식은 객관적이고 확고한 정책적 기반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지속적인 논란만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대안으로 ‘기준년도 대비’ 감축목표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변경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감축목표 강화

시민단체들은 줄기차게 2030년 37% 감축 보다 훨씬 과감한 목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2015년에 설정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공평하고 의욕적이라는 설명과 다르게 국제사회에서 ‘매우 불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 들의 주장에 따르면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 대비 37% 감축 목표와 관련해 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유치 등 그동안 쌓아온 국제적 위상을 고려해 기존 감축목표(2020년까지 BAU 대비 30% 감축, 543MtCO2-e)보다 강화된 37% 감축안인 536MtCO2eq를 목표배출량으로 채택했다.

2030년 감축 목표의 공정성과 의욕성과 관련 정부는 “IPCC 제5차 평가보고서에서 제시한 2050년 전 세계 감축 권고기준(2010년 대비 40∼70% 감축)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정부는 배출전망치 대비 2020년 30% 감축에서 2030년 37% 감축 목표로 더 강화됐다는 설명이지만 국내 목표배출량 6억3200만톤은 정부가 2014년 1월 확정한 ‘202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의 2020년 목표 배출량(5억4300만톤)보다도 크게 높아 정책 일관성과 법치를 심각히 훼손했고 국제사회 신뢰성을 심각히 실추했다”고 비판한다.

여기에 국외 감축분 11.3%에 대해선 UNFCCC에 제출한 공식 INDC에서는 명시되지 않았으며 합리성과 타당성을 갖추지 못한 감축 목표로 국내외 비판을 회피하기 위한 단순한 숫자 부풀리기에 불과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감축 목표를 고수하고 국내외 감축 비율을 조정하려는 시도에어 벗어나서 보다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새롭게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시민단체들은 “국제사회가 제시하는 적정 감축목표를 고려할 때 한국의 2030년 감축목표는 최소 2010년 대비 40% 감축하는 338MtCO2eq에 근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