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칼럼]북한광물자원개발 시대를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
[E·D칼럼]북한광물자원개발 시대를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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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2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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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웅 / 강원대학교 에너지자원·산업공학부 교수(자원개발특성화대학 교수협의회 회장)

[에너지데일리] 전 세계의 관심 속에 마무리된 2018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일련의 경제협력 방안들이 긴박하게 제안되고 있다.

특히 북한자원개발에 관한 기사들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이는 이미 현 정부 가 '한반도 신경제지도 기본 구상'을 통해 동북아 경제공동체 및 안보협력의 구현을 위해 제안했었던 '서해안 산업·물류·교통벨트, DMZ 환경·관광벨트, 동해권 에너지·자원벨트'에 대한 큰 그림이 동력원으로 작용하면서 북한자원개발에 대한 다양한 청사진을 그려내도록 하고 있다.
 
풍부한 광물자원을 보유한 북한과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남한의 개발협력체계 구축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광물자원의 확보는 물론 한반도의 평화시대 개막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임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 내 광물자원에 대한 잠재가치가 3,000조원대라든지, 심지어 6,983조원(2012년 1월 언론보도 자료) 내지는 7000조~1경원(2013년 12월 언론보도 자료) 등에 달한다는 발표자료에 대해서는 신중하고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

광물자원의 가치를 화폐단위로 표시하게 되면 (매장량)×(국제광물가격)으로 주어지므로 광물가격의 국제적 변동 상황에 따라 많은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잠재가치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또한 북한에서 얘기하는 광물자원의 매장량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품어야 한다.지난 1988년 북한에서 발행한 ‘조선지리전서’에서 공식적으로 북한 내 광산별 매장량을 발표한 이후 어떠한 공식 자료도 발간된 바가 없다.

또 매장량의 종류에도 확정광량(Proven), 추정광량(Probable), 예상광량(Possible)이냐에 따라 매장량의 평가는 현저히 달라진다. 실제로 개발해 생산될 매장량도 확정광량의 90% 수준으로 평가해야 하는 국제기준으로 보더라도 북한에서 발표하고 있는 광물자원의 매장량을 그대로 믿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심지어 국내 전문기관에서 발표하고 있는 북한광물자원의 매장량 추정치에도 기관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나고 있는데, 니켈의 경우 한국광물자원공사에서는 3만 6000톤을 예상하는 반면 북한자원연구소에서는 1억 4700만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는 2070만톤을 예상하는 등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북한의 수출입 규모를 통해 적어도 간접적으로 나마 광물생산의 실제 규모를 파악할 수는 있다. 2016년의 경우 북한의 총수출액 28억 달러 중 광물자원은 52%인 14억 6000만 달러를 차지했고 이의 99%에 달하는 14억 5000만 달러가 중국으로 수출되었던 점으로 볼 때, 우리가 알고 있는 북한광물자원의 잠재가치와는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이 과장된 매장량에 의한 것인지 낙후된 기술력에 의한 것인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광물의 품위 및 종류 또한 개발비용에 대한 우려를 낳게 하는데 예를 들어 철광석의 경우 Fe 함량이 높은 적철광이 아닌 자철광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후처리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또는 국내 수입광물의 약 40%를 차지하는 유연탄은 북한 내에서 전혀 생산되지 않는다는 점은 북한광물자원에 대한 개발전략을 수립함에 있어 주의깊게 고려해야 할 변수이다.

특히 채굴조건이 좋거나 품위가 높고 두꺼운 광체 만을 골라 캐는 행위를 금지하고 투자금액에 상응하는 양의 광물만 외부로 반출이 가능하게 한 북한의 지하자원법 역시 북한광물자원 개발전략의 수립 과정에서 면밀히 검토돼야 할 사항이다.

결국 북한광물자원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서는 기본부터 철저히 다시 시작해야 한다. 남한의 최고 기술력을 동원해 지질조사에서부터 탐사, 채광, 생산까지 일련의 과정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투자와 개발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광물자원이 필요한 남한과 산업성장이 시급한 북한이 함께 만족할 수 있도록 정책이 지속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주도하는 전담기구의 신설이 절실하다. 현재로서는 한국광물자원공사의 남북자원협력실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DMR 융합연구단이 북한광물자원개발 전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독자적으로 수행해 왔으나, 이제는 각 기관의 특화된 기술력을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도록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범부처의 전담기구가 설립돼야 한다.

그리고 이 전담기구를 통해 북한내 사회기반시설의 확충, 북한식 경제체제에서의 인력관리,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발전시설의 확충 등 구조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광물의 품질관리, 개발방식의 고도화, 재해 관리, 환경 관리 등 운영적인 부분에 대한 매우 상세한 프로토콜이 최우선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로 북한광물자원의 공동개발이 용이하게 추진될 것이라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정치적인 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기술적인 면 만으로도 예상치 못한 많은 문제들이 발생할 것은 명확하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유력한 개발지로 대두되고 있는 함경남도 단천 자원산단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나 이 경우만 보더라도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불량한 변수들을 도출해야 하며 이를 제거해 나가는 과정이 선결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인 프로토콜이 마련돼야 한다.

우리나라의 주요 광물 수입원을 북한산으로 대체할 경우 약 45조원의 수입대체효과를 달성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2006~2007년 동안의 북한광물자원개발 투자 실패의 경험을 비춰볼 때 충분한 비용과 노력 없이 45조원에 달하는 수입대체효과를 거둘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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