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데일리 최일관 기자] 국내 항공사들이 항공기를 점검하고 유지할 수 있는 정비기반 부족으로 해외업체에 지급하는 비용이 연간 1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토교통부가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에게 제출한 ‘항공사별 항공정비 현황’에 따르면, 2017년 한해 동안 우리나라 항공사가 항공기 정비를 위해 해외외주로 지출한 비용이 1조173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총 정비비 2조2793억원의 절반(51%)을 외국업체에 지불한 것이다.
가장 지출액이 컸던 부문은 항공정비(MRO)의 핵심인 엔진 및 부품분야로 1조400억원으로 전체 외주비용의 거의 전부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기체정비 965억원, 운항정비 362억원 순이었다.
MRO(Maintenance, Repair and Operations)는 항공기의 안전운항과 성능향상을 지원하기 위한 정비(Maintenance), 수리(Repair), 분해조립(Overhaul) 활동을 포괄, 통상 ‘항공정비’를 뜻한다.
업체별로는 아시아나가 5257억원으로 해외업체에 가장 많은 외주를 맡겼으며(해외의존도 77%), 대한항공이 3968억원(33%), 저비용 항공사(LCC) 6곳이 2,508억원(61%)을 지출했다.
국내항공사의 경우 MRO분야의 핵심인 엔진·부품분야에서 해외의존도가 심각했는데, 아시아나의 경우 90%로(4496억원), 거의 전부를 외국업체에 위탁했고, LCC 또한 71%(2266억원)의 의존율을 보였다. 자체 항공기 정비시설을 가지고 있는 대한항공 또한 엔진 및 부품정비는 40%(3643억원) 가량을 외국업체에 맡겼다.
김상훈 의원은 “해외에 연간 1조씩 새는 물량을 국내로 돌린다면, 그 자체로 대량의 고급 일자리가 창출 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우리나라 항공사는 항공기 제작, 설계 전문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구조적 한계가 있다. 정부는 MRO분야에 대한 적극적 투자를 통해 여객분야에 과도하게 치우친 항공업계의 불균형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