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한전은 ‘꽃놀이패’를 쥐고 있나
[데스크칼럼] 한전은 ‘꽃놀이패’를 쥐고 있나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18.12.07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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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데일리 변국영 기자] 에너지전환을 둘러싼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정부와 연구단체, 에너지 관련 시민단체 등이 주최가 돼 에너지전환을 주제로 세미나와 토론회 등이 무수하게 열리고 있고 국가 운명을 좌우할 이 문제에 대해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그런데 이러한 뜨거운 논쟁 속에서도 답답함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논의가 전혀 진전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논의를 한 단계 진전시키고 실질적인 논의가 될 수 있게 할 수 있는 ‘주인공’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에너지전환을 둘러싼 논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핵심은 ‘에너지공급 안정성’과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에너지전환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에 대해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 문제를 포함해 에너지전환의 핵심 사안에 깊숙이 관련돼 있는 ‘주인공’이 논의의 자리에 없다보니 논의와 논쟁이 한 발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정체돼 있다.

과연 그 주인공은 누구일까. 바로 우리나라 대표 에너지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다. 한전은 꼭 에너지전환 문제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에너지산업을 이끌어왔고 앞으로 이끌어 갈 기업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그런데 에너지전환이라는 화두가 던져진 엄중한 상황에서 한전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앞서 언급했듯이 수많은 세미나와 토론회가 열렸는데도 한전 관계자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행사 주최 측의 얘기를 들어보면 참석을 권유해도 잘 응하지 않는다는 전언이다.

한전은 에너지전환과 동떨어진 곳인가. 전혀 아니라는 사실을 에너지업계 관계자라면 누구나 잘 알 고 있다. 더 정확히 얘기하면 에너지전환에 있어 한전은 중심에 있다. 에너지전환은 지금의 전력산업구조, 전력시장 체제를 유지하는 상황 속에서는 어렵다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에너지전환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일부 단체 인사들은 “한전이 바뀌지 않는 한 에너지전환은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말이 맞든 틀리든 간에 한전은 에너지전환의 중심에 있다.

우리가 에너지전환의 모델로 삼고 있는 독일을 보자. 독일은 어떻게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이룰 수 있었을까. 물론 국민들의 지지가 있었다. 하지만 그 것보다 현실적으로 에너지전환이 가능했던 이유는 우리의 한전과 같은 독일의 대표적 전력회사들이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 경우를 생각해 한전이 에너지전환에 찬성해야 에너지전환이 가능하다고 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어찌됐든 한전은 에너지전환의 중심에 있다. 그런데 왜 한전은 에너지전환에 대해 별다른 얘기가 없는 것일까. “찬성이다 반대다”라는 입장을 밝히라는 것이 아니라 이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주인공이 아무 얘기도 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전환과 관련 한전의 발언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송전망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나 “에너지전환이 되면 전기요금이 오를 수 있다”는 정도다.

이런 생각이 든다. 한전은 에너지전환이 이뤄져도, 아니면 실패하더라도 자신의 존재 자체에 별 영향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래서 굳이 민감한 문제에 발언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일까. 에너지전환이 이뤄지더라도 발전자회사를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 모회사로의 위치를 가지고 가면 되고, 반대로 실패하는 상황이 되더라도 지금의 자리를 견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일까. 그래서 에너지전환 국면에서 이상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한전은 ‘꽃놀이패’를 쥐고 있는 셈이다. 이 모든 것이 예단이고 추측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궁금증은 한전이 지금까지의 논의과정에서 보여준 모습 때문이라는 점이다.

누차 언급했듯이 한전은 에너지전환의 중심에 있다. 한전이 에너지전환의 논의 과정에서 이 문제에 대해 찬성 여부를 밝히라는 것이 아니다. 주인공인 한전은 당연히 이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국가 에너지 미래에 대해 치열하게 논쟁하고 이해관계자들과 고민해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 논의과정에서 한전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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