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해상풍력이 답이다 - ③
[이슈] 해상풍력이 답이다 - ③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24.01.02 05: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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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계통 확보 안되면 해상풍력 ‘무용지물’

인허가 절차 간소화·주민수용성 확보·계통 효율화 등 신속 이행돼야
배후항만·단지 부재… 인프라·공급망 선제적으로 준비돼야
기후솔루션 ‘해상풍력의 12가지 퍼즐: 국내 해상풍력 확대를 위한 주요 과제’ 보고서

해상풍력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핵심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발전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정부와 국회가 해상풍력 확대를 위해 활발한 논의를 시작됐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해상풍력은 단순히 보급을 확대하는 것을 넘어 산업 육성 및 일자리 창출 관점에서의 논의도 필요하다. 또한 기존 개별법에 따라 해상풍력 사업이 추진돼 갈등과 제도적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후솔루션은 최근 ‘해상풍력의 12가지 퍼즐: 국내 해상풍력 확대를 위한 주요 과제’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해상풍력 잠재성이 매우 큰 우리나라가 국내 해상풍력 확대를 위해 현 시점에서 풀어내야 하는 5가지 과제와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변국영 기자>

 

▲계통

국내 해상풍력 발전의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유관 기관에서는 이를 수용 및 보급할 수 있는 전력 계통이 현저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계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의 ‘제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 또한 해상풍력 보급 활성화 지원을 위한 공동접속설비 투자와 서해안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간망 구축 등의 계획을 포함하고 있지만 실제 추진으로의 연결은 더디다.

용량이 큰 해상풍력이 연계될 수 있는 345kV 송전선 보강 계획 내용 또한 계획된 위치와 해상풍력 전용이 아닌 기타 신재생에너지 및 원전 등이 모두 접속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해상풍력의 계통 접속 가능성은 불분명하다. 호남 지역은 특히 해상풍력 발전사업허가 용량이 약 13.8GW(2023년 6월 기준)로 압도적으로 밀집돼 있다. 해상에서 발전한 전력을 육상으로 보내고 기타 지역, 특히 전력 수요가 많은 수도권으로 송전 할 수 있는 전력 계통이 미리 확보되지 않는다면 해상풍력 발전은 무용지물이다.

현재 한전은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해상풍력 사업이 실제로 완공·운영되는지 확신할 수 없다는 관점에서 계통 확보에 소극적이고 수동적이다. 그러나 전기사업법 제27조에 따라 유일한 송전사업자인 한전은 전력계통에 단독적 책임이 있다. 한전은 실질적으로 해상풍력 보급을 보장할 수 있는 계통을 선제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를 지원해 2030년 해상풍력 보급 목표인 14.3GW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현재 무기한 소요되고 있는 전력계통 인허가 절차 간소화 및 기간 단축 등을 포함한 대책과 체재 변화를 신속히 이행하여야 할 것이다. 나아가 계통 확충에 주 요 어려움으로 지적되고 있는 주민수용성 확보를 위해 인센티브 도입, 경과지 주민 참여 제도 도입 등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인프라·공급망

해상풍력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약 8000개 이상의 다양한 부품을 특정 장소에서 최종 조립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해상풍력은 전 세계적으로 대형화되고 먼 해상에 설치되는 추세에 있기 때문에 터빈, 블레이드, 플랜트, 타워 등 각종 기자재를 적치·조립·수리해 해상 작업지로 운반할 수 있는 해상풍력 특화 배후항만과 배후단지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는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조성에 적합한 배후항만이 전무하다. 해상풍력 항만 조성과 관련한 정부 차원의 연구용역도 부재하다. 현재 일부 지방자치단체에 한해서만 연구용역 및 개발이 이뤄지고 있을 뿐 관련 정부 정책과 계획에는 해상풍력 지원시설 구축 과제만 제시되고 구체적인 이행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배후항만 조성에는 입지 선정과 건설 및 인허가 기간 등에 수년이 소요된다. 국내 해상풍력단지 개발을 적기 실현하기 위해서는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해상풍력 배후항만·단지는 해상풍력단지 설립을 위해 요구될 뿐만 아니라 배후단지를 위한 입지가 갖춰지면 해상풍력 관련 기업과 공장이 지역에 유입되면서 관련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촉진할 수 있다. 일례로 덴마크 에스비에르 항만의 경우 해상풍력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한 정부의 노력 덕분에 다양한 관련 산업 시설이 모여 자연스럽게 공급망 및 클러스터가 형성됐고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며 대표적인 해상풍력 배후항만·단지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 수요에 상응하는 배후항만·단지가 준비되지 않는다면 지역 발전은 물론 국가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는 신항만건설기본계획에 배후항만과 부지에 대한 계획을 반영하고 관련 연구 개발 및 예산을 수립해 적극적으로 채비를 해야 할 것이다.

해상풍력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라 국제 원자재 가격과 운송비 등이 급등하며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이 초과 수요를 못 쫓아가고 있다. 해상풍력 공급망에는 터빈, 하부구조물, 케이블, 변전소, 해상풍력 시스템을 해상으로 운반해 조립·설치·보수할 수 있는 설치선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이 속한다.

한국의 경우 하부구조물과 케이블은 물론 철강, 조선, 해양플랜트 등 해상풍력 공급망 측면에서 이미 우수한 건설·시공·제조 역량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국내 공급망 기업들은 국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국내에는 이를 바탕으로 한 산업 기반과 생태계 형성이 저조하다. 국내 공급망 확대를 위한 복합적 지원 없이는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서 한국은 뒤쳐질 수밖에 없다.

현재 국내 공급망 조성의 한계점으로는 국내 해상풍력 시장의 부재, 국산 부품 사용 요건인 Local Content Requirement(LCR) 제도의 폐지 등이 언급된다. 국내 시장 형성을 위해서는 사업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 제도들을 마련해 국내외 자본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 더욱이 LCR의 폐지는 국내 산업 위축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해외 저가 제품의 국내 시장 장악에 따른 공급망 불안정성을 방지하고 국내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국내에는 이미 공급망 역량이 탄탄하게 구축돼 있고 추가 잠재력이 풍부한데 현재 여건에서는 국내 기반 및 생태계 구축으로의 발전이 어렵다. 해상풍력 공급망 수급 문제가 국제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핵심 과제인 만큼 정부의 건설적 지원이 없다면 해상풍력 적기 보급은 불가해 보인다.

해상풍력단지 개발은 전 과정에 걸쳐 광범위한 전문 인력이 요구된다. 해상풍력 전문 인력 확보는 해상풍력 보급 목표 실현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측면에서도 중대하다. 세계풍력기구는 2023년 10월 발표한 ‘2023-2027 글로벌풍력인력전망’에서 해상풍력 건설·설치(C&I)와 운영·보수(O&M)부문에서의 인력 수요가 2022년 대비 2027년 79%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며 전문인력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C&I와 O&M 부문은 현지 고용 기술자가 필수 주요 기반으로 언급되는 만큼 국내에도 해상풍력 인력 공급 방안을 선제적으로 수립해 해상풍력과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2023년부터 2027년까지 해상풍력 총 2299MW를 설치하기 위해서 C&I와 O&M에 총 1630명의 기술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시 말해 약 2.3GW 용량에 필요한 인력이 산출된 것인데 현재 국내 발전사업허가를 취득한 용량이 약 23GW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의 10배의 인력이 요구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이미 인력 부족에 따른 고초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전라남도는 전남도교육청 등과 협력해 기업맞춤형 교육과정을 개발 및 운영해 인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민간 부문뿐 아니라 정부 또한 체계적인 전문인력 양성 과정과 고용 계획, 인프라 및 시스템을 빠르게 갖춰야 할 때다. 이는 일자리 창출과 연결돼 지역 내 고용 확대와 사회경제적 이익을 낳고 나아가 국가적 측면에서는 전통 산업으로부터의 일자리 전환이 가능할 것이다. 인력 양성과 앞서 언급된 공급망 형성을 연계한 선제적 계획이 마련돼야 국내 해상풍력 발전이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운영되며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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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2024-01-02 05:48:17
좋은 기사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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